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서수지 옮김, 안병현 그림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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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기담과 괴담을 좋아한다.

이런 제목이 들어가면 눈길이 자연스레 간다.

나이가 들면서 이전처럼 이런 종류의 책을 자주 읽지 않지만 늘 눈길은 준다.

그리고 이제까지 대부분 읽었던 기담은 대부분 동양에 한정되어 있다.

특히 일본 괴담과 기담을 자주 만난 것은 어쩔 수 없는 취향과 출간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유럽의 도시 기담을 모은 책이 나왔다.

대부분 어딘가에서 읽거나 본 이야기이지만 좀더 자세하게 나온 것 같다.

약간의 기대를 내려놓고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충실한 내용이다.

단순히 도시 기담을 무섭게 풀어내지 않고 충실하게 조사하고 분석했다.

기존 지식에 새로운 정보들이 덧붙여 있어 상식을 늘리고 다른 시각도 배운다.


다섯 꼭지로 나누었다.

저주, 괴이한 현상, 사건, 역사의 어둠, 전승 등이다.

첫 이야기이자 저주를 다룬 ‘글루미 선테이’는 오래 전 영화로도 나왔다.

영화 홍보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이야기를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인데 이 기담 때문인지, 다른 이유인지 자주 듣지는 않는다.

화재를 불러오는 <우는 소년>은 낯선 이야기다. 재밌다.

천 도가 넘는 화재 현장에서 온전히 견뎠다는 말에 놀람보다 호기심이 더 많이 생긴다.

공포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나도 아는 영화 제목 <컨저링>

이 영화와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 이야기는 공포 영화의 전형처럼 보인다.


엔필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에 나온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갑자기 사라진 그 현상, 그 집에서 느끼는 불길한 기운과 과거 숨기기 등.

파티마의 기적은 수많은 소설에서 다루어진 소재다.

좀더 자세하게 그 상황을 다루고 있는데 눈길이 가는 부분은 다양한 주장이다.

예수가 외계인이란 주장인데 황당하지만 재밌는 부분이다.

도플갱어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는 흔한 것이 되었다.

다양한 사례가 흥미를 끌지만 예전 같은 공포나 무서움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오히려 나의 관심을 끈 것은 극장형 범죄의 효시인 잭 더 리퍼 연쇄살인범이다.

간결하게 요약된 사건들과 새로운 범인상에 대한 부분이 대단히 재밌게 다가온다.


바토리 에르제베트 이야기는 많은 괴담 속에 나온다.

동유럽과 피를 연결하면 떠오른 두 인물 중 한 명이다.

물론 다른 한 명은 드라큘라이다.

이 둘은 공포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이 둘의 사실이 날조되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역사적 상황과 주변 관계를 엮어 풀어낸 부분은 연구 성과 중 하나다.

이것은 다시 괴승 라스푸틴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어떻게 사실이 변질되고 왜곡되는지 엿볼 수 있다.

역사의 기술이 어느 편에서, 어떤 시점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

단순하게 왜곡한 역사가 재미로 바뀔 때 일어나는 상황들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에 대한 연구는 더 깊고 자세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문제점도 같이 풀어내야 한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사실 나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성의 설명을 들으면 아주 낯익은 곳이다.

이 성을 지은 바이에른 국왕 루트비히 2세도 역시 낯설다.

기담은 그의 죽음에 대한 의혹과 그 당시 역사적 상황들과 엮여 있다.

니콜라 테슬라가 우리에게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21세기에 들어와 그의 이름이 새롭게 조명되었고, 에디슨의 이름은 조금씩 추락했다.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연구, 필라델피아 실험의 끔찍한 결과와 수수께끼 등은 여전히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다룬 골렘은 영화 등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다루어지면서 친숙해졌다.

이 골렘과 호문클루스 이야기는 연금술과 관련된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 자주 나온다.

간단한 정보 이상이 없어 아쉽지만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골렘이란 부분은 조금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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