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 닐 게이먼과 26인 작가들의 앤솔러지
로디 도일 외 지음, 닐 게이먼 외 엮음, 장호연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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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닐 게이먼과 알 사란토니오가 기획한 책이다.

닐 게이먼을 포함해서 27명의 작가가 참여한 앤솔로지다.

장르는 판타지, 호러, SF 등 다양하고, 분량은 모두 제각각이다.

작가 이름을 보면 상당수의 작가들이 낯익다.

낯선 작가들 중 일부도 검색해보면 책 제목이 낯익은 경우가 많다.

인터넷 서점에는 이 수많은 작가들에 대한 정보를 넣지 않았다. 조금 아쉽다.

책 마지막에 간략하게 이 작가들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그리고 장르도 뒤섞여 있어 독자가 읽으면서 스스로 분류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27편을 읽다 보니 앞에 읽었던 이야기 몇 편은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뒤적이면 금방 책 내용이 되살아나지만 이럴 때 저질 기억력은 정말 아쉽다.

모든 단편에 대한 간략한 감상을 적고 싶지만 인상적인 몇 편만 적는다.

나의 저질 기억력 속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 단편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닐 게이먼의 <진실은 검은 산의 동굴>, 월터 모슬리의 <주브널 닉스>

로런스 블록의 <잡았다 풀어주기>, 제프리 디버의 <치료사>, 조 힐의 <계단 위의 악마> 등이다.

물론 이 소설들과 다른 의미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단편들도 있다.

쌍둥이의 삶을 다룬 조이스 캐럴 오츠의 <화석 형상>

갑자기 피를 갈구하게 된 남성 이야기인 로디 도일의 <피>

읽으면서 누가, 왜? 의 의문을 품게 한 다이애나 윈 존스의 <서맨사의 일기> 등이다.


이런 앤솔로지는 작가가 많아질수록 취향을 많이 탄다. 어쩔 수 없다.

늘 좋아한 닐 게이먼의 단편은 처음엔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주브널 닉스>는 읽으면서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연대기>가 떠올랐다.

<잡았다 풀어주기>는 뒤로 넘어가면서 연쇄살인마의 본색이 서서히 드러난다.

<치료사>는 가공의 설정이 잠시 나를 혼란스럽게 했고, 예상 밖의 결말로 놀라게 했다.

<계단 위의 악마>는 문단의 구성이 눈길을 끌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렇게 다섯 편을 놓고 보니 판타지와 스릴러 소설들이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아! 월터 모슬리는 낯선 작가인데 이 이야기를 장편으로 바꿔도 재밌을 것 같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취향을 탄 소설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척 팔라닉의 <패배자>다.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이클 무어콕의 <이야기들>도 다른 이야기를 기대한 탓인지 잘 집중하지 못했다.

가장 긴 단편 중 하인 엘리자베스 핸드의 <매콜리의 벨레로폰 첫 비행>도 역시 취향을 탔다.

뭔가 강렬한 한 방이 나올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조안 해리스의 <맨해튼의 도깨비불>도 도입부에 비해 후반부가 조금 아쉽다.

팀 파워스의 <평행선>은 읽으면서 이 상황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었다. 진짜일까 하는 의문이다.

커트 앤더슨의 <스파이>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 그가 한 이야기가 사실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마이클 마셜 스미스의 <불신>도 마지막 문장으로 읽고, 그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었다.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조금씩 단편들을 읽었다.

워낙 두툼한 분량이라 단숨에 읽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취향에 따라 가독성이 많이 변했다.

늘 그렇듯이 분량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어 갑자기 이야기가 끊어진 것처럼 다가온 것도 있다.

피터 스트라우브의 <영적 스승 맬런>이 대표적이다.

스튜어트 오넌의 <실종자가 묻힌 자리>는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고 그 심리 묘사가 새롭게 다가왔다.

캐럴린 파크허스트의 <결혼 선물>도 역시 마지막 문장이 아주 인상적이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책을 뒤적이면서 이런 재미와 반전을 재발견했다.

언제 시간이 난다면 이 단편 중 몇 편은 여유를 가지고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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