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 표지를 보았을 때 판타지 소설인줄 알았다. 슈퍼맨 같은 모양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세스 고딘이란 낯익은 이름은 그 착각을 더욱 부채질했다. 그런데 차분히 저자와 목차 등을 검색하니 자기계발서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을 텐데 왠지 모르게 표지와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물음이 시선을 멈추게 만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잠시 동안 품고 있었던 선입견은 사라지고 저자의 말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 회사 생활을 하나씩 비교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얕은 나의 영어 실력은 린치핀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사전적인 의미로 마차나 자동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는 쇠막대기를 고정하는 핀과 핵심, 구심점, 요체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 조직의 핵심인재를 뜻한다. 표지에 나오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린치핀이다. 그런데 이 단어가 처음 직장생활을 할 때 선배가 말했고, 지금 나 자신도 후배 등에게 하는 말과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말은 조직의 힘에 대한 것으로 내가 없어도 조직은 굴러간다는 것이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일을 많이 경험했다. 갑자기 선배들이 모두 나가면서 힘들게 고생한 적도 있지만 무사히 잘 마무리 했고, 나 자신이 나간 후에 후배들이 더 잘 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그것이 바로 조직의 힘이라고 배웠고 경험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사람이 아니라 린치핀이 되라고 말한다. 살짝 의문을 가지고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우리는 천재다’라고 말한다. 이때 천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엄청난 지적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하지 않는다. “천재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세상을 지리멸렬하게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5쪽)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시스템에 끼워 맞추도록 기만당하고 세뇌되었고, 교육제도는 순응하는 사람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에 대한 설명으로 산업혁명 후 공장을 예로 든다. 최근에 대학들이 기업맞춤 인력을 양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순간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린치핀의 중요성과 예술가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예술가는 “일에 대한 새로운 해답, 새로운 관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고 “바로 당신”(20쪽)이라고 지적한다. 

세상이 변하면서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안정 지향적으로 되면서 얻게 되는 실패를 말한다. 무엇이 예술가로서의 내 재능을 망치는지 이야기하고, 내 안에 잠든 린치핀을 깨워라고 말한다. 그리고 열정과 예술이 결합할 때 린치핀이 탄생한다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예술”이고,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서서 관계를 맺는 것이 선물”(139쪽)이라면서 일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예술가는 끝낼 줄 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과 “창조성은 생산하고자 하는 본능”(15쪽)이란 시인 브루스 아리오의 말을 인용하여 진정한 예술가의 조건을 말한다. 그러면서 변화와 도전에 저항하고 두려움을 품고 있는 도마뱀뇌의 예를 든다. 고개를 끄덕이고, 순간 섬뜩했다.

선물과 리더십과 마케팅을 연결한 부분에서 새로운 변화를 조금은 깨닫게 된다. 성공의 지도를 그리는 법과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게 만든다. 그러다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것은 희망이라고 말할 때 그런 희망을 갖는 것은 “미래에 대한 향수 때문”(297쪽)이고, “자신이 그려놓은 결과와 사랑에 빠진 것”이라는 통찰에 다시 한 번 놀란다. 단순히 이 책이 자기계발서를 넘어 세상에 대한 통찰과 변화에 대한 인식과 고민을 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 린치핀이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는 사람이나 자신을 일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보게 한다. 가볍게 시작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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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10-29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