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브랜든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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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몬 작가의 ‘사람 3부작’ 마지막 편이다. 앞의 두 편 <데이빗>과 <에리타>는 아직 읽지 않았다. 이 시리즈첫 권인 <데이빗>은 2020년 네이버 웹툰에 처음 연재를 했는데 상당히 좋은 평점을 받았다. 이번 책을 읽기 전 어떤 내용인지 잘 몰랐다. 웹툰과 사람 3부작이란 단어에 혹했다. 솔직히 말해 이런 스타일의 웹툰은 거의 보지 않는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네이버 웹툰을 보는 작품은 몇 개 되지 않는다. 보다 중단한 작품도 있고, 연재가 끝난 작품도 있다. 아마 중단한 웹툰들은 언젠가 한 번 몰아서 볼 예정이다. 정말 취향이 아니면 손이 가지 않겠지만.


이 웹툰을 보고 처음에는 놀랐다. 대충 훑어본 그림체와 내용은 예상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어린 브랜든이 갑자기 차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 마주한 곳은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다. 여기서 브랜든은 성인으로 변한다. 이곳에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존재 올미어를 만난다. 생긴 것만 놓고 보면 간단한 골격에 머리처럼 생긴 검은 구체가 있다. 칼처럼 생긴 팔로 지구와 같은 행성을 관찰하고 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올미어가 자신을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브랜든도 당연히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나중에 올미어가 다른 행성라키모아에서 한 생명체를 데리고 왔을 때도 반복된다.


여기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단어가 하나 있다. 사람이란 단어다.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단어다. 인간들이 다른 동물들을 볼 때 생각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풀려간다. 올미어에게 인간은 그들 기준으로 사람이 아니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 라키모아 행성인들도 아마 그럴 것이다. 외계생명체를 사람이라고 부를 이유는 없다. 흔히 SF소설 등에서 말하는 외계의 지적생명체라고 불러도 된다. 이런 의미라면 사람이란 지적생명체로 해석해도 된다. 이전 작품들을 읽지 않아 작가가 풀어내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정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이 작품만 놓고 보면 협소하게 해석할 여지가 많다.


올미어는 강철보다 강한 몸체에 비해 약간 머리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브랜든이 올미어를 죽일 수 있었던 것도 이 약점 때문이다. 올미어가 보여준 세계는 증식이 아니라 단일복제를 하고 자신들이 얻은 정보를 공유한다. 브랜든이 자신이 방문한 곳 이외에 나가는 경험을 하는데 다른 올미어들이 그를 애완동물처럼 쳐다본다.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브랜든이 올미어 입장에서는 하등동물 같다. 그리고 올미어를 죽이고 지구로 돌아간 그는 놀라운 과학적 성과를 이루지만 외롭고, 평생 사람을 죽였다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급속한 전개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가 개인적으로 더 흥미로웠다.


사람이란 단어보다 내가 이 웹툰을 읽으면서 더 관심이 간 부분은 라키모아에서 숭배하는 존재에 대한 것이다. 올미어가 라키모아에서 불러온 존재를 구해주는데 이 경험이 그들 문화에 하나의 신화처럼 작용한다. 브랜든의 신상을 조각하고 그가 강림하길 바란다. 그의 경험이 그 문화에 하나의 종교로 뿌리내린 것이다. 여기에 브랜든이 올미어를 죽인 사건이 하나의 죄의식으로 작용하면서 낯익은 종교의 모양을 갖춘다. 잠시 종교 만화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기득권의 대립과 충돌을 보여주면서 액션으로 넘어가는데 결국에는 ‘당신은 무엇?’이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마무리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무리다.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선 이전 작품들을 한 번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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