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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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출간된 소설이다.

무고한 장기수들의 결백을 증명하고 석방시키는 수호자 재단이라는 비영리 단체의 이야기다.

이 재단의 주요 활동 인력은 전직 국선 변호사이자 성공회 신부인 컬런 포스트다.

그는 수호자 재단에서 아주 낮은 급여를 받고, 아주 열심히 일하는 변호사다.

그가 국선 변호사를 맡았을 때 받은 트라우마로 성공회 신부가 되었다.

신부로 활동하면서 장기수들을 만나면서 다시 변호사 활동을 한다.

수호자 재단에 오는 수많은 편지 중에서 엄선해 무기수나 사형수를 변론한다.

그와 수호자 재단은 아주 힘든 싸움을 펼치고, 여러 명을 무죄로 풀어낸 적이 있다.

이번 소설에서는 큰 재판 하나와 그 사이를 끼울 다른 사건 하나를 다룬다.


큰 재판 하나는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퀸시 밀러의 재판 건이다.

그는 22년 전 플로리다주 시브룩의 변호사 키스 루소를 산탄총으로 죽인 혐의로 무기수 판결을 받았다.

그의 재판은 부당함으로 가득하다. 가장 중요한 증거 플래시는 사라졌고, 사진만 남았다.

살인 당일 그와 함께 있었다는 여인의 증언이 있었지만 경찰이 만들어낸 증인들이 더 유력하게 작용했다.

이 당시 국선 변호사 타일러는 아주 열심히, 제대로 일했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타일러는 변호사를 그만 두고 부동산 개발업자가 된다.

포스트는 타일러를 만나 그 당시 재판에 대한 것과 그가 실제 경험했던 끔찍한 이야기를 듣는다.

퀸시를 무죄로 석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도 있다.


소설의 도입부에 사형집행일 당시 상황을 빠르게 보여준다.

사형집행 2시간을 앞두고 주지사는 형 집행 중단 요청을 거부한다.

최후의 만찬을 먹으려고 하는데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이때 전화 한 통이 온다. 형 집행 정지를 명령하는 법원의 전화다.

이렇게 듀크 러셀은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그가 무죄로 풀려난 것은 아니다.

포스트는 실제 범인에게 전화를 한다. 그를 잡겠다고 말한다.

수호자 재단은 이렇게 몇 명이나 죽음 앞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구해냈다.

물론 실패한 적도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기부와 열정에 기댄 것이다.


포스트는 낡은 차를 타고 각 형무소와 법원을 돌아다닌다.

재단의 열악한 재정은 많은 변호사를 고용할 여력이 없다.

그들이 구해낸 사람 중 한 명인 프랭키는 자발적으로 이 재단의 일을 돕는다.

프랭키도 14년 간이나 무고하게 감옥에 갇혀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 흑인이란 이유로 제대로 된 판결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다.

검사들은 자신들의 승리를 위해 제대로 된 전문가가 아닌 필요한 비전문가를 전문가로 고용한다.

배심원의 인종 비율도 판결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퀸시가 사형되지 않은 것은 유일한 흑인 배심원이 활약한 결과다.

배심원 선정을 둘러싼 치열한 검사와 변호사의 다툼은 다른 소설에서 잘 나온다.


사형수나 무기수를 변호할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 사람이 과연 무죄일까 하는 의혹이다.

변론을 진행하면서도 이 의심은 여전히 유효하다.

소설을 읽다 보면 미국의 열악한 교도 행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간수들은 시급 12달러를 받고 일한다. 이 급여로 정상적인 생활이 쉽지 않다.

당연히 검은 돈의 유혹에 약할 수밖에 없다. 구조적인 문제다.

빠듯한 예산과 많은 수감자 문제는 서로 맞물려 있다. 제대로 된 교정시설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작가는 미국 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인 인종 차별 문제를 꾸준히 말한다.

그것과 더불어 광대한 해변으로 인해 예전 있었던 수많은 마약 문제도 같이 말한다.


소설은 실화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퀸시 밀러 사건도 실제 사건이 배경이다.

이런 실화를 다양한 사건과 엮어 멋진 법정 스릴러로 만들어낸 것은 작가의 대단한 역량이다.

억울한 죄수를 풀어주기 위한 노력은 돈과 노력과 열정과 끈기가 필요하다. 어쩌면 행운도.

여전히 뛰어난 가독성과 매력적인 캐릭터, 상황을 쪼고, 풀어주는 구성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얼마 전에 읽었던 <카미노 아일랜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성공회 신부인 포스트를 내세워 살짝 종교적인 색채도 가진다.

두툼한 분량이지만 체력만 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존 그리샴의 소설에 눈길이 간다. 이 문장을 이전에도 쓴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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