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브이 안전가옥 오리지널 23
박서련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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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오리지널 23권이다.

처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검색하니 <모던테일> 속 단편 한 편을 읽은 적이 있었다.

사실 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아직 읽지 않고 제목만 기억하는 소설 때문이다.

이 소설의 제목은 프로듀서의 말에 나오는데 언제 시간 내어 읽어 봐야겠다.

그리고 제목의 그 로봇은 내가 예상한 그 로봇이 맞았다. 바로 ‘태권 브이’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태권 브이라고 한 번도 말하지 않지만 바로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우람이 말한 것처럼 내 나이가 그런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는 나이대인지도 모르겠다.

거대 로봇의 형태와 탑승자 이름을 정하는데 나이가 있는 권력자 등의 권력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주인공 우람은 탁월한 로봇 조종 실력을 가지고 있다.

국제 경기에 나가서 자신이 만든 로봇으로 준우승까지 한 전력이 있다.

그의 지도 교수가 거대 로봇 프로젝트 브이의 탑승자로 그녀로 정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방송에서 이 거대 로봇의 탑승자를 뽑는 대국민 오디션을 벌인다고 한다.

그 프로그램의 이름은 ‘프로젝트 브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몇 가지 자격 조건이 있다. 나이와 성별과 태권도 1단 자격증 등이다.

다른 것은 문제가 아닌데 남성만 지원이 가능하다. 우람은 여자다.

지원 불가능하지만 쌍둥이 오빠 보람의 이름 등을 빌려 지원한다.

서류 통과는 문제없이 되었고, 이제 방송에 직접 나오는 첫 관문이 남았다.


우람이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다른 남자들과 경쟁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몇 가지 부분에서 그녀의 체력 등이 남성에 비해 부족할지 모르지만 다른 부분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500명에서 100명으로 줄어 들고, 최종적으로 3명이 남는 방식이다.

이런 오디션 방송은 이미 기존의 방송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각 단계의 과제와 이것을 풀어나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미 작은 로봇을 만들고, 탑승해 조종한 적이 있는 그녀에게는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다.

당연히 그녀의 성적은 항상 최상위에 놓여 있다.

과연 작가는 우람을 어디까지 끌고 가서 그녀가 여성이란 사실을 밝힐지 궁금하다.


이 프로그램에서 우람의 룸메이트 정훈은 계속 턱걸이로 생존한다.

백 명 중 100등, 20명 중 20등, 10명 중 10등 같은 방식이다.

그는 정석대로 행동하고, 열정적이고 활기 찬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기술 등은 열정 등으로 보완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겐 최고의 선생이 옆에 있다. 바로 우람이다.

우람의 핀 포인트 과외는 그의 열정과 노력과 맞물려 최상의 결과를 만든다.

그렇다고 작가가 정훈의 분량을 특별히 다루지는 않는다.

팬들은 정훈과 우람의 로맨스를 기대하지만 정훈은 동성애자가 아니고 우람은 관심이 없다.


프로젝트 브이. 외형은 태권 브이. 조종사는 원작 만화영화대로 훈이.

이 프로젝트는 바로 훈을 뽑는 것이다.

이 이름과 외형으로 인해 수많은 논쟁이 오간다는 말이 중간중간 나온다.

이 부분은 과거 한국의 콘텐츠 표절 등의 문제와 엮여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기획자 등에게는 추억과 국뽕의 환상을 심어주는 이름이다.

이 만화 영화가 얼마나 인기 많았는지 말할 필요도 없다.

오래 전 이 태권 브이를 웹툰으로 다시 부활시키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진행사항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국회의사당 지붕 이야기는 이 소설에서도 다룬다.


이 오디션을 보면서 예전에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뽑는 방송이 떠올랐다.

그 프로그램이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등이 구성이나 세부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방송 등을 거의 보지 않는 내가 세부적인 부분을 알아채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가는 악마의 편집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거의 넣지 않았다.

그리고 거대 로봇의 조종사로 우람을 설정하면서 일반적인 인식을 깨트린다.

재밌는 부분은 우람과 함께 가장 강력한 후보를 게이로 설정한 것이다.

성별과 성 문제를 출연자 속에 바로 녹여내면서 사회의 인식을 깨트린다.

뛰어난 가독성, 매력적인 캐릭터,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 반전 등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게 한다.

최근 AI와 로봇에 대한 소설들이 많이 나오는데 거대 로봇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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