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도시 탐구 - 우리나라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F, 판타지 작가로 먼저 각인된 작가다. 그런데 다른 분야의 책도 상당히 많이 낸다.

자신의 전공과 전문 분야를 엮어서 다양한 책을 내는데 이 책도 그런 종류 중 하나다.

실제 글을 읽으면 발로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실제 원고의 많은 부분이 <김영철의 파워FM> ‘곽재식의 과학 편의점’ 시간에 다룬 것이라고 한다.

라디오는 듣지 못했지만 책으로 이렇게 만났으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모두 열 도시다. 적지 않은 도시 숫자다.

개인적으로 가장 낯선 도시는 청주와 여수다.

청주는 분명 가본 곳인데 회사 워크샵 등으로 간 것이라 인상이 너무 흐릿하다.

여수는 어릴 때 스쳐 지나간 곳이다. 그때 정보가 많았다면 아마 한 번 이상 머물렀을 곳이다.

다른 여덟 도시 중 가장 최근에 간 곳은 제주이고, 대전은 KTX로 지나만 다닌다.

하지만 이 열 도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들과 사람들이 수시로 떠올랐다.

이전에 자주 갔지만 이제는 왠지 모르게 쉽게 발길이 그곳으로 향하지 않는 곳도 있다.


청주 이야기를 읽으면서 배터리 회사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았다.

인터넷으로 청주 배터리공장을 치니 화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청주 두꺼비를 검색하니 양서류생태공원이 보인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결과가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청주 이야기를 읽으면서 <곽재식의 고전 유람>속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대전은 가장 최근에 간 것은 오래 전 회사 직원의 결혼식이다. 살짝 옆구리만 보고 왔다.

오래 전 회사 일로 이곳에 간 적이 있는데 역시 정보가 많지 않고 길게 머물 생각도 없었다.

이런 대전에 관심을 두게 된 데는 이곳의 칼국수 등에 대한 팟캐스트를 듣고 난 다음이다.

철도와 국수의 상관관계를 말할 때 고속도로 휴게소 우동이 생각났다. 맛있게 먹었던 그 우동.

지금은 대덕에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학교 선배가 먼저 떠오른다. 만나 지 오래된 그 선배.


전주는 당일 여행한 곳이다. 워낙 맛집들로 유명한 곳이라 큰 기대를 하고 갔다.

한옥마을은 솔직히 별로 였고, 줄 서 먹던 집들이나 빵 가게는 이제 서울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경기전은 생각보다 좋았고, 하천을 돌면서 구경하던 곳도 생각난다.

이 동네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에게 맛집 소개를 부탁했을 때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탄소 섬유의 고장이라고? 생각도 못한 공장이 있다. 나의 편향된 시각을 반성하게 한다.

속초. 어쩌면 가장 많이 간 곳이다. 어릴 때 차를 몰고 해돋이를 보기 위해 간 곳이다.

친구들과 가고, 가족들과 가고, 회사 워크샵으로 간 곳이다.

회를 시키면 한때는 오징어 회를 공짜로 계속 주었다고 오랜 추억을 씹는 곳이다.

친구들과 갈 때와 아이들이 끼었을 때 가는 일정이 다른 곳. 겨울 여행이 생각나는 곳.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였던 경주. 그때는 정말 별로였다.

친구와 함께 다시 간 경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전혀 보이지 않아 고개만 갸웃했다.

방송이나 책으로 이 도시를 소개하는 것을 보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아이와 다녀온 친구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기억을 새롭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울산은 친구 집이 있어 몇 번 간 곳이다.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도 희미하다.

울산에 가서 울산에서 논 적이 거의 없다. 경주에 가거나 부산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거대한 공장들은 회사 입사 후나 그 이후 여행에서 본 적이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거제 옥포 조선소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울산의 옛 지명이 학성이었다니.


언제부터인가 매년 여행을 가는 곳이 된 제주도.

제주 산업 특산품 반도체 이야기를 할 때 이직해 이곳으로 이사간 후배가 떠오른다.

그 후배의 도움으로 제주 일주를 아주 간결하게 한 적이 있다. 올레길을 모두 돌았다고 할 때 부러웠다.

무수히 많은 신들이 살고 있고, 역사의 비극이 자리한 곳.

가깝지만 잘 가지 않는 곳이 수원이다. 화성도 아내 친구 돌잔치 때문에 간 적이 있다. 좋았다.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지만 서울을 떠나 가는 데 길이 너무 막힌다.

삼성전자 때문에 너무나도 부유해진 도시. 수원 왕갈비를 먹었던가? 모르겠다. 너무 오래되었다.


여수. 노래 한 곡으로 더 유명해진 곳.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은 향일암이다.

서울에서 너무 멀어 발걸음이 나아가질 않는다. 여수 정유공장들 파이프는 대단하다.

어릴 때 차를 몰고 지나가면서 본 그 거대한 공장들이 정유공장이었을까?

부산은 솔직히 나에게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항구 도시였기에.

해운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간 겨울 바다는 너무 볼 품이 없었다.

가보지 못한 몇 곳에 대한 환상은 있지만 늘 기대하는 음식에는 물음표를 던진다.

한때 방송 때문에 잠시 나의 여행 욕구를 올렸지만 그렇게 끌리지 않는 도시다.

이런 생각을 바로잡을 방법은 실제 그곳을 다시 가보는 것이다.

신발공장과 무수히 많았던 의류 및 섬유 공장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