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7 - 민폐 삼형제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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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민폐 3형제다. 그리고 새로운 식구가 또 늘었다. 길고양이 그레이다. 이 책 앞부분의 에피소드들은 이 민폐 3형제가 벌이는 행동들이다. 식탐에 관한 에피소드와 열심히 뛰어노는 고양이들과 시바 견의 모습은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재미있다. 평화로운 집안에서 작은 분란을 일으키지만 그것이 결코 과한 모습은 아니다. 물론 마담 북슬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이 3형제가 도와준다고 하는 것들 대부분은 민폐다. 하지만 그 모습이 귀엽다. 짧은 에피소드 속에서는 이전 이야기 속에서 간단하게 처리된 이들의 활동이 집중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앞부분은 조금 낯설기도 하다.

 

새 식구 그레이를 처음 만난 것은 두식이다. 자기가 엄마라고 생각하는 고양이와 닮았다.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두식이를 공격한다. 겁 많은 두식은 물러난다. 이 길고양이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것이다. 이 모습은 이번 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지만 작은 사건을 통해 아주 조금 가까워진다. 그 거리를 좁히는 과정 속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들로 이어진다. 그레이의 입양과 그레이가 친근감을 가지는 사람과 적대감을 가지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적대감을 보이는 사람은 아버지가 유일하다. 아마 두식이와 함께 산책을 한 것 때문이 아닐까?

 

반가운 장면도 하나 있다. 할아버지 내복씨가 자는데 콩알과 팥알과 두식이가 뛰어든 것이다. 그러다 깬 그가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강을 건널 뻔했다는 말을 한다. 민폐 3형제 때문에 죽음의 강을 건너가는 것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 이러니 내복씨가 이 반려동물들을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그가 아주 아끼는 가발 위에서 놀던 고양이를 다루는 모습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런 사랑들이 이 책 곳곳에 나타난다. 집안 사람들이 반려동물들의 방해로 문제가 생겨도 화를 내지 않고 다시 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다. 이 장면들은 현실에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점점 늘어나는 새 식구와 이야기들은 처음에 느낀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갈까 하는 의문을 충분히 지웠다. 오히려 등장하는 동물이 많아짐으로써 더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인간과 두식이의 견해 차이는 피상적으로 드러난 모습 너머의 사실을 알려준다. 고양이와 두식이의 인식 차이도 마찬가지다. 그레이를 두고 벌어지는 몇 가지 에피소드는 다음에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기대하게 만든다. 단순화된 그림 속에 각각의 동물들에게 강한 개성을 부여한 후 보여주는 이 에세이는 깊은 애정과 오랜 관찰이 없다면 탄생할 수 없는 작품이다. 언제나처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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