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숙 옮김 / 문학과의식사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일본의 국민작가로 애정을 받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지막 완간 소설이다. 그의 유일한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주인공 겐조가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후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후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인간관계에 대한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우러나오는 소설이다. 그의 약력을 비교해서 유사한 부분이 많고 자신과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를 사실 그대로 쓴 작품인 것이다.

겐조와 그 주변의 소수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겐조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약간의 허위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주변 인물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존재이다. 주인공 자신이 아내에 대해 약간의 비아냥거림도 가지고 있지만 천식있는 누나를 두고 잦는 숙직 등을 하는 자형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반성도 한다.

우유부단함과 과거의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미래지향적이지도 못하다.

어린 시절 자식이 많다는 이유로 양부모에 아이를 내보낸 아버지의 모습과 양아들을 키우면서 다음에 올 경제적 이득을 생각하는 시마다의 모습은 약간은 충격적이기도 하다. 시마다가 늙어 겐조에게 와서 금전적인 도움을 핑계로 돈을 계속 받아가는 모습은 인간의 추악한 한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천식이 있지만 10을 받으면 15은 주어야 하는 누나가 동생으로부터 경제적 원조를 받는 것에서 인정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분수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며 고위 관료라는 직위를 잃고 비루한 삶을 사는 장인은 시대의 흐름에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 파악 능력의 결여와 그를 둘러싼 권력과 금력의 움직임이 보였다.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삶은 진실되기보다 왠지 모를 부조화와 나약함이 있다. 사회가 함께 살아감으로써 그 가치가 있다고 하면 그들의 원조와 도움이 아름답게도 보여야 하나 너무 이기적이거나 허식적인 것에서 그 인간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시대적 상황이 지금과 너무 다른 일본이지만 그가 그려내는 관계는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있다. 돈과 권력이 있는 곳에 기생하는 사람들과 이익을 위해서만 계산된 움직임을 하는 이들과 헛된 지위에 매몰되어 나아가거나 변화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역자는 소세키의 책 중 인생을 알려면 이 책을 읽으라고 하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읽지 않았고 다른 책들에서 이와 유사한 것을 보아서인지 큰 공감을 가지기 어려웠다.

번역에서 보통 손위 누이를 누나라고 부르는데 이 책에서 번역은 일관되게 누이로 된 것은 약간 의아하다. 누이도 사용되지만 누나가 더 좋은 번역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