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 모중석 스릴러 클럽 1
제임스 시겔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영화로 본 적이 있는 작품이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유사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영화와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소설이 더 마음에 들지만 영화 속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의 매력을 생각하면 영화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결말에 사건을 처리하는 부분을 생각하면 영화가 깔끔할지 모르지만 소설이 더 나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그녀의 정체를 어느 정도 예측하였고, 그 예상은 들어맞았다. 아마 소설의 문장을 영상으로 표현하면서 많은 단서와 이미지를 남겨두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를 보지 않고 소설을 먼저 읽었다면 그녀의 정체를 쉽게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고 마지막 복수를 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소설은 또 다른 장치를 만들어두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 부분이 소설의 가장 멋진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그가 바라든 조용한 소망의 일부분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약간의 변형은 있지만.

영화 속에서 느낀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소설 속에서 다시 느꼈다. 멍청하게 아니 어쩔 수 없이 강도의 협박에 굴복하고 끌려가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속에 분노를 만들어내었다. 그렇게 밖에 현실을 끌고 갈 수밖에 없었나? 협박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파멸하기 전까지 이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뻔한 것이 아닌가? 만약 나에게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과연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아마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나도 소설 속 주인공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나에게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지 모른다. 알면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주는 그 무게에 짓눌리면서.

영화를 보지 않고 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를 보았기에 문장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나에게 살아나지만 그것은 감독의 연출에 의한 영상이다. 문장의 세부적인 것들이 하나의 무대 장치로 바뀌면서 나의 상상력은 이미 만들어진 영상으로 대체된 것이다. 그리고 숨겨진 정체를 알고 읽는 것은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스릴러가 주는 매력이 많은 부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정체도 알고 마지막 결말(영화와 다르지만)도 알지만 책만의 매력이 살아있다. 쉽고 빠르게 몰입하게 하면서 영화와 비교하게 하고 영화와 다른 장면들 때문에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들이 재미있었다. 다른 작품들도 번역되었으면 한다. 한 명의 기대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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