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구
윤재호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는 영화감독이다. 이 책은 그의 첫 소설이다. 장르는 SF 액션 판타지이다.

윤재호 영화감독이 만든 영화 중 본 영화는 현재 없다. 최근에 영화를 거의 보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의 영화 제목은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아도 익숙한 편이다.

검색해 영화 내용 등을 확인하면 영화 소개 방송 등에서 얼핏 본 것 같다.

추천평을 쓴 세 명의 배우들은 모두 윤재호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다.

이들의 추천평은 소설을 읽고 난 후 개인의 취향 등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환경 오염으로 지구를 떠난 최후의 인류가 정착한 곳이 바로 세 번째 지구다.

지구와 최대한 환경이 비슷한 이 행성에서 인류의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200년 후의 시간을 배경으로 제3지구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작가는 한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하나의 시선으로 그려내지 않고,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킨다.

이 행성은 12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귀족 등이 사는 중앙이란 곳이 있다.

각 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행운 추첨으로 중앙으로 가는 것을 꿈꾼다.

다른 방법 중 하나는 구역이 파이터가 되어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주인공 중 한 명인 해성은 8구역 최강의 파이터다.


이 행성은 아주 불평등하다. 착취 구조가 견고하게 이루어져 있고, 1%의 엘리트들이 상부 구조를 이룬다.

각 구역의 사람들은 노예처럼 노동에 종사하고, 값싼 마약이나 술로 자신들의 삶을 위로한다.

이런 삶에 반기를 든 반군 조직이 있다. 바로 레볼트다. 이 반군을 쫓는 인물이 플릭 제1팀장 크루거다.

그는 독재자의 사냥개가 되어 레볼트를 무너트리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레볼트에게 죽은 애인이다.

사랑했던 그녀가 죽은 후 레볼트에 대한 반감이 더 높아졌다.

하지만 자신이 쫓는 무리와 그 과정에서 만난 한 여인을 통해 자신의 일에 의문을 품는다.

사실을 왜곡하고, 현실을 가리는 조직과 그가 아는 사실이 충동한다.


여기에 레볼트에 지원하는 해성의 친구 헤나, 해성의 숨겨진 능력을 개발하려는 아리아4세 등이 나온다.

이들의 시선과 경험은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이 행성의 다른 면을 알려준다.

프롤로그에 나온 이야기 이외 다른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야기 규모를 더 키운다.

액션 판타지를 강화하기 위한 설정 중 하나인 괴물의 등장은 이야기에 속도감을 더한다.

자르고 죽여도 재생하는 이들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대 무기로 대적하기는 어렵다.

이 괴물들의 정체가 밝혀지고, 황제 케이를 중심으로 한 권력 투쟁이 조용히 벌어진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채취되는 레드, 블루, 블랙 다이아몬드는 아주 강력한 힘을 품고 있다.


작가는 거대한 이야기의 도입부라고 말하면서 많은 설정을 풀어놓았다.

수많은 등장인물, 이 행성에 거주하는 포식자 괴물들, 인간에서 괴물로 변신하는 존재들.

강하게 고착된 지배 구조,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듯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

정치 무관심과 마약 중독. 파이터 경기로 욕망을 분출하는 재미, 행운 추첨으로 중앙으로 가는 기회.

작가는 이런 설정들을 깊이 있게 파고 드는 대신 가볍고 빠른 액션 등에 집중한다.

사람들은 무수히 죽어 나가고, 저장소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문제가 더 심해진다.

하지만 황제를 물리치고 제3지구에 평화와 평등을 가져다 줄 해성의 각성은 늦기만 하다.


전체적인 가독성은 상당히 좋다. 완성도만 놓고 보면 잘 쓴 웹소설보다 못한 부분이 있다.

설정의 허술함은 상황의 변화를 쉽게 만들고, 죽음을 너무 쉽게 다룬다.

최악의 장면은 20만 명의 미친 인간들을 모두 죽였다는 대목이다. 그것도 두 사람이.

영화로 만든다면 이 허술함을 영상이나 연기 등으로 가릴 수 있지만 소설은 아니다.

우림지대 전투에서 중요 등장인물들이 죽거나 팔이 잘리거나 죽기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생긴다.

그런데 이것을 한 사람의 천재 과학자가 해결한다. 둔재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다.

이 책의 매력 하나를 더하고 싶어졌다. 바로 이 행성에 사는 괴물들에 대한 일러스트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속작이 나오면 보고 싶다. 아직 궁금한 것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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