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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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작가다. 낯익은 이름이라 한두 권 정도 읽은 줄 알았다.

새로운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 문장을 쓰고 보니 어딘가에서 본 듯하다. 아마 맞을 것이다.

제목을 보고 루이 암스르통의 노래가 먼저 떠올랐다.

이 노래를 머릿속에 떠올리다 보니 영화 속 한 장면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나오는 자전거길 국토종주는 다른 가족의 에세이로 읽은 적이 있다.

세 아들과 엄마가 함께 달린 그 길을 소설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물론 소설과 에세이의 자전거길 종주의 목적은 다르다.

하지만 이 자전거길을 달리면서 경험하는 각 구간의 느낌은 비슷하다.

괜히 한 번 달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나는데… 정신 차리자.


주인공 일행이 자전거길 국토종주를 하는 이유는 조금 황당하다.

한 직원의 퇴사 송별회에 사장이 준 로또 중 하나가 1등 당첨되었다.

출근한 직원들의 로또를 확인했는데 당첨자가 보이지 않는다.

퇴사한 과장이 1등 당첨자일 가능성이 높다.

좀생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퇴사한 문희주 과장을 데리고 오면 연봉 천만 원을 올려주겠다 말한다.

이 과정에서 사장을 믿을 수 없는 직원들이 동영상 등을 찍어 확실하게 해 놓는다.

그리고 유급휴가를 받아서 퇴사한 과장을 찾으려 가려고 한다.

물론 이 여정에 동참하지 않는 직원들도 있다.

불확실한 추적보다 자신 앞에 놓인 휴가를 즐기겠다는 실속파들이다.


이들은 모두 자동차공장에 납품하는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한다.

회사 경영은 솔직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직원들의 인건비를 낮춰 사장 부부의 배를 불리고 있다.

직원들에게 마구 대하는 사장도 한 직원에게는 끽소리도 못한다.

바로 회사 최고 미녀이자 모든 남성들이 바라는 경리팀의 임정연이다.

그녀에 대한 소문은 다양하게 나 있는데 실제 사실은 반전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 추노 같은 추적단은 화자와 임정연과 그녀를 사모하는 두 남자 합쳐 네 명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남자, 우희철과 이재유가 정연을 두고 서로 티격태격 다투는 사이란 것이다.

시작부터 갈라진 둘은 문희주의 인스타를 통해 한 곳에서 만난다.

인스타를 기반으로 이들은 문희주가 가는 길목에서 만나려고 한다.


한 여자를 둔 남자의 연적 다툼이 펼쳐진다.

그 사이에서 도도하게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는 정연.

회사 막내로 희철에게 부려지는 화자.

이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경험했다는 우희철의 자신감 넘치는 호언.

티격태격하고 삐걱거리면서 이들은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이 여정 속에 각자의 사연들이 하나씩 흘러나온다.

사실적인 자전거종주길의 설명은 기본 안내서 정도는 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미묘한 엇갈림 등도 재미를 북돋는다.

작가가 깔아 둔 설정 하나는 중반 정도가 되면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진짜 재미는 이 여행으로 인해 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자신이 진짜 바라는 바를 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려는 노력과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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