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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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책은 처음 읽었다.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하니 낯익은 책들이 보이지만 그냥 사 놓은 것들이다.

언젠가 읽겠지 생각은 했지만 늘 그렇듯이 살 때의 생각일 뿐이다.

워낙 유명하고 많은 책을 내어 한 번은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내가 예상한 것과 달랐다.

곤충사회에 대한 연구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었을 줄 알았는데 강의한 것들을 모아놓았다.

한 번도 그의 강의를 들은 적도 본 적도 없기에 낯선 부분이 많았다.

재밌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고, 가독성도 좋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강의를 모은 것이다 보니 몇몇 이야기가 겹쳐지는 부분도 있다.


최재천하면 가장 먼저 ‘통섭’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오래 전 유행했던 단어라 이때 책만 사 놓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호모 심비우스라는 단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호모 심비우스는 인간은 물론 다른 생물종과도 밀접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인간을 말한다.

<호모 심비우스>란 책도 있는데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낸 듯하다는 평이 보인다.

이 단어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고갈이다.

저자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고갈을 같이 계속 말하는데 읽으면 크게 공감한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자연의 먹이사슬 변화와 파괴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다.

강의에서 다룬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이 없는 것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민벌레. 이름은 들어본 듯하지만 본 기억이 없다. 이번에 찾아봤다.

한국에는 없는 곤충이라고 하는데 개미와 상당히 닮아 있다.

이런 곤충을 제대로 연구하는 학자가 없었는데 그가 처음 했다고 한다.

이 연구가 많은 생물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 이전에 그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 이유와 그곳에서 마주한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서울대 의예과에 삼수했지만 떨어졌고, 2차 합격으로 생물학과에 들어갔다.

학점이 엉망이었는데 한국에 온 유명 생물학자를 따라다니면서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런 내용들이 하나의 강연에 모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여러 강연에 단편적으로 나온다.

강연에 따라 조금씩 다루다 보니 전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부분은 이해한다.


미국 주립대학에 들어간 그의 에피소드에서 수학을 둘러싼 내용이 상당히 재밌다.

한국의 입시 수학 수준이 높고, 미국에서도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이 이 분야에 들어온다고 한다.

수학을 좀더 알기에 논문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제대로 읽지 않은 친구와 비교되었다.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를 하루만에 읽었다는 부분을 읽고 아직 시도도 못한 나를 돌아봤다.

이런 그의 에피소드는 각 강연 속에 조금씩 흘러나오고, 이것이 그의 연구들과 이어진다.

개미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이어지는 에피소드도 있다.

자연을 관찰하고 모방해 신제품을 내어 성공한 제품의 사례도 나온다.

흰개미가 바퀴벌레와 같은 과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흰개미가 얼마나 대단한 곤충인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았다.

개미, 벌, 흰개미 등에 대한 간략한 소개들은 그 곤충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곤충에 대한 좀더 세밀한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기대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곤충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더불어 은근히 자랑하는 그의 삶의 여정도 눈길을 끈다.

공생을 위한 연구, 기후변화와 종 다양성 종말에 대한 경고 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곤충에 대한 관찰에서 인간 사회의 모습을 발견하고 비교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인간과 비슷하거나 다른 부분은 우리의 연구가 더 필요한 것 같다.

언제 시간이 되면 최재천의 책들 한두 권은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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