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속으로 걷다
브라이언 토머스 스윔 외 지음, 조상호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한때 광활한 우주란 단어를 사용했다. 우주의 크기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광활한 이란 단어로 우주를 표현하기엔 너무 작고 우주가 무한대의 크기라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인식의 크기를 넘어선 숫자가 나오면 우린 경험의 한계에 부딪힌다. 우주물리학으로 옮겨가면 이런 한계는 더욱 분명해진다. 현실 속에서 억 단위는 너무 흔한 것이지만 실제 억까지 세워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 수천 개라니. 아! 여기서 억을 구성하는 것 중 하나가 지구를 포함한 은하다. 태양계가 아니라 은하다. 감이 잡히지 않는 크기다.

 

우주물리학을 가끔 만날 때면 우주의 크기에 대한 감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 <맨인블랙>의 한 장면이나 소설 속 장면으로 그 크기를 잠시 측정해본다. 하지만 이것은 늘 그렇듯이 수천억 개 중 하나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이것을 생각하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중 하나의 그 어떤 일부가 우리의 현실에 조금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축소도 인식의 한계에 부딪혀 더 작아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생각이 각각의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풀려나오는 것을 읽을 때 인간에 대해 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분량이 많은 책이 아니다. 단숨에 읽었다. 전문 분야 깊숙이 다루어진 부분이 많지 않아 비교적 쉽게 읽었다. 용어가 어려워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현재 과학의 발전과 맞물려 있는 부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도 있다. 이 책의 기본 구성은 위에서 말한 크기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무한대의 크기를 상상하다가 지구의 시작으로 돌아오고, 그 지구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만들어졌고, 인류가 발전하게 되었는지 간략하게 돌아보게 된다.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 우주에서 인간으로 다가오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다.

 

저자들은 어려운 우주물리학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비교적 쉽게 우주물리학에서 시작해 인류도 돌아온다. 이 과정을 거꾸로 올라가면 우주의 탄생이 된다. 이것은 목차로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 이 목차가 의미하는 바를 알 정도로 나의 지식이 높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은 것은 간결한 문장과 빠른 전개 때문이다. 과학으로 풀어낸 것이 아니라 이야기로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런 구성과 전개는 우주와 인간의 흐름을 하나로 이어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보통의 내공으로는 아주 힘든 일이다.

 

이 책은 우주를 다루지만 결국 인간을 말한다. 우주의 탄생 장에서 “우리가 밤하늘에 끌려 하늘을 쳐다보면서 우주의 장엄한 아름다움에 경탄할 때, 우리는 우리가 보는 우주를 반영하는 우주다.”(16쪽)란 문장으로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말한다. 아직 sf처럼 우주를 개척할 능력이 되지 않지만 지구라는 행성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공생보다 파괴의 길을 가고 있다. 이것은 우주가 파괴와 생성이란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과 다른 것이다. 이것을 다룬 장들을 읽으면 인류의 발전 과정이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단 몇 줄이나 몇 장으로 알 수도 없고 해결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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