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아이 마음을 꿈꾸다 6
전건우 외 지음 / 꿈꾸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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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 작가 4명이 모였다. 이 4명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장편으로 만났다. 차무진의 경우 단편만 읽었다. 언젠가 집에 있는 장편을 읽고 싶은데 늘 그렇듯이 장담할 수 없다. 이번 단편집은 유튜브로 세상을 보고 읽는 청소년에 대한 앤솔로지다. 언제부터인가 검색을 인터넷 포털이 아닌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유튜브 동영상에 금방 빠져든다. 유튜브의 콘텐츠가 풍부해지면서 검색하고 유입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인터넷 초창기처럼 당연히 수많은 문제점들이 생긴다. 영상의 내용을 그대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튜버들은 코인을 위해서라면 아슬아슬하게 불법의 경계선까지 나아간다. 가끔은 그 경계선을 넘어간다.


전건우의 <공생>은 유튜브의 생리를 가장 잘 파고든 작품이다. 모종의 기관 직원들이 회의실에 모여 국민 영웅 현우의 유튜브를 시청한다. 일상 브이로그로 국민 영웅이 된 후 전업 유튜버가 된 현우의 영상을 따라가면서 바뀐 초심과 코인 벌이에 대해 보여준다. 처음 그가 한 행동은 우연과 선한 마음 때문이지만 전업이 되는 순간 나온 몇 편의 영상은 의심의 눈길로 볼 수밖에 없다. 많은 시청자가 유입되면서 그의 팬덤이 생기고, 이에 반발하는 사람도 생긴다. 그러다 잠시 고개를 돌려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굴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몇 가지 사실은 제목 그대로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과거 있었던 사기극들이 떠올랐다.


정해연의 <참교육의 날>은 과거 파워 블로거의 유튜브 버전처럼 다가온다. 중학생 세환은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으로 유튜버 ‘참교육’을 보고 팬이 된다. 후원금을 보낼 정도로 열성적이다. 참교육이 유뷰트에서 보여주는 행동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어느 날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이 참교육의 채널에 음식 재사용하는 식당으로 나왔다. 평소 부모님의 삶을 옆에서 본 그에게 믿기 어려운 일이다. 참교육 채널에 자신의 사연을 올리지만 금방 잘린다. 식당은 손님이 거의 오지 않고 폐업 위기에 처한다. 과거 방송 조작을 통해 망했던 업체들이 떠오른다. 세환은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한다. 결국 진실을 알게 되지만 현실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다.


정명섭의 <하얀 돌고래 게임>은 청소년을 자살로 몰고 가는 게임에 대한 이야기다. 상태의 친구 한우는 학교 건물에서 떨어져 죽었다. 자살이다. 학교나 집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 자살이 이해가 될 텐데 상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친구 마리와 함께 한우의 집에 간다. 그곳에서 하얀 돌고래라는 게임을 발견한다. 미션을 수행하면 레벨이 올라가는 게임이다. 상태는 정 준혁 아저씨의 도움을 받는다. 이 앱의 정체는 자살을 몰고 간 게임의 아류작이다. 이 앱을 깔고 레벨을 올린 아이들은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 참혹하다. 편리하고 정보가 많은 틈 사이로 짙은 어둠이 자리 잡고 있다. 장편으로 만들어 긴장감을 더 고조시켜도 좋을 것 같다.


차무진의 <꼬르모의 방>은 ASMR 방송을 다룬다. 이 소설을 읽기 전 ASMR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로 알았다. 아니다. 민주는 유튜버 ‘꼬르모’가 만든 ASMR에 중독되어 있다. 이 사실을 안 엄마가 민주의 휴대폰에서 앱을 지운다. 노특북으로 보는데 헤드폰을 뺏긴다. 불면증에 빠진 민주는 꼬르모의 ASMR을 듣고 잠에 빠진다. 읽다 보면 꼬르모의 정체는 금방 알게 된다. 판타지 설정을 넣었는데 가볍게 녹아든다. 그리고 진자 이야기가 마지막에 펼쳐진다. 왜 엄마가 민주의 유튜브 감상을 막았는지, 민주에게 어떤 일이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대목이 있지만 가독성은 아주 좋다. 꼬르모가 무슨 의미인지는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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