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로마사 1 - 1000년 제국 로마의 탄생 만화 로마사 1
이익선 지음, 임웅 감수 / 알프레드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1권까지 읽은 지금 이 만화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로마가 어떻게 탄생하였고, 그 로마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초기 과정이 아주 잘 요약되어 나왔기 때문이다.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로마인의 시점으로 풀어내면서 현재의 해석을 곁들이는 방식인데 다른 책에서 놓친 부분을 잘 보여준다. 흔히 로마의 탄생을 로물루스 형제에게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트로이 전쟁까지 올라간다. 그 시작은 트로이의 몰락과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의 사위인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를 탈출하면서부터다.

 

아이네이아스는 지중해를 향해하다가 만난 카르타고의 건국 여왕 디도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운명은 새로운 트로이 건설을 위해 그녀를 떠나라고 한다. 이 떠남이 그녀의 자살을 불러오고, 저주를 남긴다. 이것이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 전쟁이 계속된 이유라고 한다. 사료에 의하면 이 둘의 만남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 나오는 한 대목인데 로마의 입장에서 쓴 승자의 기록임을 같이 보여준다. 이렇게 만화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사실을 같이 보여주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분명한 성공이다.

 

아이네이아스의 긴 여행과 새로운 정착을 다룬 후 그의 후손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로물루스 형제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랐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은 하나의 거대한 제국 씨앗과 그 초기 발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로물루스 형제간의 알력과 살인은 많은 역사에서 본 것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로마의 위치에 대한 찬사는 낯설었다. 제국으로써 로마가 성장하는데 위치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말할 때 수많은 세계의 도시들이 떠올랐다. 로마의 역사가 리비우스가 “도시로 성장할 조건을 모두 갖춘 독특한 터”라고 말한 것도 역사가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로물루스에서 시작한 일곱 왕의 이야기는 제대로 로마사를 공부하지 않은 나에게는 낯설었다. 왕정 시대가 있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로마 이야기는 카이사르 전후 100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로 꼽는 “패자들까지 자신들에게 동화”시킨 방식이 어떻게 시작했는지, 이 정책이 얼마나 꾸준히 지속되었는지 보여준다. 일곱 왕 중 세 명이 초기 라틴족이나 사비니족이 아닌 에트루리아 인이었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부족 사회가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민족을 받아들여 인구를 늘여야만 한다. 그렇다고 왕권까지 넘겨주는 경우는 아주 특이한 일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로마는 아직 작은 도시 국가일 뿐이다. 하지만 제국의 기초는 이미 이때부터 닦아지고 있었다. 가장 만족한 부분은 PART1에서 요약한 지중해의 권력 이동과 로마의 성공과 멸망 등이다. 자료 조사와 공부가 충실히 되었기에 이런 요약이 가능하다. 분량을 늘이기는 쉬워도 적당하게 줄이는 것은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로마사를 과거의 시각으로 풀어내지 않고 현대와 한국인의 시선으로 그려내어 더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어떤 장면에서는 너무 양아치스러워 놀라기도 했다. 정확한 표현에 집착하는 독자라면 기겁을 할 정도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1시간 만에 이 책을 독파했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는 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쉽고 재미있다는 평에는 동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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