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푸른빛이었다 -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우주로 가는 길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 지음, 김장호.릴리아 바키로바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가가린. 그는 인류 최초로 우주공간을 비행한 인물이다. 이 책은 가가린의 수기를 번역한 것이다. 시대를 감안하지 않고 읽는다면 노골적인 사회주의 찬양과 옹호가 눈에 많이 거슬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시대를 조금만 안다면 가가린의 이런 찬양들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덕분에 우린 그 시대의 영웅이었던 가가린과 사회 분위기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책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가 우주로 가기 전 그의 삶을 다루었다면 2부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공간으로 간 그를 다룬다. 많지 않은 분량이다 보니 자세한 기술은 거의 없다. 차라리 우주비행사에 대해 더 자세한 글을 읽고 싶다면 ‘우주비행, 골드핀을 향한 도전’이란 책을 추천하고 싶다.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우주비행사들의 심리와 우주비행을 둘러싼 알력 등이 잘 나타난 책이다. 가가린의 자서전인 이 책은 이런 정밀하고 섬세한 묘사가 빠져 읽는 재미가 조금 부족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너무 영웅적인 서술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조금 인간미가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다른 서적에서 느끼는 불안이나 동요는 거의 없고, 사회주의 찬양과 우주를 향한 열정과 노력에 대한 숭배로 가득하다. 60년대 소련연방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그 영웅담이 가슴 속으로 파고들지 못한다. 비록 가가린이 우주로 나가기 전까지 소련에서 어떤 노력과 실패를 거듭했는지 보여주는 사실들이 있지만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의 삶과 심리를 제대로 나타내었다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미 이 대단한 업적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 후 인류가 달에 착륙하고, 우주정거장을 건설하여 머무는 등 대단한 일이 이어지면서 그 당시의 흥분과 전 세계인의 놀라움이 가슴속 깊은 곳까지 전해지지 않은 탓도 있다. 그 시절 미소 양국이 벌인 우주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고 대단했는지 절실히 느끼지 못하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최초로 대기권을 벗어나 지구를 보면서 한 말이나 그 감동은 그 후 수많은 우주비행사들이 반복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최초라는 것을 뛰어넘어 부럽고 그 아름다운 광경에 대한 동경을 불러온다.

 

1968년 가가린은 비행훈련 중 사망한다. 하지만 그는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라는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고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의 자서전도 우주를 꿈꾸는 수많은 우주비행사 지망생들에게 열정을 심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록 시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지만. 그리고 책 부록으로 나온 정보들은 우주개발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도 이제 자체 기술로 우주로 나갈 날이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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