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두대와 욕조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들 조나탕의 세 번째 한국 출간작이다.
앞의 두 작품 중 한 권만 읽었고, 다른 한 권도 이번에 그의 작품인 줄 알았다.
작가의 출간 순서만 놓고 보면 이번 책이 두 번째다.
책은 두툼하지만 뛰어난 가독성으로 계속 읽게 한다.
시대적 배경은 프랑스 혁명기인데 잘 몰랐던 사실들을 보여준다.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프랑스 혁명은 간결했지만 사실이 그렇게 단순할 리 없다.
불과 몇 줄의 요약으로 그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가는 프랑스 혁명기의 낭트를 중심에 놓고 부패한 권력과의 대결을 그린다.
한 평범한 병사였던 시몽이 어떻게 최고 정점에 선 총독을 무너트리는지 보여준다.
낯선 지명 방데. 혁명의 반란군이 모여 있던 지역이다.
방데 반란군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시몽은 고향 낭트로 돌아온다.
그가 바란 것은 아버지와 함께 시계점을 운영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시계점은 다른 사람이 차지했고, 아버지는 혁명군에게 죽음을 당했다.
어머니는 다른 지역 유지들과 함께 감옥에 갇혀 있다.
혁명군의 어떤 행동 때문에 격렬하게 반항하다 죽은 아버지.
총독 카리에르를 죽이고 싶은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하다.
뒤를 생각하지 않고 총으로 그를 저격하려는 시몽을 뒤에서 막는 인물이 나타난다.
스스로 창녀라고 말하는 아름다운 샤를로트다.
그녀는 그를 데리고 혁명 재판소 소장 펠립스에게 간다.
분노하는 시몽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설득하는 펠립스.
개인의 복수가 아닌 법에 의해 단두대에서 카리에르를 죽이고자 한다.
그는 시몽이 카리에르의 용병 램버티 부대에 들어가길 바란다.
이 부대는 낭트에서 공포의 대상이자 무법자나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여성들을 겁탈한다.
제대로 된 혁명이라면 이런 행동이 처벌되어야 하지만 아직 아니었다.
도시는 수많은 반역자와 체포된 적군들로 가득 차면서 문제가 된다.
이들을 총으로 죽여도 매립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결국 베에 태워 그들을 수장하는 방식을 취한다.
잔인한 이 살인은 사유가 불분명한 사람들도 대상이 된다.
침몰하는 배속에서 살고자 몸부림치고 소리치는 사람들.
그들의 비명 소리가 시몽의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고 무섭게 한다.
바로 달려가 카리에르를 죽이고 싶지만 샤를로트 등이 막는다.
이런 무고한 학살과 참혹한 지배는 도시를 공포에 물들게 한다.
그리고 판사의 도움으로 갇혀 있던 어머니를 만나면서 의지를 더 다진다.
카리에르와 램버티가 가진 권력을 이전의 왕이나 귀족보다 더하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서류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인다.
이런 현실에서 그들의 하수인이 되고, 그 빈틈을 노린다.
쉽지 않고,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황은 꼬인다.
이 꼬임과 기사회생한 시몽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재미를 더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복수를 하고, 역사의 이면을 보여준다.
승자의 기록만이 아닌 최근 연구 성과를 이야기 속에 녹여내었다.
혁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학살과 반란에 대한 새로운 가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프랑스 혁명의 새로운 사실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개인의 복수심을 개인의 살인이 아닌 법의 심판으로 발전시킨다.
이 과정에 드러나고 발견되는 공포 정치와 학살은 혁명의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카리에르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학살자들이 여전히 권력을 누리고 있음을 말한다.
혁명이 얼마나 힘들고, 긴 시간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대목들이기도 하다.
제목의 욕조는 낭트의 루아르 강 지역을 카리에르가 부른 것이다.
그 욕조에 빠져 죽은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카리에르의 잔혹함이 더 분명해진다.
모두 읽고 프랑스 혁명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