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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꿈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기괴한 레스토랑> 시리즈의 작가다.
이 시리즈를 읽은 적은 없는데 제목 등은 많이 봤었다.
책 소개 중 서천꽃밭과 바이오 플라스틱을 훔치려고 한다는 대목에 눈길이 갔다.
제목에서 떠올린 이미지는 플라스틱과 관련된 사람의 변화였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세 청춘의 선택과 고뇌를 다룬 성장 이야기다.
낯선 근미래를 배경으로 풀려나오는데 흥미로운 대목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한식 업체가 개발한 미생물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서천꽃밭은 이 업체 고치바에 있는 쓰레기장 이름이다.
고치바의 바이오 플라스틱은 품귀현상 때문에 몇 년을 기다려야 수술이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는 ‘저렴한’이라는 이유가 붙을 것이다.
다카포. 망쳤다는 걸 직감하는 순간 처음으로 돌아가는 주문이다.
지빈은 이 주문을 듣고 현재 자신의 지루한 삶을 돌아본다.
그리고 이 주문을 말했던 치아루는 종아리 근육이 약한 수중무용가다.
이 치아루의 수중무용에 강한 인상을 받은 지빈은 잠시 일상의 무료함을 벗어난다.
그녀가 이곳에 오게 된 데는 사라지는 언어를 수집하는 대학연구소에 만난 한 실험 참가자 때문이다.
그의 손가락에 이식된 바이오 플라스틱과 탄 버스에서 듣게 된 서천꽃밭.
겨우 다섯 정거장만 지나면 도착할 수 있는 그곳에 간 이유는 낭만적 우연의 힘에 이끌려서다.
그곳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시제품이나 불량품을 찾는 사람들을 마주한다.
이들은 밀렵꾼으로 불리는데 5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없거나 되팔려는 사람들이다.
이 서천꽃밭의 관리자는 가람이라고 불리는 이민자다.
작가는 그의 사연을 가린 채 조금씩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로봇이 일상화된 이 시대에 그는 로봇을 이용해 밀렵꾼을 쫓아낸다.
만약 버려지는 시제품이나 불량품이 없다면 이런 관리인을 둘 이유가 없을 것이다.
쓰레기장이라고 하지만 그 풍경은 더럽고 악취가 나는 곳이 아니다.
일정 주기로 이 쓰레기장은 정리되고, 소각하면서 관리한다.
가람이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는 쇼가 우연히 본 치아루의 수중무용이다.
이 사실이 서로의 필요와 맞물려 세 사람을 이어준다.
앞부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서 세밀한 이야기를 놓친 부분들이 있다.
수중무용가로 세계대회 우승을 꿈꾸며 노력하는 치아루.
그런 그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찾으려고 하는 지빈.
우연과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허한 듯한 가람.
고치바의 바이오 플라스틱을 두고 이 세 명의 청춘들은 엮인다.
지빈의 인위적인 노력이 곁들여 있지만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그리고 그들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순간에 파국을 맞이한다.
이 파국이 서로 떨어져 있게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게 한다.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삶 속에 그들은 자신들이 바라던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카포의 의미도 새롭게 해석되고, 그들의 삶도 앞으로 나아간다.
잔잔한 이야기이지만 곳곳에 흥미로운 장면들로 시선을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