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하고 천박하게 둘이서 1
김사월.이훤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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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월과 이훤, 둘은 나에게 모두 낯설다.

어딘가에서 이 둘의 이름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책이나 음악으로 만난 적은 없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김사월이란 이름을 다른 음악가와 착각을 하면서 이 책에 관심을 두었다.

나의 이런 착각이나 주저하면서 하는 선택들이 가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책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고, 둘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왔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김사월의 작년 앨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늦은 밤 시간 내어 그녀의 4집 앨법을 들으면서 감탄한다.

정밀아의 3집을 들을 때 느낀 그 기분을 다시 느낀 것이다.


열린책들의 <둘이서> 시리즈 첫 권이다.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이훤이 친구 김사월을 바로 떠올렸다고 한다.

첫 이야기는 2023년 10월 19일 이훤의 결혼식이다.

이훤의 아내 이슬아가 누군지 잘 몰랐는데 검색하고 책 표지를 본 후 알게 되었다.

현재 이훤은 이슬아의 <가녀장의 시대>를 영어로 번역하는 중이다.

이 번역 과정에서 그가 느낌 감정과 애로 사항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자신들의 생각을 천천히 풀어낸다.

자신들의 작업 방식, 고민과 서로의 작업에 대한 호기심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 일들은 깊은 사색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읽으면서 그들의 사색과 통찰에 공감한 부분들이 많았다.


책 속에 이훤의 사진 몇 작품이 들어 있다.

어딘가 장난처럼, 혹은 잘못 찍은 것처럼 보인다.

사진 작가가 이렇게 찍었다면 그 작업 의도를 생각해야 한다.

아직 몇 장의 사진으로 그가 보여주려고 한 세계가 마음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쓴 글들이, 사색이, 통찰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김사월의 4집 <디폴트>의 감상평은 좀더 세밀하게 듣고 난 후 비교해봐야 할 것 같다.

학창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그가 다시 배우고 느끼는 지점들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김사월이 이훤을 인터뷰한 내용 중 한 대목은 가슴에 꼭 담아두고 싶다.

너무 기술적으로만 읽게 되면 마음이 갑자기 폭삭 식어 버리기 때문에.

반면에 어떤 풍경이 그려지면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느껴.”


내가 잘 보지 않는다고, 듣지 않는다고 좋은 곳들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노래를 들을 때 가사보다 멜로디에 집중하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다.

최근 아이돌 노래를 들을 때나, 해외음악을 들을 때면 가사는 뒷전이다.

하지만 가사는 그 음악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나의 한계 혹은 게으름 때문에 놓친 것들을 생각하면 늘 아쉽다.

그녀의 일상을 담백하게 풀어낸 글도 좋고, 속내를 표출한 글들도 좋다.

일본에서 뮤직 비디오를 찍으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솔직한 감정으로 표현된다.

정체되는 나의 취향’을 정말 무서워하는 모습에 나 자신을 돌아본다.

이슬아를 통해 이훤을 만났다는 사실에 첫 결혼식 상황이 조금은 이해된다.

그리고 이 우정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지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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