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이마를 쓰다듬는 꿈속에서 창비시선 480
유혜빈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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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480권이다.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예순한 편의 시가 실렸는데 마음에, 이성에 살짝 살짝 왔다 간다.

어떤 시는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 같고, 어떤 시들은 sf소설처럼 다가왔다.

읽을 때는 잘 인식하지 못했는데 다시 대충 넘겨보다 보니 꿈이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출판사 리류에 꿈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섬세한 층위를 이루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어쩌면 내가 sf소설이라고 생각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BIRD FEEDING>은 두 번 읽을 때 ‘오래된 내’가 이해가 되었다.

다시 읽으니 “가장 신선한 우울”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눈물 범벅인 언니, 다시 오지 않아도 좋다는 속내. 그리고 꿈.

책과 영화와 음악에서 영향을 받아쓴 시어나 시가 몇 편 나온다.

내가 읽었지만 이해하지 못한 책, 보지 못한 책이나 영화들.

좀더 정밀하게 여러 번 읽으면 조금은 이해가 될까?


<낮게 부는 바람>은 마지막 시어를 읽고 한 편의 동화 같다고 느꼈다.

“그 한 사람이 너를 잠들게 하는 것이라는 걸

 멀리서 너의 이마를 아주 오래 쓰다듬고 있다는 걸

아무래도 너는 모르는 게 좋겠지”(부분)

칭얼거리는 아이를 잠재우기 위해 약하게 부채를 부치던 장면이 떠올랐다.

<검은 별>은 아주 잔인하게 개를 버린 장면을 본 후 쓴 시다.

‘내 눈을 봐줘 나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아 그 무엇도 너희에게 저지르지 않아”

그 개를 버린 이와 비교되는 마음, 어쩌면 그 속에 담긴 체념.


시집에 실린 시들은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된다.

이런 부분은 재밌고, 그 의도가 궁금하다.

가볍게 다가오는 시도 있지만 무겁고 어렵게 다가온 시들이 더 많다.

얼마나 반복해서 읽어야 시집이 나에게 문을 열까?

이번에도 이런 생각을 한다. 시는 여전히 어렵다.

그럼에도 계속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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