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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델피누스 - 아틀란티스의 돌고래 인간
마를리제 아롤드 지음, 김태성 옮김 / 지양어린이 / 2008년 11월
평점 :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는 늘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전설처럼 전해지는 그 대륙에 대한 이야기는 수많은 작가들의 상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소설도 아틀란티스 대륙의 전설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다른 소설과 달리 돌고래 인간이란 조금 특이한 접근을 한다. 그리고 마법을 통해 소년 소녀의 모험을 이야기 한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면 사실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한 편의 재미난 소설을 만나게 된다.
소년 마리오와 소녀 세일라는 아틀란티스 대륙의 후예다. 마리오는 엄마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차이돈이란 존재에게 쫓긴다. 자신들과 유사한 능력을 가진 바다 산책자들의 도움으로 도망을 다니지만 언제나 그는 그들을 찾아낸다. 세일라는 어느 날 갑자기 바다에서 돌고래로 변신하는 주문을 외우고, 돌고래로 변신한다. 이 놀라운 재능에 놀라지만 돌고래를 좋아하기에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다 우연히 덫에 걸린 돌고래를 구한다. 그 돌고래가 바로 마리오다. 이후 그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 때문에 친해지고, 마리오를 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차이돈에게 간 엄마를 구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작가는 쉽게 차이돈과의 대결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차이돈과 대결을 위한 도전 과제를 내놓고, 그것을 달성하는 과정을 재미나게 그려낸다. 그것은 바로 우주석이다. 이것은 지구와 다른 세계를 열 수 있는 열쇠이자 마법의 돌이기도 하다. 엄마를 구하기 위해 차이돈과 계약을 하고 우주석을 구하러 가는 그들은 보면 약간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주석을 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예상하지 못한 보물 지킴이의 반격은 느슨할 수 있는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준다.
아틀란티스 대륙의 후예인 열세 살 소년 소녀의 해양모험이란 말처럼 칠대양을 누비는 그들의 모습은 상당히 흥미롭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상당히 도식적이다. 엄청난 고난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문제도 너무 쉽게 해결된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도 너무 쉽게 결정되고, 그 결정이 너무 뻔하게 드러난다. 긴장감이 고조되어야 하는 순간조차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어린 아이들에겐 어떨지 모르지만 조금 성장한 아이들이라면 글쎄 어떨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재미있고 빠르게 읽힌다. 짧은 문장과 빠르게 변하는 장면들과 곳곳에서 발휘되는 마법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것은 아틀란티스 대륙을 발견한 프랑스 인류학자 장 드 라 포르툰의 존재다. 우주석의 매력에 끌려 차이돈을 속이고, 마법으로 다른 세계로 넘어갈 욕망에 불타는 그를 보면 오히려 차이돈보다 더 비중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기억을 잃은 후 신문에 발표된 기사는 수많은 소설이나 영화에서 다루어진 것이지만 재미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가 너무 쉽게 무너진 것이다. 긴장감을 주지 못한 대결이 후반으로 가면서 재미를 떨어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