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MBTI가 궁금해
조경아 외 지음 / 북오션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혈액형 성격론이 사라진 빈 공간을 MBTI가 채우고 있다.

가끔 방송을 보면 자신의 MBTI가 무엇인지 묻는 장면들이 나온다.

방송에서 이것을 재미로 소비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재미를 범주를 넘어섰다.

이것이 절대적인 것처럼 포장하고 사람의 평가 기준으로 삼으려고 한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이런 이론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내가 검사를 해봐달라고 해서 대충 몇 가지 문제를 풀었는데 황당했다.

겨우 이런 것으로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내가 엉터리로, 대충 답한 몇 가지 답으로 말이다.

사람들은 혈액형처럼 맞는 몇 가지를 가지고 이 부분을 더 부각시킨다.

이런 내가 이 소설을 선택한 것은 어떤 식으로 작가들이 이야기를 풀어냈을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조경아의 <마음을 읽어 줘>는 가장 MBTI를 많이 말한다.

자료 조사가 충실한 것인지, 작가가 관심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친구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MBTI를 알아내는 능력을 가진 나.

이런 능력은 친구들 사이에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이 호감을 얻고 싶은 태섭은 MBTI가 자신과 상극이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던 그의 능력도 자신의 일에서는 무력하다.

친구의 도움도 받아보지만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도달하면 자신이 알고 단정지었던 일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게 된다.

재미와 참고가 아닌 삶에 기준이 되었을 때 문제를 단단하게 풀어냈다.


정명섭의 <MBTI 마니토>는 마니토와 MBTI를 엮었다.

그렇다고 이 MBTI를 아주 강하게 부각시키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주인공 남자과 그 친구들의 성격이 이런 것에 신경쓰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학업 성적 문제, 친구 관계 등 십대의 문제들이 조금씩 나온다.

솔직히 말해 4편 중에서 가장 MBTI 내용이 부실한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도 아마 주인공이 남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MBTI보다 학업 성적을 둘러싼 문제를 더 부가시켰다.


정재희의 <당신의 MBTI를 바꿔드립니다>는 작은 판타지 소설이다.

화자 나와 단짝 은채의 MBTI는 최악의 궁합이다.

이 둘이 함께 한 시간과 관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관계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과 행동, 작은 오해 등이 조금씩 쌓인다.

그러다 주인공이 발견한 “당신의 MBTI를 바꿔드립니다”라는 배너.

그곳에서 적은 몇 가지 변경,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

하나씩 맞추어지는 은채와 선배의 행동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주는 황당함과 재미가 있다.


최하나의 <E & I 클럽>은 액자구성이다.

MBTI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곳에 주인공 예지가 악플을 단다.

악플러로 고소되어 엄마와 함께 온 예지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예지는 승아라는 절친이 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같은 학교, 같은 반이 되어 안심된다.

E형 승아 주변에는 친구들이 한둘 씩 모인다.

모두 E형인데 에지만 I형이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을 이런 MBTI.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함께 축구장에도 가고, 춤을 보러 간다.

문제는 이 친구들의 활동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예지다,

마지막에 가면 이런 MBTI보다 친구를 위하는 말과 행동이 더 멋진 관계를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