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데카이
키릴 본피글리올리 지음, 성경준.김동섭 옮김 / 인빅투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영화로 상영했다. 배우들에게는 관심이 갔지만 요즘 영화를 잘 보지 않고, 평도 그렇게 좋지 않은 듯해 그냥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원작 소설이 있으면 관심이 생긴다. 이전에는 영화를 보았기에 원작소설에 관심이 그렇게 없었는데 요즘은 영화를 잘 보지 않아 원작에 관심이 많다.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이미지가 소설로 계속 이어져 그 재미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원작을 먼저 읽은 경우도 그 피해는 어쩔 수 없다. 아직 나의 내공이 이 둘을 구분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영화가 더 궁금하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구성이 나의 독서법과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화를 선택했으면 한다는 의미다.

 

1970년대 5권의 시리즈로 나왔다고 한다. 그 중에서 두 작품을 모아 이 한 권으로 묶었다. 이어지는 작품인데 별도로 읽어도 문제가 없다는 말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작을 읽지 않고 뒤편인 <피스톨을 가진 당신 뒤에(After you with the Pistol)>를 읽는다면 이해가 갈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물론 이것은 내가 연속으로 읽은 탓에 더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뒤편에서 시작하는 부분만 가지고 이 소설을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니라고? 그럼 당신의 놀라운 추리력이나 둔감함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모데카이. 그는 미술품 거래상이다. 이야기는 모데카이와 영국 특수경찰그룹 SPG 책임자 마트랜드가 만난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 둘은 동창이다. 한 명은 정부의 특수경찰이고, 한 명은 스페인에서 도난당한 고야의 <웰링턴 부인>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되는 미술품 거래상이다. 각각 다른 위치에 있는 이 둘은 아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눈다. 마트랜드는 모데카이를 납치해 고문까지 하는데 이것을 모데카이가 예상하고 있다. 이 부분을 볼 때만 해도 약간 심약한 그지만 적들의 공격을 잘 피하고 잘 이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더 진행되고, 뒤편으로 넘어가면서 이런 생각은 산산조각났다. 일반적인 주인공들과 다른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고야의 그림만 해결하면 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 순간 한 장의 사진이 문제가 된다. 이것이 뒤로 넘어가면 헤로인으로 변한다. 개인의 문제가 조직과 엮이면서 커지고, 비밀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는 누군가가 이것을 계속 압박한다. 이 압박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모데카이가 놀랍지만 뭔가 깔끔한 느낌이 없다. 약간 붕 떠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지난 50년 동안 가장 외설스럽고, 최고로 재밌으며, 즐길 만한 추리소설’이란 평가를 누가 한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줄리언 반스의 평을 보면 분명히 내가 제대로 느끼지 못한 재미가 있을 텐데 읽으면서 그것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명확하게 진행되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2부에서 모데카이와 결혼하는 조한나의 정확한 정체가 궁금해지고, 그녀에게 휘둘리는 그가 약간 맹하지만 귀엽다. 하지만 답답하다. 선이 굵은 주인공이라면 단호한 행동으로 자신에게 굴레를 씌운 적들을 무찌를 텐데. 그런 점에서 모데카이의 부하인 조커는 계속해서 시선을 끈다. 약간 무지한 듯하지만 강한 충성심과 강렬한 액션으로 모데카이에서 느낄 수 없는 통쾌함을 주기 때문이다. 읽는 동안 집중력이 좋지 않아 이 콤비가 만들어내는 상황과 액션 등에서 재미를 완전히 누리지 못했지만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에 모데카이가 오해와 실망에 잠겨 있을 때 툭 던진 한 마디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다. 곳곳에 재미난 상황이나 문장들이 나오지만 이것만으로 엄청난 극찬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