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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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가족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슈퍼 블루문을 봤다

크고 밝은 달이 밤 하늘에 떠 있었다.

우리처럼 이 달을 보러 나온 정아와 상혁 부부와 그 딸 수진.

갑자기 하늘로 떠오르는 수진, 불안보다 신기하고 재밌다.

하지만 점점 높이 올라갈수록 불안해진다.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이렇게 하늘로 올라간 아이들이 전 세계에 적지 않다.

그리고 커진 달에 의해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지고 해일이 생긴다.

문제는 이 달의 팽창이 멈추지 않고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달의 크기가 커지면서 하늘로 올라가는 무게가 점점 무거워진다.

해수면이 낮은 곳은 해일에 의해 침수된 곳이 대부분이다.

해일과 폭풍이 몰아치고, 집안의 물건들도 함께 떠오른다.

행정부는 갑자기 생긴 달의 크기와 기상 이변에 전혀 대처를 하지 못한다.

무능력한 대통령은 카이스트 출신 총리만 닦달한다.

방송은 매일 달의 크기와 떠오르는 무게를 공지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하늘로 올라가지 않게 단속을 하지만 그래도 올라가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만들어지고 정아 부부도 가입한다.


달의 인력으로 아이들이 사라지는 현상을 에비에이션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라진 아이들의 부모 모임이 ‘에피모’다.

정아 부부는 이 모임에 가입해 정부의 대책을 요구한다.

적지 않은 부모가 가입한 모임이다 보니 서로의 의견이 엇갈리는 순간도 있다.

인공 위성 관측에 의해 많은 수의 아이들이 지구 위성 궤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국은 우주선을 보내 달로 날아간 아이들을 구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하늘로 올라가면서 낮아진 온도와 기압에 의해 죽어야만 한다.

그런데 아이들을 감싼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 때문에 숨을 쉬는 것 같다.

각국의 정부는 이 아이들을 데리고 올 방법을 찾는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은 부분에서 민간 우주선이 파고든다.

우주탐사선이 날아가면 한 번에 많은 수의 아이들을 태우고 올 수 있지만 민간 우주선은 겨우 한두 명이다.

그래도 부모들은 포기하지 않고 돈을 모아 우주선을 보내려고 한다.

이때 이전까지 무력하기만 했던 국무총리 운택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운택에게는 숨겨둔 아들이 한 명 있다. 바로 과학 기자 해준이다.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고, 자신이 가장 좋지 않은 시기에 버릴 수밖에 없었던 아들이다.

해준이 바라는 것은 운택의 몰락이다. 자신과 엄마를 버린 복수로.

해준은 운택의 비리를 찾아내 그를 파멸시키려고 한다.


이 소설의 설정 중 하나로 달이 커진다는 것을 이미 예측한 과학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과학자가 바로 국무총리 운택이었다.

그의 논문은 황당하다고 기존 과학자들에게 매도되었다.

그런데 실제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무력하기만 한 그가 갑자기 치고 나오는 순간이다.

매일 밤 달의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

그가 개발한 물건 솔라리스는 중력 조절이 가능해 설치만 하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한 대 당 가격은 무려 3억 원. 하지만 없어서 팔 수 없을 정도다.

솔직히 윤택이 준비하고 풀어내는 이야기는 조금 과도한 부분이 있다.


달로 날아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부모, 기적처럼 돌아온 겨우 몇 명의 아이들.

희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절망으로 변하고, 현실은 비정하기 그지없다.

에피모 모임을 보면서 몇몇 설정은 왠지 모르게 세월호와 닮아 있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가독성 좋아 잘 읽히고, 영화나 드라마를 생각한 듯한 장면과 캐릭터들이다.

절망 속에서 연대로 희망을 찾았다면 비참하고 비정한 현실은 다시 각자도생으로 변한다.

여기에 몇 개의 사연을 집어넣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오해와 죄의식, 순간적인 분노로 인한 실수, 이기주의적 행동들.

제목에서 예상한 동화 같은 장면은 사라지고 가슴 아픈 재난의 현실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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