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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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사인 시리즈 7권이다.

개인적으로 아직 낯선 시리즈다.

이 시리즈보다 ‘청예’라는 작가가 더 낯익다.

앤솔로지와 장편으로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하면 읽지 않았지만 낯익은 제목들도 보인다.

장편이라고 하기에는 분량이 적은 편이라 경장편 소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읽었던 이전 소설과 달리 오컬트 요소가 강한 소설이다.

이야기를 확장하지 않고 간결하게 집중해서 풀어내었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인간이 두 팔을 가지고 태어난 이유가 두 방향의 신과 손잡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두 방향의 신은 수호신과 악신이다.

신을 빼면 인간이 가진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으로 대체 가능하다.

이 소설에서 소고기를 먹지 않고 소신을 숭배하는 우교가 나온다.

처음에는 이원의 엄마와 오빠가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힌두교를 생각했다.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소고기 육수나 사골이 들어간 것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원의 가족은 이 신념을 잘 지키고 있다.

이런 이원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같은 동아리 친구 경우가 죽은 이후다.


이원은 약간의 허세 때문에 철학동아리에 가입했다.

이 동아리에서 철학을 재밌게 배우는데 잘생긴 경우가 그녀에게 고백을 한다.

그 고백이 있었던 밤 둘은 진짜 손만 잡고 모텔에서 밤을 보낸다.

아침에 헤어진 후 경우가 사고로 죽었다.

어떻게 보면 그냥 불행한 사고라고 할 수 있지만 반복되면 아니다.

중반쯤에 또 다른 동아리원이 그녀에게 고백을 한 후 살해당한다.

그녀에게 고백한 남자 둘이 죽었다는 것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문제다.

이 두 사건 사이에 새로운 신입 동아리원이 들어온다.

그 중 한 명이 설인데 왠지 모르게 이원의 관심을 끈다.


설도 이원처럼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함께 회식하던 밤 이원을 데리고 점집을 찾아간다.

이 점집에서 이원에게 수호신과 악신에 대해 말한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의심을 가지면서 마음에 달아 붙는다.

이원은 설과 더 친해지고 싶지만 설은 그녀의 톡에 제대로 답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녀에게 관심을 완전히 놓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의 등장은 엄마의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게 한다.

부산에 존재하는 십이지신을 모시던 열두 개의 종교 단체.

그 중에서 소를 모신 우교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 끼어 든 AI 우바리의 존재와 그의 대답, 더 복잡해진다.


본능적으로 악신을 몰아내고자 하는 이원.

하지만 더 꼬이는 상황과 설에 대해 들리는 의문들.

읽는 내내 서늘함보다 의문에 더 방점을 두게 된다.

뒤로 가면서 밝혀지는 몇 가지 사실은 앞의 의문에 대해 해소이자 또 다른 의문이다.

작가는 현재가 아닌 근미래의 이야기 속에 오컬트를 녹여내었다.

이원에게 일어나는 사건들, 갑자기 몸이 나빠진 오빠.

이 모든 사건의 해답은 과거에 있고, 그 답은 엄마와 설이 쥐고 있다.

마지막 장에 이르면 모든 것이 명확하게 풀리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이야기이지만 재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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