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부인
스테이시 홀스 지음, 최효은 옮김 / 그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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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 보여준 장면이 먼저 나의 시선을 끌었다.

한 여성의 이름, 놀라는 여성, 기존에 읽었던 소설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메이란 유모의 현실이 조금씩 나온다.

명문 유모학교 놀랜드 출신의 그녀는 아이 부모의 신임을 덤뿍 받고 있다.

그런데 아이 아빠가 승진해서 미국으로 떠나야 한다.

함께 가자고 요청하지만 그녀는 거절한다. 거절의 이유가 마지막에 나온다.

이후 놀랜드에 가서 새로운 유모 일자리를 요청한다.

네 명의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잉글랜드 가족을 선택한다.


런던에서 멀리 떨어진 하드캐슬하우스에 도착해 실수를 하나 한다.

그녀를 데리러 나온 잉글랜드 씨를 마부로 착각하고 말한 것이다.

메이는 이 일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늦은 밤 저택으로 향한다.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고. 메이는 아이들과 함께 머물면서 잠든다.

가장 큰 딸은 베카, 둘째 아들은 사울, 셋째는 밀리, 막내는 찰리다.

19세기 말 여성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메이는 직접적인 교육 대신 단어 퍼즐 조각들로 맞춤법을 가르친다.

사울에게는 이미 가정 교사가 한 명 있다.

그의 존재가 메이의 가슴을 잠시 뛰게 하지만 그에게는 약혼자가 있다.


유모가 할 수 있는 일에 아주 열정적인 메이다.

그녀의 등장이 이 저택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온다.

누군가는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모습을, 누군가는 약간의 비웃음을.

네 아이의 엄마인 잉글랜드 부인마저 왠지 모르게 그녀를 멀리 한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대장장이의 초대를 받아 그의 집에 가게 된다.

즐거운 하루였지만 데카에게 편지 한 통이 들려 있다.

잉글랜드 부인에게 갈 편지라고 한다. 그녀가 부인에게 전달한다.

이때부터 조금씩 이상한 일이 생기고, 조금씩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리고 메이에게 오는 편지 전달이 조금씩 늦어진다.

갑자기 데카가 기숙학교로 보내어진다.


잉글랜드 부인과 메이의 접촉은 그렇게 많지 않다.

대신 앵글랜드 씨가 메이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다가온다.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방식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은근하게 그녀를 잠식한다.

매력적인 외모, 부드러운 말투, 배려하는 말, 동정을 유발하는 행동 등.

그리고 메이에게 전달되어야 할 편지들이 계속해서 늦어지거나 도착하지 않고 있다.

며칠 지난 편지를 잉글랜드 부인이 전달해준 적이 있기에 가장 유력한 사람이다.

실제 그녀의 서랍장에서 메이의 편지를 봤다고 말하는 하녀도 있다.

맞다면 왜 잉글랜드 부인은 개봉조차 하지 않은 메이의 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의혹이 마음 속에서 솟아난다.


작가는 결코 빠른 전개나 화려한 장면 전환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더딘 진행이고, 그 시절의 답답한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시대를 충실하게 재현하면서 곳곳에 뿌리내린 구시대의 악습을 드러낸다.

사울의 천식 치료를 둘러싼 주치의와 메이의 대립은 권위와 과학의 대결이다.

그리고 후반부로 가면서 메이가 왜 영국을 떠날 수 없는지, 가족 사진을 거부했는지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이 처음 예상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살짝 혼란스럽게 했다.

후반부에 오면 메이가 오해했던 잉글랜드 부인의 본모습이 나온다.

잉글랜드 부인이 보낸 단서, 부유한 잉글랜드 부인 가족의 냉대, 새로운 남성의 등장이 이해된다.

마무리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이고, 사실에 대한 자각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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