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퀼라의 그림자 요다 픽션 Yoda Fiction 7
듀나 지음 / 요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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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의 단편 연작 소설이다.

2015년 표제작 <아퀼라의 그림자>가 나온 후 몇 년에 한 편씩 단편집에 실었다.

책 앞쪽에 작품별 출처가 나오니 보면서 참고하면 된다.

마지막 두 편은 이번 단편집에 처음 실렸다.

근 10년 동안 작업한 결과물인데 서로 잘 이어져 있다.

하나의 세계관이고, 같은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대담한 설정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감탄할 수밖에 없게 한다.

그리고 대구를 적사병의 진원지로 설정한 것은 왜일까?


가까운 미래에 대구 지하철 공사 중 괴물질과 인류가 접촉하게 된다.

이 결과 남한 인구의 3분의 1은 적사병으로 죽고, 일부는 초능력을 얻는다.

이 초능력을 얻은 사람들을 알파라고 부른다.

초기 알파들은 이 능력을 이용해 살인과 학살을 일삼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을 모아 마블이나 DC 코믹의 영웅처럼 활용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연예기획사의 아이돌인 알파 히어로와 알파 악당이란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늘 그렇듯이 세상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알파 악당을 물리치는 알파 히어로도 있지만 히어로 속에 악당도 숨어 있다.

작가는 여섯 편의 단편을 통해 이 세계관과 현실을 엮고 풀어내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표제작 <아퀼라의 그림자>에서 시작한다.

아직 이 세계에 대한 명확한 구상이 끝나지 않은 작가의 단편적인 구상이 흘러나온다.

알파 히어로들과 전면전을 벌여온 알파 악당 라스투틴.

그를 두고 벌어지는 초능력 대결과 함께 수많은 이야기들의 생성과 소멸.

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되지만 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와 이어지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마지막 테스트>는 인호가 아퀼라 팀의 히어로가 되는 과정에 생긴 사건을 다룬다.

이 이야기를 통해 이 세계의 단면 하나와 숨겨진 비밀 하나가 드러난다.

<캘리번>은 감응력자 케네스 리가 살던 대구를 무대로 프로스페로 생태계에 대해 말한다.

이 기괴한 존재가 만들어낸 괴이한 생명체와 존재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찾아보니 이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취향과 맞지 않았다.


<아레나>나부터 프로스페로 생태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간다.

적사병 때문에 남한은 폐쇄되었고, 거대한 의학 실험장으로 변한다.

알파 히어로 팀의 아퀼라나 글로우의 멤버들도 불사는 아니다.

이 멤버 중 일부는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죽은 사람도 있다.

알파의 능력은 영구적이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멸된다.

이들은 베타가 되어서 그림자도 활동하고, 알파들을 지원한다.

<모두가 세니를 사랑했다>에서는 노골적으로 알파 기획사와 대기업의 이해관계가 나온다.

세니가 죽은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글로우의 영광>에서 새롭게 해석된다.

권력과 사실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대립은 내전 양상으로까지 발전한다.


초능력자 아이돌을 생각했을 때 모습과 너무나도 다르다.

이들이 활약을 펼치는 곳에는 언제나 수많은 드론들이 촬영한다.

이 촬영과 사건 해결은 이야기로 만들어지고, 수많은 팬픽으로 이어진다.

기획사는 필요에 의해 작가들을 동원해 이야기를 가공한다.

수많은 팬틱 중에서 사실과 비슷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것도 하나의 소재다.

초능력자들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작가는 현실 이야기를 비틀어 풀어놓았다.

우리가 본 이야기들 이면과 알려진 사실 사이의 간극도 생각할 부분이다.

화려한 액션이 부족한 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 빈자리를 SF나 판타지 영화의 액션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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