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 우리 가족의 행복한 독서 성장기
박은진.박진형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한동안은 구청 도서관 등에서 책을 빌렸다. 차를 타고 매주 주말에 가야만 했는데 상당히 불편했다. 집근처에 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도서관 바로 옆에 살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고향집이 도서관까지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있었다. 한때 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고는 했다. 하지만 도로를 가로 질러가야 하고, 대출 기한이 있다 보니 일정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빌려 읽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 읽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적이 더 많다. 학교 가는 길에 반납도 대출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억과 함께 점점 늘어만 가는 책들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도서관 근처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 이 부부 저자들의 경험담이 나의 이전 아쉬움을 채워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은 맞았다. 그들이 도서관 바로 옆집에서 살면서 누리는 수많은 혜택이 나로 하여금 부러움을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쓴 글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아들을 어떻게 도서관을 좋아하게 만들었고, 자기 가족이 북밀리(bookmily)로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과정의 많은 부분에서 그들의 직업이 곳곳에 드러난다.

 

두 부부가 모두 학교 선생이다. 친구 부부도 학교 선생이지만 이 부부처럼 살지 못한다. 친구는 같은 국어선생이기도 하다. 고3 담임도 여러 차례 맡았다. 그런데 이 친구의 아이들을 보면 이 부부가 보여주는 정성이, 노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베풀지만 그것은 제3자의 냉철한 시선으로 볼 때 돈으로 때우는 것이다. 비판을 자주 했지만 그것은 그냥 친한 친구의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데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나의 입장에서 이상적으로 말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친구 부부의 노력이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 저자 부부의 노력이 더 대단하게 다가온다. 자기반성과 절제와 개선을 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기 때문이다.

 

책과 친해지길 바라면서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왔다. 하지만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왔다고 해서 아이들이 도서관과 책에 친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부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자신들의 위치에서, 바람으로 아이들에게 강요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법도 배웠고, 아이들이 시간을 절제하는 법도 배웠다. 그중 하나가 아이패드 등을 15분만 사용하게 규정을 만든 것이다. “규정은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의 문제지, 그 시간은 정하기 나름이다. 오히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즐겁게 활용할지 고심하는 아이를 본다”는 것이 대표적인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부모들의 솔선수범이다. 부모가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제대로 책과 도서관에 친해질 것인가.

 

책과 친해지길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속에는 공부 잘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책만 열심히 읽는 아이라면 부모가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성적이 좋지 않고,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어떤 책을 주로 읽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학습만화만 읽으면서 일반 책들의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이런 염려도 부모들의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부부가 이런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우렸는지 보여준다. 어떤 부분에서는 한 편의 육아 교육서 같은 느낌을 줄 때도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도 궁금하지만 그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끈다. 현재까지 이들의 도서관 옆집에 살기는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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