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표지에 정말 매혹된 책이다.

한 소년의 얼굴이 전부인 표지인데 표정 없는 얼굴이 너무나도 강하게 다가왔다.

표지만으로 읽고 싶다고 느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표지에 매혹되어 책을 사놓고 오랫동안 묵혀두었다. 다른 책들처럼.

아내에게 빌려주고, 중학생 조카에게도 빌려줬다.

아내는 금방 읽었다.

중학생의 경우 필독서 중 한 권이라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이해했을 지 의문이 든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라고 하는데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증상이다.

알렉시티미아, 감정 표현 불능증은 1970년대 처음 보고된 정서적 장애다.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 윤재는 해당한다.

제목인 아몬드는 이 편도체를 키우기 위해 엄마가 억지로 먹인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전 첫 문장을 다시 읽었다.

어쩌면 무심코 읽었던 그 문장들이 윤재의 삶에 가장 큰 변화를 준 사건을 압축해 놓았다.

감정 표현을 못한다고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장애처럼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증상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안다고 해도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한다는 보증은 없다.

우리의 일상은 이런 일들에 너무 둔감하다.

어쩌면 사이코패스처럼 이해하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평범하지 않은 삶에 큰 사건이 생기면서 더욱 힘들어진다.

할머니의 죽음, 엄마의 중환자실 생활

여기에 곤이란 불량학생(?)이 끼어들면서 또 한 번 변화가 생긴다.

이 둘의 인연은 곤을 잃은 부모가 윤재에게 아들인 척 부탁한 일에서 시작한다.

학내 폭력과 감정 표현이 없는 아이의 대립.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부추기는 아이들이 있다.

평범한 학생으로 살아가는 그 아이들의 악의는 티나지 않지만 지속적이다.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의 폭력과 일탈, 감정 표현을 못하는 아이의 서툰 대응

서로의 인연과 호기심이 둘을 가깝게 만든다.

상처받은 두 소년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살아온 만큼 다르다.

예상하지 못한 작은 로맨스의 등장은 이 소설의 또 다른 변화다.

이 낯선 감정을 어떻게 봐야 할 지 모르는 윤재의 모습은 흥미롭다.

소설은 예상하지 못한 결말로 이어진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뛰어난 가독성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작가의 다른 책들을 먼저 읽고 첫 장편을 읽었는데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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