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브라이언 에븐슨 지음, 이유림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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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심을 끈 몇 가지 키워드, 스티븐 킹, 셜리 잭슨 상, 최고의 호러 픽션

단편집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 담겨 있다.

각각의 분량이 제각각인데 단 두 쪽짜리 단편도 있다.

첫 단편 <어디를 봐도>가 대표적이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기대하는 순간 끝이 난다.

쉽게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는데 왠지 모르게 서늘한 이야기다.

몽달귀신이 생각난다고 하면 너무 상상력이 부족한 것일까?

이렇게 이야기의 문을 열고 다양한 장르의 공포 속으로 나를 이끌고 들어간다.

단편들을 읽으면서 내가 읽고 본 것들을 기반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단편들은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다.

상당히 압축적인 문장과 전개로 조금이라도 흐름을 놓치면 마지막 장면을 이해하지 못한다.

천천히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 보다 갑작스럽게 이해할 수 없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부족한 설명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으로 전환은 상상력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

알 수 없는 존재와 그들의 목적이 명확하게 그려지기보다 조금 흐릿하다.

이 미지의 존재가 오히려 상상력을 극단적으로 키우게 한다.

시간의 중첩, 양자역학의 가설, sf 호러물, 강박에 의한 사건들.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완벽주의 감독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현실에서 출발했던 이야기도 호러로 바뀌면서 그 장면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단편 한 편 한 편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고 그 감상을 적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분량이 짧은 것은 짧은 대로, 조금 있는 것은 그대로 강한 인상을 준다.

호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면 더 많은 것을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얕은 지식으로 고전 작가 몇 명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스티븐 킹과 러브 크래프트가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Sf 단편에서는 영화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

우주선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와의 대결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이때 그 명확하지 않은 존재와 세계가 뒤섞이며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로 발전한다.

물론 sf와 판타지가 뒤섞인 듯한 <마지막 캡슐> 같은 단편도 있다.


22편의 단편들이 주는 재미도 좋지만 장편을 더 기대하게 한다.

정제되고 간결한 문장과 예상 밖의 존재와 상황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몇몇 단편은 장편으로 발전하면 어떤 식으로 이야기의 규모가 커질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

이 단편들 속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이나 미지의 존재를 엮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 존재들을 한 작품 속에 녹여내려면 다양한 설정과 상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매력적인 부분이 있어 괜히 기대하게 된다.

상당히 유능하고 조금 덜 다작한 작가라는 평가는 다 읽은 지금 괜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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