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의 거짓말 - 식품과 약이 어떻게 당신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가?
랜덜 피츠제럴드 지음, 신현승 옮김, 김양중 감수 / 시공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생각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이 많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도 많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나 의심은 했지만 그래도 믿었던 것들로부터 내침을 당하면서 새삼스럽게 다시 세계적인 제약회사 등과 관료주의에 대해 분노한다.

 

책 속에 공포와 불안을 약품 판매에 이용하였다는 예가 나오는데 이 책 또한 엄청난 공포를 준다. 이 책대로라면 우리가 먹고 마시고 숨 쉬는 모든 것에 이미 유해 합성화학물질이 몸속 깊숙이 침투하였다. 저자 자신의 경험이나 다른 검사 결과를 보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장면 하나가 있다. 화장실 벽장 속에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약병들이다. 진통제를 비롯해 다양한 약병들은 약물중독인지 아니면 일상적인 삶에 늘 벌어지는 것인지 호기심이 생겼는데 책을 읽다보니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되었다. 합성화학물질에 중독되어 병을 얻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심각한 약의 과다사용의 결과 때문인지 캘리포니아 주의 강과 개울의 60%에서 높은 비율의 의약물질들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남은 처방약품을 하천이나 화장실에 버렸기 때문이라 한다.

 

이 책은 합성화학물질의 광범위한 사용과 그 부작용에 대해 조사하고 추적한 결과물이다. 부제는 식품과 약이 어떻게 당신의 건강을 해치고 있을까? 인데 역시 핵심은 합성화학물질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회사와 이에 협력하는 비양심적 과학자들이다. 또 우리가 흔히 미국 FDA가 인정한 의약품이라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도 깨버린다. 이미 다른 곳에서 이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신약 등에 FDA가 하는 것이 검사가 아닌 대부분 제약회사 등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하는 정도라는 사실과 의혹을 덮고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합성화학물질에 의한 전 지구적 오염에 대한 예로 나온 것 중 북극곰이 양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염물질이 대기를 타고 날아가 북극에 안착하고, 이로 인해 먹이사슬의 상단에 있는 곰이 중성화되었다는 것이다. 남극이나 북극이 청정지역일 것이라는 믿음이 깨어진다. 또 8살 정도의 여아들이 가슴이 나오고 생리를 하거나 남자들이 유방축소수술을 받는 횟수가 늘어난다는 기록은 단순히 호숫가나 바다에서 잡힌 이상한 물고기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한다.

 

책 첫 부분에 나온 끔찍하면서도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만약 우리가 식인종이라면 인육은 십중팔구 식용에 부적합하며 판매금지 당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가 수많은 합성화학물질에 중독되어 있다는 표현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에는 순정식약품법으로 형성된 믿음을 너무 쉽게 받아들여 삶의 통제권을 산업자본에 넘겼고, 그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거짓과 통념에 우리가 휘둘린 결과이기도 하다. 또 정부가 이 믿음의 통로로 이용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한다.

 

이런 합성화학물질에 대한 저자의 조사결과에 동의하지만 몇 부분에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특히 서양의학의 실패라는 부분과 고대동양의학에 대한 과신이다. 과학과 통계로 인해 현대의학이 어떻게 수많은 발전을 이루었는지에 대한 조사가 결여되어있고, 고대의학에 대한 몇 가지 특이사항을 너무 부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서양의학에서 제약회사와 결합한 의사들이 과도한 처방전과 한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현재로선 가장 유용한 의학수단이다. 또 고대동양의학의 신비를 너무 부각한 부분은 검증의 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않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책에서도 말하지만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연구하고 그 장점을 취하는 것이다.

 

수많은 합성화학물질들이 만들어지지만 이에 대한 검사가 없거나 하나의 화학물질이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상승효과를 일으키는데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연구조차 방해를 받거나 나온 결과마저 왜곡되는 현실은 무섭다. 다른 의학 관련 서적에서 현대인들의 수명연장이나 건강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전보다 개선된 상하수도 등의 생활환경개선과 풍부한 식생활을 말했는데 역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덜 오염된 곳에서 덜 오염된 식품을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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