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0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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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작년 이맘때 즈음에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이란 책을 읽었다. 현재 이 책은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으로 개정되어 나왔다. 새로운 작가 3명이 추가되어 있는데 아주 낯익은 작가들이다. 이 부분은 변경된 작가들만 가지고 서평을 따로 쓸 예정이다. 작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여성작가들은 왜 빠졌지 생각했는데 이번에 60년대 이후 남녀 작가별로 구분해 2권으로 나왔다. 대부분 낯익은 이름들인데 작가 한 명이 낯설다. 그 낯선 작가로부터 저자는 분석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분석의 중요한 틀은 근대와 장편소설이다.


10명의 여성작가들 중 두 명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최소 한 권씩은 읽었다. 사실 확실하게 읽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인물은 한 명이다. 바로 전혜린이다. 강신재의 경우 낯설지만 그녀의 단편을 읽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한때 아주 열심히 한국 단편소설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전혜린을 내가 인식한 것도 사실 여성작가들의 글을 통해서였다. 소설가도 아니고 번역가이고, 수필집도 사후 두 권 나온 것이 전부이다 보니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도 유명하다고 하니 오래전 2권을 사놓기는 했다. 지금 감성으로 읽는다면 어떨까? 사실 소설가도 아닌 전혜린을 넣은 이유를 저자는 그녀가 표시하는 지점 때문이라고 말한다. 서구문학이 일어중역판으로 나오던 그 시절 그녀는 자신이 직접 번역했다. 그리고 그녀가 선택했던 작품들이 독일에서 중요하게 평가하지 않는 작가를 한국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재밌는 부분은 그 두 권의 소설들이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은 재미가 없었다. 당시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워낙 <토지>가 유명해서 읽었다. 기대를 너무한 것인지, 아니면 취향이 다른 것인지. 어쩌면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재미없었던 이유에 대한 답을 조금은 찾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토지>는 지금도 읽지 않았다. 박완서의 <나목>은 읽은 것 같은데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때 열심히 박완서의 초기 소설들을 읽었는데 어느 작품에서 어린 내가 충격을 받았다. 아직 지금처럼 거장으로 인정받기 전이었는데 그 당시 말로 통속적이고 너무나도 환멸을 느끼게 만들었다. 읽다 그만 둔 작품도 몇 권 있다. 그 후 그녀의 작품들을 새롭게 읽으면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늘 궁금하다.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오정희의 <유년의 뜰>도 솔직히 기억에 없다. 아마 읽었다고 해도 재미없었을 것이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 큰 기대를 했는데 너무 기대에 뒤처지는 책을 한 권 읽은 후 관심을 많이 접었다. 그녀의 대표작을 읽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강석경의 <숲속의 방>은 어느날 집 책장에 꽂혀 있어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되어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재밌게 읽었고, 작가의 다음 작품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80년대 두 작가를 내세워 둘의 차이를 들려줄 때 내 취향은 강석경임을 분명하게 느낀다. 갑자기 한창 이름을 날리다가 작품 활동이 뜸해진 양귀자가 떠올랐던 것은 왜일까? 서점에 양귀자의 책들이 다시 나오고 있던데 로쟈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났다.


한때 아주 열심히 읽은 작가가 공지영과 은희경이다. 아직도 공지영의 초기 3권을 정신없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세부적인 내용은 당연히 기억나지 않지만 표지에 실린 예쁜 얼굴과 높은 가독성이 떠오른다. <우행시>로 다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저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집중한다. 저자의 줄거리 내용과 분석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재밌게 읽었다. 친구가 추천하기도 했다. 이후 내가 한국 소설을 떠나게 만든 인물들 중의 한 명이 바로 은희경이다. 90년대 여성작가들의 소설은 계속 읽기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읽을 때는 몰랐는데 저자의 분석에서 사라진 20년 부분은 공감하면서 왠지 모르게 반발심을 느끼게 만든다.


표절작가로 낙인찍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나는 눈물 흘리며 읽었다. 이 책을 추천했을 때 눈물 흘린 사람과 재미없다는 사람으로 나누어졌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실제로 신경숙의 책을 여러 권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읽은 것은 몇 권 되지 않는데 표절 사건 이후 더 손이 나가지 않는다. 필사를 하면서 문장을 연습한 것이 자신도 모르는 표절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가 황정은이다. 어쩌다보니 3권의 장편소설을 읽었다. 두 권은 경장편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계속해보겠습니다>도 읽었는데 솔직히 쉽지 않았다. 그녀의 소설이 나를 완전히 사로잡은 것은 <디디의 우산>인데 이 책에서는 잠시 언급만 하고 지나간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분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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