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에 별을 보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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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득한 옛날 같은 2020년 봄,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덮었다.

이 시기를 생각하면 머릿속은 좀비 영화의 한 장면이 떠돌고 있었다.

외국에서 마스크 없이 생활하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 수없이 죽은 시체들이 있던 시기다.

확진자가 나오면 번호를 매기고, 정확하지 않은 소문들이 떠돌았다.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고, 기업들 중 일부는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백신도 없던 그때 언제 이 팬데믹이 끝날지 알 수 없는 시절이었다.

하지민 마스크를 쓰고 일상은 계속되었지만 예전의 일상은 아니었다.

작가는 이 시기의 중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시기의 청춘과 열정을 노래한다.

코로나 19의 전염병도 막을 수 없는 청춘 이야기는 나의 가슴에 강하게 울린다.


세 명이 주요 화자로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바라키의 고등학생 아사, 도쿄의 중학생 마히로, 코토의 고등학생 마도카 등이다.

아사를 제외한 나머지 둘은 천문학이나 과학에 그렇게 관심이 없었다.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동아리 활동을 했을 것이다.

마도카는 관악부에서 악기를 불면서 운동부를 응원했을 것이다.

마히로는 중학교 1학년 중 유일한 남학생이지만 운동부에서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이때 모든 집합행동을 금지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사회적 강제에 의해 모든 활동이 막힌 소년소녀들은 탈출구가 필요했다.

이때 관계와 우연에 의해 이들은 이어지고, 멋진 학창시절을 보낸다.

읽다 보면 그 암울했던 시절 속에 내가 누린 행복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사의 학교 천문부는 나스미스식 망원경을 만들어 하늘의 별을 보려고 한다.

아사가 이 학교에 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천문부 고문 와타비키 선생님 때문이다.

자신의 과학 의문 중 하나를 라디오와 메일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선생님이다.

리쿠와 함께 선배 하루나가 졸업하기 전 나스미스식 망원경을 완성하고 싶어한다.

적지 않은 돈이 들지만 지원금 신청해 이 망원경을 만들 수 있는 자금을 얻는다.

그런데 망원경의 핵심을 만드는 회사가 코로나 19 때문에 제작이 늦어진다.

이때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스타 캐치 콘테스트다.

와타비키 선생님의 설계도에 따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사제 망원경으로 별을 찾는 것이다.

이전처럼 같은 공간에서 별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온라인으로 대결하는 것은 가능하다.


마히로는 그 학년 유일의 남자 학생이고, 키도 그렇게 크지 않다.

누나의 친구들이 귀엽다고 하고, 함께 할 친구도 쉽게 찾지 못한다.

이런 그를 과학부로 데리고 가는 반 친구가 나타난다. 아마네다.

이 과학부에는 다른 학년의 남자 선배와 남자 고문 선생님 모리무라가 있다.

마히로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점점 자신의 실력이나 체격 등이 다른 아이들에게 달리는 것을 발견한다.

다른 학교로 갔다면 동아리 활동을 하려고 했는데 이 학교는 남자가 거의 전멸이다.

이런 그에게 코로나 19 상황은 절호의 기회였지만 그 시기는 지나갔다.

우연히 아마네가 길을 걷다 축구 클럽의 우상이었던 선배 야니기를 만난다.

우주선을 연구하는 그의 말은 프로 선수가 된다는 것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마도카의 집은 코토에서 료칸을 한다.

이 당시에 퍼진 코로나 19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공포 때문에 마도카는 친구와 멀어진다.

타 지역에 온 손님이 마을에 전염병을 퍼트릴 수 있다는 공포가 소문들을 만들어낸다.

절친과 함께 할 수 없고 왕따를 당하는 기분에 눈물을 흘린다.

이 광경을 유학생이자 학교 야구부 에이스 무토가 본다. 말은 건다.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고토 천문대에 같이 가자고 말한다.

둘 만의 데이터일까? 생각하는 데 다른 유학생 고야마가 함께 한다.

처음 천문대를 방문했고, 망원경으로 하늘에 떠있는 별들의 실물을 본다.

그리고 학교 휴교한 동안 도쿄 집으로 돌아간 고시와 연락한다.

천문대 관장을 통해 이바라키 3고의 스타 캐치 콘테스트가 알려진다.

펜데믹 시절의 연결방식인 온라인으로 이들은 자신들만의 탈출구를 발견하고 실천한다.


화상으로 자신들을 소개하고, 말하는 장면은 이제는 낯익은 풍경이다.

각자 가슴 속에 쌓인 울분과 불만과 불안이 이 대화와 콘테스트를 통해 해소된다.

유일한 1학년 남자인 마히로로 우연히 본 도감 때문에 말문이 트인다.

코로나 19 때문에 관악부 활동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고민도 녹아든다.

코로나 19가 만든 공포가 각각의 집안 사정에 따라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청소년들의 청춘과 열정을 가득 풀어낸 이 소설의 또 다른 가치이자 재미는 여기에 있다.

최근에 나온 소설들이 단순하게 풀어낸 그 당시의 일상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리고 잊고 있던 아주 오래된 기억과 감정들이 읽으면서 떠올랐다.

별을 통해 반짝이는 그들의 청춘과 열정은 모두 읽은 지금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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