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카의 뇌 -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 사이언스 클래식 36
칼 세이건 지음, 홍승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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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독자다. 그래도 시험을 위해 줄거리와 주제와 숨겨진 의미를 맞추는 일은 징그럽게 지루했다. 주변의 소설 읽는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말을 듣는다. 하지만 역시 직접 느릿하게 읽는 것은 좋아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 주변의 대부분은 시험 이전에 직접 읽는 맛을 본 독자들이다. 이미 읽는 맛을 아는데 강제로 남이 선별한 글을 읽고 답을 맞추라고 하니 싫은 것이다. 그래서 그 시기를 지나 - 꼭 지나서인 것은 아니다 - 다시 즐겁게 읽는 생활로 자연히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스스로 읽는 맛을 알게 되기 전에 강제로 시험의 재료로만 글을 접했다면? 그 뒤로도 읽기가 싫은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떤 특별한 기회가 있다면 사실은 자신이 글읽기, 책읽기에 흥미가 있다는 걸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 기회가 없다면 달라지지 않는 게 당연해 보인다. 오늘은 다른 이야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바로 과학이다. 이야기 자리에 과학을 대입해 상상해보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과학과 과학책이라는 것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우연하게 다시 접하면 본연의 맛을 경험할 수도 있지 않을까? 본연의 맛이라는 게 우리가 주입식으로 외운 것들과 다른 것이라면. 완전하게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 이 가정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확인해본다.



칼 세이건의 <브로카의 뇌>는 1970년대에 다양한 곳에서 있었던 강연 내용과 기고했던 칼럼 원고들을 모아놓은 에세이집이다. 아인슈타인 평전부터 사이비과학자들, 카바 신전의 성스러운 돌, 외계 지성체까지 한편으로는 생뚱맞아 보이는 이야기거리들이 한데 섞여있다. 과학과 관련된 전문 지식들이 부분적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서문에서 콕 집어 말하는 것처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에는 먼저 출판되었던 <에덴의 용>에서 인간 지성의 발달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칼 세이건이 쓴 뇌과학 고전으로 기대하며 책을 열었다.(표지도 꼭 예쁜 뇌과학 책처럼 생겼다.) 눈부시게 발달한 현대의 뇌과학과 비교해보고 싶었던 야망과는 달리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라는 부제에 충실한 책이다.

※※※주의. 뇌과학책이 아닙니다.※※※


여러 장에 걸쳐서 사이비과학이나 유사과학에 대해 보여주는 칼 세이건의 태도는 대단히 감동적이다. 그 시작은 사이비과학이나 유사과학이 유행하는 이유다. 우리가 세계의 본질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서 인기를 끌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사과학의 탄생을 우리들 자신의 욕구 발현의 방법 중 하나로 받아들인다. 다만 합리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어야 한다는 가정하에. 그리고 비판받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떠도는 수많은 사이비과학들을 어떻게 검증해야 할까? 무려 칼 세이건이 직접 시간을 내어 검증한다! 사이비과학의 가설들을 하나하나 논리구조를 확인하고, 사실을 확인한다. 이런 일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말도 안되는 내용들을 격파해나간다. 하지만 분명하게 검증의 시작 부분에서는 이것이 옳을 수도 있는 하나의 가설로 대우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이런 모습들이 진짜 과학이라는 태도인가 싶은 것이다.




이게 무슨 우주영화 이야기인가 싶은 부분들도 있다. 행성물리학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물리학이라는 글자만으로도 고개를 돌리고 싶은데, 행성물리학이라는 학문은 더욱 생소하다. 그런데 이 스타워즈 해설서에나 나올법한 행성물리학도 책을 따라 읽다보면 정말 우리에게 닥친 중요한 일처럼 느껴진다는 게 칼 세이건의 마력이다. 행성물리학이란 지구에서 우리가 물질들을 연구하는 것처럼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에서도 공기를 조사하고, 지표를 조사하고, 내부를 조사하는 학문이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앞으로 지구의 미래를 두고 갈림길에 섰을 때 판단기준과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다른 행성의 현재 상태가 지구처럼 생명체가 있었다가 멸종해버린 상태인건지 - 이런 경우 우리는 지구를 지금보다 더더욱 소중하게 여겨야한다 - , 또 생명체가 존재할 환경이 준비된 상태인건지. 이런 실용적인 이유 말고도 지구라는 행성이 우주의 수많은 행성 중 하나라는 것과 우리 인간도 그 안에서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의 종이라는 확장된 생각은 겸허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런 느낌들은 점점 과학을 한다는 건 이만큼 세상을 깊게 바라보는 일인건가 헷갈리는 것이다.


옆 동네 행정구역 이름도 잘 모르는데.. 밤하늘에 보이지도 않는 소행성 이름 하나 화성의 산맥 이름 하나가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칼 세이건에 따르면 확실한 소용이 있다. 어떤 여행지에 갔다가, 어떤 역사책을 읽다가 지명이나 고유명사를 접할 때 이야기가 있으면 호오거리게 된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지나 남아있는 지명이나 고유명사들이 전부 서양의 백인의 남성 과학자들뿐이라면 어떨까? 만약 미래에 지구가 멸망하고 인류가 더 넓은 우주를 무대로 생활하게 된다면 그때 남아있는 것은 그 과학자들의 이름 뿐일 것이다. 주류 기득권 범위 안에서 진지하게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모습도 상세하게 보여준다. 시야를 우주로 확장하고 그에 따른 넓은 시선으로 지명 명명에까지 관점을 적용하는 게 과학이 우리의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연결되는 것처럼 느껴져 또 한번 감동이었다.


어떤 챕터를 시작해도 그 감동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도 그렇다. 앞으로의 과학이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전까지의 연구는 한순간에 뒤집힐 수도 있고, 지금의 주요 논의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시대의 최고가 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 그 자체다. 이런 미래에 대한 태도는 칼 세이건이 여러 장들에서 해왔던 과거의 과학을 들추어보는 작업과 연결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실은 칼 세이건이 했던 여러 분야의 미래에 대한 예측들이 많이 들어맞은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코스모스>도 읽지 않은 나는 <브로카의 뇌>가 칼 세이건의 첫 책이다. 신기한 것은 읽다 보면 책 후반부로 갈수록 책에 반하고, 작가에 반해가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대로 기꺼이 휘둘리면서 따라가게 되는 점이다. 분명 책을 읽기 시작했던 초반에는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소용이고 나와 무슨 상관이며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군가 싶었다. 그런데 전혀 무관해보이던 이야기들이 결국 마지막에는 언제나 칼 세이건이 주장대로 바로 우리 시대의 일-30년 후인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더더욱 소중한-이며 필수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이 일이 이렇게 중요하고 우리 시대의 어떤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과학책-사실은 칼세이건의 책-을 읽는 일을 떠올려본다. 체험해본 바로는 그건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중요도를 떠나 하나의 가설로서 진지하게 대우해주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논리와 증거가 확실하다면 주류의 주장이 전복되는 것이 당연한 유토피아적인 세계를 접하는 일이었다. 또 소금 한톨, 뇌 하나, 벚나무 한 그루, 타이탄, 태양에 이르기까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이상적이고 단정한 아름다움을 배우는 재미였다. 과알못을 데려다 차근차근 조곤조곤하게 과학이란 지식의 총합이나 결과가 아니고 사실은 이런 거야.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고 사고방식인 거거든. 그래서 이게 무슨 말인 거냐면 봐봐 이렇게 하는 거야. 이런 다정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니 대충 여기가 어딘지 모르게 스며들었고 이런 경험에 대해 글로 써보고 싶었다. 나는 지금도 궁금하다. 과연 이 책의 뒷부분이 정말 재밌는 이야기를 모아놓은 구성인건지, 아니면 칼세이건에 스며들어 재밌어진건지.


아주 짧은 4쪽의 서문에서 사실 나는 눈물을 찔끔 흘리고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 문장 때문이었다. 지금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 속도가 정말 빠르다. 발달의 결과물들을 사용하고 혜택을 누리지만, 구체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느낀다. 당장 나는 지금 글을 쓰면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원리도 모른다. 가끔 궁금할 때는 있다. 아마 여기서 시간이 좀더 흐르면 컴퓨터나 인터넷같은 기술의 존재감 자체에 대해 인식하는 것 자체도 어려워지고, 그래서 어떤 궁금증을 가지는 것도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첨단의 과학과 기술과 인간은 점점 더 분리되어가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칼 세이건을 따라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어쩌면 약한 의문을 품고 그나마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 미래사회로 내달리는 것 같은 이 독특한 이행기를 살아갈 특권을 가진 세대는 오직 한 세대뿐이다. 바로 우리 자신! 그래서 칼 세이건의 다른 책도, 다른 과학책들도 더 읽어보려한다.

과학책방 갈다의 [칼세이건 살롱 2020] 브로카의뇌 프로그램 참여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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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카의 뇌 -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 사이언스 클래식 36
칼 세이건 지음, 홍승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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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결과와 지식의 총합이 아니라 태도이고 사고방식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었다. 이 책이 바로 그걸 보여주는 책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더 존재가 빛나는 책. 뇌과학책인줄 알고 열어봤다가 칼세이건에 입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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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문어도 영혼이 있을까?

답을 하려면 무엇을 두고 영혼이 있다고 할건지 먼저 약속을 해야 할 것 같다. 영혼이라는 게 너무 막연해서 우선 생명체를 하나 떠올리고 그 존재의 영혼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것의 영혼이라고 할 만한 것. 성격이라던가 취향이라던가 다른 개체와 구별할 만한 점. 이런 게 혼합되어있는 하나의 생명 안에 영혼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집에는 (강아지가) 어릴 때 나와 사랑으로 같이 살았던 소리라는 개가 있다. 소리는 아기때부터 정말 총명했다. 그래서 똑소리난다고 소리라는 이름을 지었다. 유전자의 1/4은 확실하게 진도인 시고르자브종이다. 나머지 유전자는 알 수 없지만 성격적으로는 진도 특징이 잘 드러난다. 쏘쿨녀라 같이 놀다가도 자기 놀이량이 차면 저만치 떨어져서 등돌리고 누워버린다거나. 사료도 필요한 양 이상은 절대 과식하는 일이 없다. 딸기는 싫어하고 사과는 좋아한다. 수많은 시고르자브종 누렁이들이 모여있어도 누가 우리 소리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올해는 자주 못 갔지만 오랜만에 봐도 반가워하는 걸 보면 아마 소리도 그럴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 따뜻하고 작은 털뭉치 안에 나와 교감할 수 있는 영혼이 들어있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내가 소리의 영혼에서 추출했던 것들의 흔적을 찾아본다. 책에는 네 마리의 문어가 나온다. 그 중 칼리라는 문어는 열정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고 옥타비아라는 문어는 온화하고 다정한 성격이다. 당연하게도 문어에게도 성격이란 게 있었다! 또 기호도 분명하다. 맘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수관을 이용해 물대포를 쏘며 표현한다. 문어들은 피부색을 순식간에(0.7초) 바꿀 수 있지만 일부분 색이 변하지 않는 점 같은 부분도 있다. 만약 똑같은 크기와 점과 모양의 문어를 여러 마리 준비해도 작가는 팔을 내밀어 교감을 통해 친한 문어를 찾아낼 것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빨판을 내밀어 친근감을 표시하는 문어를 봐도 마찬가지다.

책으로 접한 야생문어의 일생은 너무 고독해 보인다. 문어는 평생 혼자 지낸다. 어미가 알을 부화시키고는 곧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생명일 때부터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구하는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이렇게 혼자서 살다가 평생 한번 번식을 한다. 수컷은 짝짓기 이후에 금방 죽는다. 암컷은 신기하게도 정포(사람의 정자)를 가지고 있다가 원하는 시기에 수정을 시키고 알을 낳는다. 부모의 사랑을 한번도 경험해보지도 못했고, 어깨 너머로 배울 기회도 없었지만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알을 정성들여 키운다. 그리고 알들이 부화하면 고생 끝에 어미가 죽는다.

책에도 나오지만 영리하고 감정적인 문어들이 수명이 너무 짧아 안타까웠다. 만약 수명이 좀더 길어질 수 있다면 더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거다. 야생에서야 이렇지만 책에 나오는 수족관에서는 문어들이 사육사와 자원봉사자와 이 책의 작가와 교감을 나누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유는 모르지만 문어의 짧은 수명에는 딱딱한 보호껍질 없이 부드러운 피부만으로 외부 세계와 맞닿아야 하는 숙명적인 스트레스가 한 몫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만약 그렇다면 수족관에서 사는 문어들은 야생의 문어들보다 수명이 좀더 길어지기도 하는지 궁금했다.

수족관에서 모든 문어는 죽기 전에 노망이 난다. 활발하던 애들도 그 괄괄한 성격을 잃고 얌전하고 순순해지고, 피부색을 조절하는 근육들이 약해져 하얀색이 되버린다. 꼭 치매에 걸린 사람처럼. 만약 내가 소리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면 문어에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영혼이 진짜 있거나 없거나. 그 영혼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건 나라는 생물이다. 나라는 생물이 없다면 아무도 소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의 영혼에도 다른 존재의 영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나의 영혼을 비추어 보는 존재. 그 영혼이 거기 있다고 믿는 존재. 그 영혼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존재. 그렇게 내 영혼을 구별해 호명하는 존재가 있을 때 내 영혼도 확실히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여러분. 문어도 있다는 그 영혼의 생명체가 되기 위해 노력해요. 우리.

+

그래서 김춘수를 호명하면 너무 촌스러우니까 장얼을 호명해요.

내 이름을 불러 불러 불러 불러 불러주세요

단 한번만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오

[Official Audio] 장기하와 얼굴들 (Kiha & The Faces) -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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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책은 랩걸보다는 더 건조한 에세이고

브로카의뇌보다는 재밌는 에세이에 가까워요.

그리고 냉장고에 혹시 두족류 식재료를 저장해두신 분은 꼭 읽기 전에 먼저 조리해서 드세요.

제가 읽을 땐 이런 주의사항이 없어서 좀 곤란한 상황이 됐어요. 당분간은.

책에는 실제 문어에 대해 신기한 내용들이 더 많았어요.

어쩌면 치유물이나 유명인의 에세이보다 이런 게 진짜 힐링물 아닐까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문어는 솔직히 정말 귀여워요.

Shy Octopus Hides Inside Its Own Tentacles | Nautilus Live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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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큰 문어를 전시하고 있는 수족관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는 코엑스 하나뿐인 것 같다.

대문어씨. 전에 갔을 때는 못 봤는데 관심이 부족했나보다.

코엑스아쿠아리움 (coexaqu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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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2-13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먹고나서 읽는 책 ㅋㅋㅋ인간 외 생물 사랑하는 분들이야 말로 진짜 넓은 사랑이지 싶습니다. 나는 멀었어...

link123q34 2020-12-14 13:52   좋아요 1 | URL
남의집 냉장고자리 걱정..ㅋㅋㅋ 그러게요 진짜 그런 분들 참사랑인거 같아요. 숨만 쉬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건 어떤 기분일까요? 아 부러워라ㅋㅋㅋ
 

오늘은 책사진에 대해 적어놓으려고요.


근데 모임 끝나고 책사진을 찍고 마무리인사하러 나가는데,

어제 빠졌는데 왜 아무도 말을 안했어요?ㅋㅋ 큰일날뻔하게

책사진이 얼마나 중요한데.

모임을 했으면 책사진을 찍어야죠.

책사진이 없으면 기억이 안난다고요.

그래서 털어본 책사진.

아쉽. 몇개 없어요.

살다보니까 컴퓨터 하드도 좀 날려먹고.


크 저거 정본백석시집은 옛날꼰날 백석시집 모임날.

시집 잘읽고 결론은 어쩐지 그래서 백석이 잘생겼지~ 가 되었던 것 같았던 느낌적 느낌.

나중에 모임 후반부에 한번 더 했었죠?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날도 잘팔렸을거야~ 백석이니까~


문제적 모순이 요기잉네?ㅋㅋ


처참한 아버지여.. 우리는 정말 아버지를 찾고싶었는데.. 책을 찾을수 없었어..

우리는 정말 책을 찾을 수 없었던 게 맞아요.

아마 다들 그런 마음이었을 거에요.ㅋㅋ


활동사진은 제가 거의 없는데

(활동시간에 제가 참석을 안해서. 또는 갑자기 화장실에 가서. 또는 제가 사진을 찍어서.)

희소하게 남아있는 활동사진 한장.

이날 J님 댁에서 노임팩트맨 영화봤어요.

옛날꼰날에. 부러울거 같으니까 코멘트는 짧게.

지금은 다 보내버리고 없는 ㅂㄲㅂㄲ 초반 책들.

나중엔 요령껏 독점도서관에 미리 신청하기도 하고 빌려서 주로 봤어요.


딱 맞아떨어지는 시간순은 아닌데 여기부턴 비교적 최근 사진 같아요.

이때쯤 되게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는데

책사진 찍을 때마다 이북들이 속출해서..!

충격...!ㅋㅋ

저도 작년부터 이북을 보기 시작했어요.

나름나름으로 장점이 있더라고요.


러블리 있으려나서점! 그러고보니 같이 읽었나봐요.

이 책 보고 너무 좋아서 동네사람드을~~ 이렇게 귀엽고 상큼하고 징한 책덕 이야기 좀 봐봐요~~ 우리 다 이런 마음 아닙니까아 소리치고 싶었는데ㅋㅋ 그래서 같이 보자고 했나봐요.

이때쯤 또 돌고돌아 부꾸까지 흘러들어온 신입이 둘 있었죠.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거리면서.

선생님이고 뭐고 직종 중복제한이고 뭐고 아무라도 그냥와~! 하던 시절ㅋㅋ

아무라도 기다리고 있던 건데

진짜가 둘이나 나타나서 마음이 따땃한게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야~ 하던 날들이었어요.


와 맞아요. 90년생이 온다 우리 되게 책 나오고 초반에 봤었는데.

저는 작년 이전까지 신간은 거의 안 보는 스타일이었어서

트렌디한 책을 읽는다는게 좀 새로웠지만.ㅋㅋ

90년생이온다 즈음 90년생들이 신입으로 와서 또 90년생이온다 읽는 맛이 좀 괜찮았죠.

지금 생각하면 딱- 맞춰 읽은것 같아요.

아마 그 둘이 아니었으면은..

80년생들 70년생이상들(?)끼리 시컴시컴하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이게 진짠지 뭔지 아리송해하면서 읽었겠죠?

ㅋㅋㅋㅋㅋ

그래도 좀 너무 딱 90년생들이긴 했지..ㅋㅋㅋ


파우스터 재밌었는데. 좀 소름끼치기도 했고.

오타가 너무 많아서 좀 소름끼치기도 했었는데.ㅋㅋ

애증의 히가시노게이고!

신간 나오면 안읽을수도없고 다읽을수도없엌ㅋㅋㅋㅋ

같이 읽어서 시간도 아끼고 책도보고 했던 기억.


책사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저는 인어가잠든집 같은 책사진을 제일 좋아해요.

표지가 안보이는 건 좀 아쉽지만.

화면에 같은 책이 여러 권 꽉 찬게 좀 예쁘지 않나요?

마침 책도 두꺼워서 몇권만 올려도 가득차고ㅋㅋ

그리고 실용적이기도 한게 책만으로 화면이 가득차면

기습적인 신체 부위 사진(얼굴이라던가 얼굴..이라던가 얼굴이라던가ㅋㅋ)

같은 것도 안나올 확률이 크고.

그리고 도서관 이름도 안 나오고.

그리고 이 책을 몇 명이나 샀는지도 한눈에 보이고.

이런 경우는 이북도 세우면 화면 하나에 다 들어갈 수 있어서.

있으려나서점같은 건 되게 잘 나왔죠?

귀여운 표지도 약간 보이고 띠지도 약간 보이고.

클래식 클라우드 셰익스피어 사진은 제가 화장실에 급했나봐요?ㅋㅋ

사선으로 찍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ㅋㅋㅋㅋ

쾌락독서같이 주변책이 같이 찍히는 사진도 좋아했고.


역시 보기에 좀 그런 사진은 아버지를 찾아서 같은 사진이죠.

사진 하나에 추억과 

사진 하나에 쓸쓸함과 

사진 하나에 걱정과

사진 하나에 소주와

사진 하나에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역시 그날은 아버지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날 찾으려던 아버지는 어디에 계시는지 알지 못합니다.ㅋㅋ


국카스텐은 단독정기공연을 일년에 두번 해요.

여름에 찌들어 죽을 것 같을 때 내려주는 Squall

연말에 일년동안 고생했다고 마무리를 같이 하는 Happening

어떤 밴드나 다 그렇겠지만 곡마다 소리가 다양한 게 많아서

조금씩은 기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헤프닝이라 할 만한 헤프닝이 없는 헤프닝을 하자고 하곤 합니다ㅋㅋㅋㅋㅋㅋ

올해도 랜선으로라도 해야할텐데..

그래도 진짜 랜선으로 하면 많이 아쉬울텐데.


호기롭게 다음주에 ㄷㅇㄼㄹㅇ 간다했더니

확진자 접촉자 동선이 아직 다 안나와서 

내일 줌으로 만나요~

내일 준비물은

각자 마실 음료랑

올해 몰래 봤던 책 중 좀 괜찮았던 책 한 권

ㅂㄲㅂㄲ를 애정하는 마음.

일곱시반쯤 제가 링크 올릴게요 

기계와 싸우는 해프닝이 발생해서 조금 늦을 수 있으니

밴드 알림 활성화해놓고 딱 기다리고 계세요.


오늘은 화요일이네요.

누가누가 온다고 했지 무슨 얘기 가져오려나

누가누가 온단 말도 없이 갑자기 오려나

읽던 책은 서둘러서 더 읽고

너무 빨리 읽어버린 책은 다시 한번 들춰보면서

주제가 늦을 때는 그래도 책주인을 기다려주던

화요일들.


그리고 오늘은 ㅂㄲㅂㄲ 줌모임 하루 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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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가 이야기를 나눴던 방식에 대해 적어놓으려고요.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항목이 정해져있는 게 좋아요? 없는 게 좋아요?

저는 어떤 쪽이었나 돌이켜보면.. 

역시 둘 다 좋았던 것 같아요ㅋㅋ


모든 책이 제각각이다 보니까(취향이란 것도 제각각이다 보니까)

역시 특별히 하고싶은 말이 없는 책들은 

주제가 있어서 그 주제에 맞춰서 이야기하면 되니까 마음이 편했고

특별하게 소중한 책들은 

하고싶은 얘기를 다(물론 시간상 다는 못하지만) 끄집어낼 수도 있어서.

또 너무 많은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었는데

그날따라 참석인원도 너무 많은 날이면

주제가 정해져있으면 어느 정도 그 틀 안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나의 주제를 담고 있는 책에 

어쩌다 인원도 적은 날이면

책을 핑계로 서로의 경험과 생각들을 뒤섞을 수 있어서 좋았고요.


주제라는 게 있어서 참 좋았어요.

책을 골라준 사람이 골라주는 말거리.

이렇게 같이 얘기해보면 좋겠다고 올라오는 내용들을 보면 참 신기했어요.

이 책이 그런 책이었나

이 책이 그런 부분이 있었나

이 책에 그런 뜻이 있었나

이 책을 보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이 책을 보고 어떻게 그게 그렇게 되나


그래도 그중 가장 좋아했던 점은

리더가 골라주긴 하지만 그 중 하고싶은 이야기만 하면 된다는 것.

곤란한 얘기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리더가 골라주긴 하지만 나머지 다른 얘기만 해도 된다는 것.

책의 나머지 좋은 부분만 얘기해도 된다는 것.

책의 나머지 싫은 부분만 얘기해도 된다는 것.

(대신 정성스레 주제글을 올린 리더에 대한 미안함은 각자 알아서.ㅋㅋ)

그래도 나머지 얘기라도 옆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것.


모임시간은 대부분 2시간 정도였어요.

약속한 시간은 일곱시반이지만.

하나씩 하나씩 오기로 한 사람들이 앉고 

음료를 주문하고 음료를 받고

조금 늦는 사람이 조금 늦고

그냥 시작해도 되는데 그러다보면 50분 가까이 되서 시작하는 날도

모임 후반부로 갈수록 많아졌던거 같아요.

(여기 당한 착실한 신입회원분들이 꽤 있었는데 말이죠ㅋㅋ)

모임 시간이 늦어질 때의 문제점이 조금 있었는데

모임회원-------타인 사이 중 타인에 가까운 낯선 모임회원들끼리

먼저 와버린 경우에

서로 안부얘기도 더이상 할것도 없으면

자연스레 같이 읽은 책 얘기를 하다보니까

본모임때 하려고 했던 얘기를 미리 해버리게 되는 불상사? 같은 게 좀 있기도 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중에 온 사람은 못 들었으니까 또 해주고 그랬죠

아까 먼저 와서 조금 말했지만 이라고 수식어 붙이고ㅋㅋㅋㅋ

매번 조금씩 늦게 가서 미안해요ㅋㅋ


모임시간의 1/4 정도를 시작하는데 써버리고 나면

거의 한시간 반 정도만 본 모임 시간으로 남아요.

참석인원이야 매번 다르지만 각자 거의 5~10분 정도씩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어땠어요?

전 너무 짧았던 것 같아요ㅋㅋㅋㅋ

제가 말할때나 남의 얘기 들을때나?

그래서 거의 시간분배를 못하고 생각나는대로 얘기하다보면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시간상 못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고.ㅋㅋ

어차피 모임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고요.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좋았던 책들은.

그러게 미리미리 꼭 하고싶은 얘기를 정리해서 갔으면 좋았을텐데.

진짜 하고싶은 얘기부터 먼저 했으면 좋았을텐데.

근데 또 이야기하다보면 좋았던 부분이 같기도 해서

먼저 이야기했던 사람이 이미 그 이야기를 하기도 하니까

그냥 그 얘기가 나왔을 때 같이 좋아하면 되서 시간을 좀 더 쓸 수 있었고.

좋았던 얘기를 너무 다 하면

순서가 마지막인 사람은 할 얘기가 앞에서 다 나와버리면 또 아쉬우니까

적당히.

공식적으로(?) 다 끝나고 또 하면 되니까.


좋았던 건 그냥 같이 좋아하면 돼서 별 문제는 없지만.

생각이 다른 경우는 문제가 좀 있어요.

이 부분은 별로였어!

라고 하면 그 부분이 좋았던 사람은 이게 이래서 너무 좋은건데 

어째서 그게 그렇게 돼서 별로인건지 궁금하고 반발심이 들잖아요.

그럼 또 각자의 다른 경험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이게 또 재미졌죠.ㅋㅋ)

불구경 구경하는 사람들은 재미가 좋죠.

기껏 자기 차례가 되서 신나게 이야기할려고 했던 사람은

생각지 못한 이야기보따리에 신경쓰다가 

그 다음에 원래 이어서 더 하려고 했던 말을 까먹는 경우가 생겨요.

그럼 불구경 구경하던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막심하죠.

뭔 얘기를 놓쳤는지를 모르잖아요...?

더 재밌는게 뒤에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그때 못들은 이야기들은 뭐였을까 아깝게ㅋㅋ


그래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면서 

하고싶은 얘기를 다하고 나면 

다음 사람 넘어가기 전에 질문을 하게 됐어요.

제가 벌떡궁금증에 자꾸 말을 많이 끊었는데..ㅋㅋㅋㅋ

지금이라도 사죄합니다.ㅋㅋㅋㅋㅋㅋ 대체 왜인지 너무 궁금했던 것이랍니다.

물론 다른 모든 일들처럼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해서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되도록이면.

그럴려고 했죠.


아. 깜빡할 뻔 했네.

본모임의 시작은 책을 고른 리더가 이 책을 왜 골랐는지 얘기하는 걸로 보통 시작했어요.

뭐 책뽑기를 할 때도 이야기하고

주제글을 올리면서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도중에도 이야기하긴 하지만

그래도 본모임 시자~악! 하는 의미로다가.

왜냐면 모임 초기부터 

회장이 본모임 외적인 일들을 도맡아 하고.

부담을 분산하기 위해 본모임 진행은 리더가 도맡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모임이 진행되는 한주, 한주

모임의 주인 역할을 하기도 하고

책 딸랑딸랑 들고 대충 이야기할 것 가져오면 되는 손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손님같은 주인이 되기도 하고 

주인같은 손님이 되기도 하고.

매번 역할을 바꿔가면서.


앉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는 건 매번 똑같지만

두근거리는 점은 리더가 도착하면

왼쪽으로 돌아가면서 할지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할지 몰라서.

선호하는 순서는 사람마다 달랐는데

어떤 사람은 먼저 말 꺼내는 것보다 중간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얘기하는 걸 편해했고

어떤 사람은 하려던 말을 잊을까봐 초장에 먼저 하고 느긋하게 다른 사람들 얘기듣는 걸 좋아했고

어떤 사람은 뒤로가면 하려고 했던 말을 앞에서 다 해버릴까봐 먼저 하는 걸 좋아했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듣다보면 하고싶은 말이 더 생길거 같아서 나중에 하는 걸 좋아했고

어떤 사람은 이야기꾼 다음 차례만 아니면 괜찮다고 하기도 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차례들이 홀딱 지나버리고 나면

리더가 또 마무리를 지었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또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앵콜로 고백하고.

(안 지겨웠어요 진짜로)

던진 말거리들에 대한 자기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오늘 다같이 나눴던 얘기들에 대해서

이런 말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신기했다고

역시 사람이 이렇게나 다르다고

오늘도 역시는 역시라고.


본모임이 끝나고 나면 그 다음에 또 나머지 일들을 했어요.

화장실을 다녀오고.

(물론 중간에도 다녀오고)

신입회원이 있는 날은 자기소개 시간을 가지고.

중고 신인이 있는 날은 또 자기소개 시간을 가지고.

다음 달이 다가오면 다음달 책들을 고르고.

의논할 일이 있으면 의논을 하고.

박수칠 일이 있으면 박수를 치고.

늦은 저녁밥을 먹기도 하고.

늦지 않은 맥주를 먹기도 하고.

늦지 않은 소주를 들이붓기도 하고.

목요일이라는 건 없는 사람들처럼

생간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월요일이네요.

다 읽은 책은 이제나저제나 주제글 기다리면서

영 안 읽히는 책은 모임전까지 볼수 있을까 없을까 안달복달하면서

내 책인 날은 갑자기 이번주 아무도 못오면 어쩌나 엄한 불안에도 떨고

믿는도끼서랍에 확인안해도 그대로 잘있것지 대충 생각하고

다음주책 도서관에 미리 빌리러 갔다가

월요일 휴무라고 잠겨있는 유리문 앞에서 분노하던

월요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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