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의 세계신화여행 1 - 세상을 바꾼 창조적 상상력의 시원을 추적하다
이인식 지음 / 갤리온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신화를 좋아한다. 어릴 때 좋아했던 두 가지 이야기가 기억난다. 하나는 전 세계 전래 동화였고, 다른 하나는 신화였다. 지금은 유명한 몇 가지를 제외하고 거의 모두 잊었지만 그 당시 아주 재미있게 읽은 것은 생각난다. 그 후 여기저기에서 세계 각국의 신화와 관련된 단편적이거나 부분 이야기를 보았지만 이 책처럼 정리된 신화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특히 세계 신화 전설을 21세기 과학기술의 눈으로 읽으면서 신화 속의 꿈같은 이야기가 과학기술에 의해 마침내 실현되는 위대한 순간을 집대성해 놓은 신화 해설서란 점은 더욱 관심을 끈다.

 

이번 책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는 모두 16꼭지다. 우주의 탄생에서 델포이 신전까지 다루는데 한 번씩은 들은 이야기다. 물론 몇 가지 세부적인 내용은 새롭게 느껴지고, 나의 기억과 조금 다른 부분도 있지만 현대 과학과 연결해서 해설한 부분은 신화가 단순히 지나간 전설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되고 연구될 가치가 있는 역사적 기록처럼 느껴진다. 첫 장에서 세계 각국의 우주의 탄생 신화에서 현재의 카오스 이론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 책의 의도를 아주 잘 나타내어준다.

 

가끔 영화나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등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지만 신화를 현대 과학에서 구현하고. 인류가 새로운 위기로 이전 같은 암흑기를 거친다면 현재의 우리 이야기가 신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상상한다. 과거의 상상력이 현재의 과학으로, 다시 신화로 이어지는 이런 상상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유사한 신화나 전설 때문에 더욱 부채질한다.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즐거움 이 책 곳곳에 있다.

 

하나의 소재나 주제를 두고 세계 각국의 신화를 풀어내고 있다. 너무 유명한 홍수 신화부터 창조 신화 등은 익숙하지만 읽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의 대부분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그 바탕을 두고 있어 다른 나라의 신화가 많이 없다. 이것은 지금의 과학이 서양에 의해 발전하고 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비교적 잘 정리된 중국과 인도의 신화는 많이 나오지만 우리의 신화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가끔 이런 종류의 책들을 읽다가 느끼는 허전함과 아쉬운 대목이다. 분명히 우리도 수많은 신화나 전설을 가지고 있었을 텐데.

 

읽다 보면 단위 때문이나 단어 때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부분이 있다. 하나는 중국 연금술을 다룬 부분에서 서양의 무게 단위인 파운드니 온스니 하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폴론이 히아킨토스의 죽음에 거문고를 연주하는 대목이다. 서양이라면 하프나 다른 악기명이 있을 텐데. 어쩌면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즐겁게 읽는 중에 이런 부분이 나오면 옥의 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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