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론리플래닛 시티가이드 시리즈 2
닐 윌슨.마크 베이커 지음, 이동진 옮김 / 안그라픽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3.3

 

296페이지, 42줄, 21+21자(2단 편집).

 

외국에서 나오는 걸 번역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내의 말로는 '이번에 빌려온 3권 중 가장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고 들고 갔습니다. 돌아와서는 '하지만 결정적으로 글자가 너무 작아서 안 보인다'고 하네요. 들고 다니며 활용할 수 없으니 (비록 아내가 아직은 노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노인들에게는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겠지요?

 

줄 수나 글자 수는 별로 중요하지 않겠습니다. 주제별로 구분되어 끊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동일한 장소를 여러 번 여행을 한 사람이 평가하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저처럼 안 간 사람이 이 책이 좋으니 나쁘니 하는 건 일단 어불성설이고, 한두 번 갔다온 사람이라면 그 여행목적이 뭐냐에 따라 특정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지도책을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초보일 때는 어쨌든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자주 다니는 길은 상세한 게 안 나올 수 있으니(대도시의 주요부가 아니라면 말이지요) 어쩔 수 없이, 즉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게 됩니다. 언젠가 필요할지도 몰라 하면서. 뭐 네비게이션이 발달한 요즘에는 이런 생각 안하시는 분이 꽤 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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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를 찾아서 - 중세학의 대가 자크 르 고프가 들려주는 중세의 참모습
자크 르 고프.장-모리스 드 몽트르미 지음, 최애리 옮김 / 해나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3.7

 

268페이지, 21줄, 25자.

 

중세사 전공 학자와 언론인의 대담을 재정리한 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소제목들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용이 5개월 동안 10여 차례의 만남에서 나온 것이니 좀 광범위하겠죠.

 

아마도 전반적인 흐름은 언론인이 만들었을 것이고 - 그래서 감수를 역사학자가 다시 했다고 되어 있는 듯합니다 - 일단 만들어진 것은 부분적인 수정이 아니라면 손을 댈 데가 없습니다. 알고 있는 자가 (부분의) 전부를 다시 쓰는 것은 쉽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이의 글은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표제처럼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서구적 관점에서 볼 때 중세는 상당히 긴 기간입니다. 천 년. 5세기 말(서로마제국의 패망)에서 시작하여 15세기 말(르네상스의 시작)에 끝난다는 제안이고,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구가 아닌 다른 데에서는 이러한 기간 설정이 무의미하다는 것도 따라옵니다.

 

사실 그 시대를 사는 사람에겐 소수의 특정한 날을 빼면 모두가 그냥 그저 그런 현재에 불과합니다. 지나고 나니 누군가가 의미를 붙여서 구분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로 보자면 중세는 언제일까요? 아마도 통일신라에서 임진왜란 정도가 될까요?

 

어떤 시대를 구분하는 것도 (후세의) 인간이고 그 시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후세의) 인간입니다. 따라서 그 의미는 때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종교'라는 개념을 갖는 단어는 16세기인가 17세기가 되어서야 등장한 셈이라고 말합니다. 그 전에는,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아무튼 30여 년 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개념들하곤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시일이 흘러 평가가 바뀌었기 때문이거나,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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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일의 겨울 사거리의 거북이 10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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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67페이지, 18줄, 24자.

 

헌정문에 몽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북몽고(외몽고. 내몽고 외몽고라니 너무 중국적이지 않습니까? 북몽고 남몽고라 해야 상식적인데 말이지요.)로 추정됩니다. 북몽고는 러시아령이고, 남몽고는 중국령이었죠.

 

엄마 다알라는 습관성 유산 때문에 절대안정이 필요합니다. 집이 좁은 관계로 처제를 데려다 놓으면 딸을 어디론가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차궁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보내기로 리함은 결정합니다. 할아버지 바이타르는 모두가 떠난 산야에서 홀로 양을 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말을 탈 줄 안다는 손녀이기에 덜 미운가 봅니다. 그리고 검독수리와의 인연을 마련해 줍니다. 할아버지의 독수리는 크하르이고 갈샨은 쿠다야란 독수리를 얻었습니다. 쿠다야는 택일의 시기에 떠나지 않았습니다.

 

한편 교육감독관 힐방은 의무교육이기에 갈샨이 학교에 출석해야 한다고 통보합니다만, 바이타르는 글을 읽을 줄 알고 셈을 할 줄 아니 갈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최후통첩을 하러 오자 이제 날씨가 나빠질 것이라고 바이타르가 예고합니다. 미친 노인네의 헛소리로 치부하지만 그날밤부터 엄청난 눈보라가 닥쳐 차궁은 고립됩니다.

 

바이타르에겐 3백 마리의 양떼와 몇 마리의 말 그리고 두 마리의 개가 전부인데 모든 게 얼어붙은 다음에는 곰(으로 추정됩니다)까지 와서 초토화됩니다. 눈보라 때 (얼어죽지 않기 위하여) 식량까지 모두 태웠기 때문에 이제 모두 굶어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게다가 바이타르는 곰에게 상처를 입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처음에 할아버지에게 가야 한다고 했을 때 갈샨은 "미친 늙은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몇 번 본 적도 없으니 이 호칭은 갈샨의 것이 아니라 리함 내지 다알라의 대언이겠지요. 하지만 다른 데서는 그걸 뒷받침할 만한 부분이 없으니, 어쩌면 작가가 그냥 자극적인 문장을 필요로 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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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미싱 판타스틱 픽션 화이트 White 2
체비 스티븐스 지음, 노지양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3.8

 

412페이지, 23줄, 28자.

 

8월에 한 여성 부동산 중개업자(애니)가 오픈하우스(우리 식으로는 구경하는 집일까요)에 늦게 찾아온 남성(자칭 데이비드)에게 납치당합니다. 그는 그녀를 (자신이 작성한 스케쥴에 따라 움직이는 걸) 길들이고 결국 임신까지 시킵니다. 딸이 태어났는데, 자신의 양 어머니인 줄리엣을 따 줄리엣이라고 부릅니다. 애니는 속으로 다른 이름을 붙이고 부릅니다. 처음 몇 달은 집안에만 갇혀 살았지만 몇 차례 밖으로 나가 일을 거들었고, 애가 태어난 다음에는 자주 나갔습니다. (아마도 폐렴으로) 애가 죽은 뒤 나무를 패다가 방치해둔 도끼로 그를 죽이고 애니는 탈출합니다.

 

이야기의 구성은 총 26차의 정신과 의사 상담일지가 먼저 제시되고 처음에는 이것과 별개로 애니의 경험담이 시간순으로 배열됩니다. 다르게 보면 이야기를 잘라서 편집하기. 중반 이후에는 시간순이 무시되고 조금씩 연결되는 사건 순입니다.

 

1인칭 시점에서 자아붕괴가 일어나는 과정을 언급하기 때문에 조금 파악하기 힘든 면이 있기도 합니다.

 

초반부에 아빠가 언니 데이지와 함께 교통사고로 죽었고, 자신이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고 했었기 때문에 음주운전자와의 동시간대 공유가 가능했다는 것으로 괴로워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지막에 가면 엄마가 그 이야기를 애니에게 하죠. 보통은 이런 경우 엄마가 20년(12살과 32살. 아, 이젠 33인가요?) 동안 줄곧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해석하기 쉽지만 (그리고 어쩌면 작가도 그런 걸 바라고 넣었겠지만) 무슨 말이든지 말을 한 당사자 외에는 진심을 알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사회적인 체면(관습, 예절, 관례, 때로는 반사적인 행동) 때문에 왜곡된 정보로 받아들이기 쉽다는 말입니다.

 

상대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왜냐하면 기억이란 다른 것과 연관될 때 잘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연결된 그 이야기를 꺼냈을 뿐인데, 듣는 사람은 거기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네가 그런 인간인 줄 몰랐다.'라든지, '그걸 마음에 담아둘 줄 몰랐다.'든지, '그게 한이더냐.', '누군 말하고 싶지 않아서 안하는 줄 아느냐.' 등등의 반격이 속사포처럼 퍼부어지기도 합니다. 상대는 진심이었을 수도 있고(그리고 옳을 수도 있고), 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었는데 자신의 반박 때문에 확고부동한 사실로 변합니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와 다른 독자의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어떤 이는 작가의 설정을 잘 따르고 어떤 이는 그런 상황전개가 있었다는 것 자체도 잊어버리는 것이죠. 서로 다른 토막 이야기를 기억하는 두 사람이 같은 느낌을 가질 리 없잖습니까?

 

처음에 제목을 보고, 또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어쩌고 하는 문장을 보고, 몸은 돌아왔으나 마음은 돌아오지 못한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실제로는 조금 다르네요.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사실이 변해도 변한 게 아니다라는 주제니까요.

 

등장인물(주요도 순, 대체로 애니와의 관련)
애니 오설리번(부동산 중개업자, 피랍자), 사이먼 루소(납치범, 자칭 데이비드), 로레인(엄마), 개리 킨케이드(클레이턴풀스 강력반 반장), 크리스티나(단짝 친구, 부동산 중개업자), 루크(애인, 레스토랑 경영자), 발(이모, 로레인의 강력한 인생 경쟁자), 웨인(로레인의 새 남편), 호프(딸, 일명 줄리엣), 드와이트(외삼촌), 데이지(15살에 죽은 언니, 완벽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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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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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46페이지, 26줄, 24자.

 

태양의 곶에 위치한 저택에 캘거리 박사가 찾아옵니다. 그는 이곳에서 일어난(책에서는 '작년' 11월 9일이라고 되어 있는데, 벌써 2년이 지난 사건이라고 다시 나오니 어쩌면 '그 전 해'라는 표현이 옳을 듯합니다.) 아가일 부인 살해사건의 피고인인 잭의 자동차 탑승 알리바이의 당사자입니다. 사건 직후 사고를 당해 일시적인 뇌진탕으로 기억이 일부 상실된 상태에서 탐사대의 일원으로 남극에 갔다가 1.5년이 지나서 돌아와 기사를 보고 증언하러 온 것입니다. 그런데 잭은 이미 감옥에서 사망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가족들은 차라리 안 들은 게 더 나아요 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왜냐하면, 다시 범인을 하나 지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사의 명망이라든가 몇 가지 사실로 잭은 사후 사면됩니다.(아마 영국의 당시 법체계상 그렇게 되는 듯) 각자는 다른 구성원들에 대해 다양한 상상을 발휘해 봅니다. 덕분에 기존의 안정적인 질서가 무너집니다. 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작은 단서들이 몇 개 더 발견되기도 하고요. 경찰의 수사와는 별도로 캘거리는 주로 가족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조사를 벌이는데 큰 사위인 필립이 다시 피살됩니다. 왜냐하면 뭔가 아는 척하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책 뒤의 해설에 의하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것에 대항되는 글이라고 합니다. 가정 구성원 대부분이 범인이었으면 좋겠다(마음이 놓이겠다)는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자 모두는 모두를 의심하게 됩니다. 아니 일부는 일부를 의심한다고 해야겠죠.

 

오래 전에 어떤 언론인이 진리, 진실, 사실이 있다고 말하면서 각각의 다른 점을 설파한 적이 있는데, 캘거리가 와서 알려준 것은 진리가 아니라 진실의 한 조각입니다(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알려진 사실에 기초하여 안심하고 있던 아가일 집안의 관계자들이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진실이 사실보다 우위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진리(누가 어떤 목적으로 살해했는가)가 알려진다면 다른 사람 모두가 (사건으로부터) 자유롭게 되겠죠. 그러니 진리가 아닌 사실 또는 일부의 진실만으로는 우리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겠습니다. 해설과는 다르게. 해설을 달은 분은 진리와 사실을 구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건 당일 저택 소재자 = 레오, 그웬다, 헤스터, 커스턴, 메리, 필립.

 

등장인물(등장순)
아서 캘거리 - 지구물리학자. 38세. 변호사 마셜의 소개장을 들고 <태양의 곶> 저택을 방문. 11월 9일에 차를 태워주어 잭의 알리바이가 되는 사람. 사건 직후 헤이스 벤틀리 탐사대의 일원으로 남극을 다녀옴.
헤스터 아가일 - 막내 딸. 아일랜드 출신 미혼모의 딸. 아마도 19세.
잭(재코) 아가일 - 유죄 판결 후 수감 중 폐렴으로 6개월 만에 죽은 둘째 아들(네째).
레오 아가일 - 아버지.
그웬다 본 - 레오의 비서. 37-38세 정도. 아내와 사별한 레오와 결혼 예정.
커스턴(커스티) 린드스트롬 - 간호사 겸 안마사. 보육 및 가사 보조인. 스웨덴 출신.
앤드류 마셜 - 아가일 가의 변호사.
메리 더랜트 - 큰 딸, 27세. 입양전 이름은 메리 오쇼니시.
도널드 크레이그 - 헤스터의 연인. 새 마을 의사.
마이클(미키) 아가일 - 장남(둘째), 자동차 영업. 빈민가 출신의 학대하는 엄마를 둔 아들.
필립 더랜트 - 사위. 소아마비로 휠체어 신세.
레이철 콘스탐 아가일 - 피살된 레오의 아내. 부호 루돌프 콘스탐의 외동딸.
크리스티나(티나) 아가일 - 둘째 딸(세째). 도서관에서 근무. 인도인 아빠와 창녀 사이의 딸. 미키를 연모.
모린 클레그 - 잭의 아내. 잭의 사후 전기 기사 조 클레그와 재혼.
맥마스터 - 은퇴한 마을 의사.
피니 - 경찰서장.
휘시 - 총경. 재수사 책임자.
시릴 그린 - 사건 당일 놀다가 태양의 곶 근처에서 티나의 차를 목격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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