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경제 - 부의 분배 메커니즘을 해부하다 화폐전쟁 5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화폐경제 5권이다. 이 시리즈를 띄엄띄엄 읽고 있다. 1권을 사놓고 몇 년을 묵혀두고 있는데 그 사이 세 권을 더 읽었다. 물론 1권을 산 것은 2권과 다른 책들을 재미있게 읽은 덕분이다.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세계 경제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통찰은 이전부터 경제를 공부하면서 품었던 몇 가지 의문을 잘 해결해주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음모론을 좋아한다. 하지만 단순히 음모론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역사와 현실을 잘 해석해주었기 때문에 열광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은 좀 힘들게 읽었다. 특히 2장과 3장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금융권의 최신 금융기법을 설명하면서 이 금융 시스템이 어떤 문제점을 가졌는지 알려준다. 그런데 이 금융 시스템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 어느 순간 길을 잃어버렸다. 파생상품으로 넘어가면 학창시절 배운 경제학은 유물이 되어버린다. 이것은 저자도 여러 차례 지적한 것이다. 현실에서 금융이 엄청난 발전과 변형을 거쳤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아직도 예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수많은 금융 전문가들도 손을 들고 항복한 것이다. 그러니 나 같이 문외한은 뻔하다.

 

화폐경제 5권이란 제목보다 <탐욕경제>를 앞에 내세웠다. 그것은 이 책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사람의 탐욕이기 때문이다. 가장 인간의 본성으로 탐욕을 말하면서 이 탐욕에 제한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과거 로마제국과 북송의 사례를 통해 현재 미국 경제를 해석한다. 물론 이런 설명이 나오기 전에 미시적 관점에서 미국 경제의 현황을 분석한다. 그것은 “황금시장을 통해 화폐를 금융을 탐색하며, 금리시장을 통해 위기를 탐지하고 주택시장을 통해 거품을 통찰하며, 취업시장을 통해 회복을 구분”하는 것이다.

 

인간은 탐욕스럽다. 이것을 저자는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탐욕에 제한이 풀릴 때 부의 분배는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소수의 사람들이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체계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뒤집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이 과정은 개인적으로 신선했다. 잘 몰랐던 역사라 더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역시 월스트리트의 탐욕이다. 2008년 금융권 위기를 FED의 도움으로 벗어난 후 약간의 반성도 없이 이전처럼 그들의 탐욕은 끝없이 펼쳐진다. 소위 말하는 대마불사의 신뢰가 그들을 휘감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이전에 한국 경제학자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어 더 공감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양적완화와 저금리가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다. 양적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읽었지만 그 연관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것을 금리와 연결하면서 이전과 다른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완전히 이 연관성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파생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완전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더욱 그렇다. 미국 채권을 둘러싼 파생상품의 무시무시한 증식은 인간의 탐욕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놀라게 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모든 책임을 예금자와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은 이 자본주의 체제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현재 미국 경제지표가 좋아졌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얼마나 왜곡된 정보인지 알게 되었다. 저금리로 돈을 빌려 자기주식을 사 주당순이익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기보다 순간적인 자본수익성을 노리는 투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소식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계약직 일자리만 늘어나는 현실에서 통계 숫자만 좋아진다고 현실의 경기가 결코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보여주는 것이 미국 부동산 시장을 둘러싸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이것은 우리의 부동산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실질소득이 점점 감소하는데 그 누가 집을 살 수 있단 말인가.

 

현재 우리의 경제는 폭탄을 안고 있다. 부동산과 국가 부채다. 이 둘은 저자의 표현대로 금리화산이 폭발하지 않아 겨우 유지되고 있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개인의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엄청난 적자재정을 가진 국가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저금리는 ‘강제적으로 예금자의 돈을 고액 자산가에게 이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각 장에서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소수에게 부가 점점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저자의 경고는 즉시성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우리 경제가 지닌 문제를 인식하는 데는 많은 도움을 준다. 미국과 세계경제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해석이지만 부의 분배에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한국도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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