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즈데이
에단 호크 지음, 우지현 그림,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서점에서 새로 나온 책 중에 저자가 에단 호크라는 것을 보고 영화배우인 그를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그임을 확인하였지만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서평 등이 좋게 나오면서 그의 책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였지만 왠지 모르게 손이 가지 않았다. 우연히 들어온 그의 책을 읽으면서 예상 외의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예상 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그의 영화배우로써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원제목은 재의 수요일이다. 웬즈데이라는 제목만으로 의미를 알 수 없었는데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원제목을 찾았더니 Ash Wednesday 였다. 원 제목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제목으로 사용된 재의 수요일에 대한 의미를 모르는 나에게 그 제목이 다가오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간단히 해석을 찾아보니 부활 준비하는 회개와 정화의 시기라는 해석이 있었다. 이 해석을 보고 난 후 제목도 마지막 장 제목으로 사용된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 지미와 크리스티를 보고 있으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기보다 일상적인 삶의 계도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라고 해야겠다. 군인인 지미는 친구들과 만나 가끔 코카인을 하는 반 중독자고, 크리스티는 임신 후에도 담배를 계속해서 피우면서 자신과 뱃속에 아이를 돌보지 않는다. 이 두 사람 모두 성장기가 평범하지 않다. 지미의 아버지는 정신병원에서 자살을 하고, 미스 오하이오인 어머니는 욕정에 굴복하고 남자들을 전전한다. 크리스티의 아버지는 이혼을 반복하고, 어머니는 어린 그녀를 두고 달아났다. 이 불안정한 청소년기가 성장한 후의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다.  

 

 불안정한 성장에 갑자기 생긴 아기와 더불어 남녀 주인공들의 충동적인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상당히 능숙하다. 문장은 간결하고 심리묘사도 나쁘지 않다. 가벼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내용이었고, 주인공들의 행동과 과거는 탄탄한 구성과 함께 흥미를 불러왔다. 자신들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건과 일들은 그들의 성장을 나타내고 원 제목과 연결되면서 그 의미가 더욱 부각된다. 불안과 불안정한 삶에서 의미를 찾고, 분노를 조절하고,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그 과정들이 쉽지는 않지만 마지막 문장에서 충분히 살아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비록 종교적 색채가 강한 제목이긴 하지만 원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고 책에 그 의미를 설명해 놓았다면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좀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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