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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다는 착각 - 우리는 왜 게으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가
데번 프라이스 지음, 이현 옮김 / 웨일북 / 2022년 4월
평점 :
유독 자기 평가가 박한 사람들이 있다.
객관적으로 굉장히 좋은 사람, 성실한 사람, 뛰어난 사람인데도 스스로를 과할 정도로 낮게 평가하면서, 자신을
몰아붙이고, 못마땅해 하고, 자책하는 사람들을 가끔 접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나에게는 전혀 해당 안되지만……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순전히 책 제목이 맘에 들어서였다.
가능하다면 하루의 대부분을 방바닥에 붙어서 지내고 싶은,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방바닥과 밀착된 생활을 하는 자타 공인 게으름뱅이인 나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변명을 제공해 줄 것 같았다.
우리 사회는 게으름뱅이를 사회적으로 무가치한 인간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 전래동화 ‘소가
된 게으름뱅이’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고, 게으르게
살면 결국 인생을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암시를 받아왔다.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부단히 채찍질 하면서 노력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요구도 받아왔다.
그래서 지쳤을 때도 스스로 지쳤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왠지 더 노력해서 지쳤다는 사실마저도 극복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살다가 진짜로 지쳐 버린 사람들,
소위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혹은 스스로의 평판을 위해, 하루하루를 쪼개어 쓰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혹독할 정도로 시간 관리, 목표 관리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지쳐 버리게 된다.
하고 있는 일은 엉망이 되고, 몸은 여기 저기 아프고, 지키지 못하는 약속들이 늘어가고, 해야 하는 일들이 쌓여 가지만, 어떤 일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고, 자신감과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사회적으로 점점 낙오될 것 같은 두려움에,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하면서, 바짝 고삐를 조이고 다시 분발해서 열심히 살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삶은 수렁으로 빠진다. 몸은 더 망가지고, 벌려 놓은 일들은 점점 늘어만 간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도저히 다 할 수가 없다. 어쩌면 바쁘게 살고 있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어느 정도는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단지 자신이 지쳤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꼭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면 된다’라고.
자신에게 좀 더 친절할 것! 관대할 것!
우리는 굳이 생산적인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가 성취한 일에 의해 결정되어 지는 것이 아니고, 불완전한
자체로도 우리는 얼마든지 아름다운 존재이다.
우리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