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더 좀비스가 출연하는 작품으로 영화를 포함하여 3번째이고, 작가의 다른 것을 포함하면 네 번째인 이 소설이 웃음과 묘한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그의 출세작인 'GO'를 영화로 보았지만 책으로는 아직 읽지 않았다. 그의 소설 문체나 내용전개를 생각하면 쉽고 즐겁게 읽힐 것이 분명하고, 영화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았지 않은가? 하지만 영화의 이미지나 다른 이유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고 있다.

더 좀비스가 출연하는 이 소설은 그의 첫 작품집이다. 3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첫 번째 두 번째가 순서상 마지막이고 세 번째가 시간상 가장 먼저이다. 하지만 순서를 생각하지 않고 읽어도 상관이 없다. 이후 나오는 더 좀비스가 출연하는 작품 또한 이 소설들의 중간이나 시간 상 앞서기 때문이다.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다. 캐릭터가 주는 재미와 작가의 재치있는 문장 때문이다. 지적이면서 뛰어난 전투 능력을 가진 한국계 순신과 더 좀비스의 두뇌 역할을 하는 미나가타와 불행의 화신인 야마시타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 멋진 외모와 행동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홀리는 아기 등이 다른 멤버들과 보여주는 활기찬 행동과 우정 등은 유쾌하고 즐겁다.

이 소설의 시작은 사방에 일류 고등학교로 둘러싸인 삼류 고등학교의 독특한 모임인 더 좀비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들이 매년 일류 여학교 성화의 학원제에 참석하려는 노력으로 계획을 짜면서다. 첫 해는 주변 식당들의 대량 음식 주문으로 묻어서 들어가고, 두 번째는 첫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준비한 학교 측의 노력에 대항하여 새로운 작전인 ‘아무렴 어때’춤을 추면서 교문을 막아선 선생을 밀치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해인 올해는 주변의 학교에서 운동부 150명으로 학교를 철통같이 막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이를 돌파할까?

두 번째 소설은 이 성화 학원제 소동 후 3개월이 지난 후의 시점에서 더 좀비스의 정신적인 리더였던 히로시의 무덤이 있는 오키나와 여행 경비를 강탈당한 것에서 시작한다. 범인을 찾는 동시에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모으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 통쾌한 복수와 멋진 여행을 한다는 줄거리다.

가장 긴 내용을 가진 마지막 장은 더 좀비스의 양심 이노우에가 화자인 미나가타에게 누나의 친구인 요시무라 쿄코의 보디가드를 부탁하면서 시작한다. 매일 밤 9시 정각이 되면 전화가 와서 끊기는 것이다. 2주간 계속되어 공포에 질려 있는 그녀에게 그는 쉽게 승낙을 하지만 첫날 범인에게 살해 당할 정도의 위협을 받는다. 여기서부터 새로운 전개가 펼쳐지면서 더 좀비스의 멤버들이 모여 범인을 잡기위해 여기저기를 쑤시고 미행한다. 결론은 예상대로 가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숨겨져 있다. 시간적 배경으로는 성화의 학원제 전인 여름방학이다.

더 좀비스 연작 소설집인 이 글들을 보면서 즐거움과 사회라는 구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진 것 없고 머리도 좋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들이 펼치는 모험과 도전은 사회의 복잡함을 단숨에 깨부수는 힘을 보여준다. 물론 사회라면 모두 경찰에 당하겠지만 소설 속 공간과 학교라는 배경은 웃음과 즐거움과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주류에 편입되길 바라고 자신을 단순한 부품으로 전락시켜버리는 사회구조의 현실에서 이들의 모험은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향수와 기쁨으로 가득하다. 생물 선생인 닥터 몰로의 유전자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미 사회는 기득권층이 그들의 기반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고 있다. 이 틈새를 공략하기 위한 방편이 노력이라니 우습지만 그 무모한 듯한 행동이 사실 우리가 가지지 못한 용기일지도 모른다.

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이 소설은 즐겁고 재미있다. 책을 잡고 읽다보면 단숨에 읽어 내려간다. 더 좀비스의 멤버가 나오는 ‘스피드’나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 있지만 이 소설처럼 더 좀비스가 주인공이 아니다. 하지만 그 소설조차도 더 좀비스가 나오기에 재미가 있고 즐겁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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