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패트롤 - 타임 패트롤 시리즈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4
폴 앤더슨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드디어 읽었다. 90년대 시공사 그리폰 북스에서 나올 때 사지 않고, 절판된 후 열심히 구했었다. 당시엔 절판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다시 행복한 책읽기에서 나왔지만 구한 후 쌓아두기만 잘 하는 나의 나쁜 습관 탓에 오랫동안 옆에 놓여 있기만 했다. 다른 볼 책이 수없이 쌓여있는데 이 책을 읽은 것은 나의 변덕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 전 서점에서 이 시리즈의 다음들이 나온 것을 본 탓이기도 하다.   

 

 타임 패트롤, 이미 드라마나 영화 속에 본 익숙한 존재다. 하지만 이 소설이 나올 당시엔 획기적이었을 것이다. 웰즈의 <타임머신>이 시간여행에 대한 문을 열었고, 이후 많은 sf작가들이 시간 여행과 관련된 작품들을 쏟아내었다. 그중 몇 편은 읽었지만 대부분은 읽지 못했다. 허술한 시간이나 공간이동을 다룬 소설도 보았고, 나름대로 공을 들인 작품들도 만났다. 그리고 현대 물리학의 성과와 더불어 시간여행에 대한 다양한 이론도 만났다. 이 소설은 조부패러독스를 다룬다. 쉽게 말하면 과거 역사를 바꾸면 현재 역사도 변한다는 이론이다. 시간여행에 대한 수많은 이론과 책들에 대해서는 이 책 부록에 역자가 아주 상세하게 요약 정리해놓았다. 많은 참조가 되는 동시에 읽고 싶어지는 책들도 늘어난다.   

 

 다섯 편의 중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작품 <타임 패트롤>은 어떻게 주인공이 타임 패트롤이 되고,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간략하게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을 통해 사람들이 가지는 고민과 어려움도 함께 보여준다. 이후 이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기본이 되는 작품이다. <왕과 나>는 타임 패트롤 키이스가 과거의 한 순간에서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그의 아내가 그를 찾아달라고 주인공 에버라드에게 부탁한다. 그가 탄 타임머신엔 위치를 나타내어주는 장치가 있는데 키이스가 사라진 곳에선 그 기계가 발견되지 않는다. 역사를 읽다가 하나의 단서를 포착한 에버라드가 키이스를 찾아 고대로 떠난다. 저자는 역사와 시간경찰의 의무를 다루면서 상황을 풀어낸다.   

 

 <지브롤터 폭포에서>는 소품으로 한 남자의 사랑을 다루고 있고, <사악한 게임>은 타임 패트롤의 임무 자체가 결코 선의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몽고군의 아메리카 대륙 상륙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실제 사건과의 차이를 고민하게 한다. 만약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사실이라면 누군가가 중간에서 변화를 시키려는 의도나 시도가 저지되겠지만 실제 있었던 사실이 미래의 누군가에 의해 개조되고 변화된 것이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다음 작품인 <델렌다 에스트>에서 미래의 의한 개입으로 변화된 세계를 보여준다. 이 변화된 세계가 현재를 살아가는 타임 패트롤에게 발견되지만 다시 수정된다는 이야기인데 <사악한 게임>이 후대의 역사에 의해 바꾸는 작업인 반면 이 작품은 개입된 역사를 다시 되돌리는 작업이다. 이 두 이야기는 다른 듯하지만 미래에 의해 과거가 변할 수 있다는 가정이 흥미롭다. 만약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들이 미래의 목적에 의해 가공된 것이라면 우리가 과거 한 시점에서 우연히, 혹은 실제 발생한 일들이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하여 우리의 인식에 맞게 바꿀 것이란 점이다. 이때 역사를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가 된다. 이 이야기들을 보면서 평형우주론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 소설은 시간여행이나 시간경찰이란 존재도 재미있지만 풍부한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개입을 배제하고, 바로 돌린다는 이야기는 앞에서 방금 말한 모순이 존재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다. 또 역사적 사실과 세부적인 지식이 가득해 배울 것도 많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최첨단 무기를 가진 타임 패트롤에게 왜 고대나 현재 무기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제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신체에 붙어 외부로 티 나지 않는 장비가 있을 텐데 말이다. 저자가 요즘 같은 신무기나 기타 보호 장비에 대한 과학의 발전을 보지 못한 탓이 아닐까 혹은 생각하지 못했거나, 라고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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