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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을 위한 레시피
케이트 캐리건 지음, 나선숙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9월
평점 :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고 해서 공부했고 대학갔고 그리고 취직을 했었다.
궁금한 건 못 참았고 어떤 일이건 해 본 후의 기쁨과 반성과 후회는 나의 몫이었고 그렇게 살아왔었다.
유독히 유교문화가 많이 남아 있었는 우리의 사회에서 결혼은 이제 필수도 아닌 선택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골드미스니하는 단어로 포장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싱글임을 따갑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무시할 수는 없다.
완벽한 결혼을 위한 레시피라는 제목이 눈길을 끈 것은 멋진 표지와 더불어 공감갈 내용이 많이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38살인 푸드스타일리스트인 트레사가 이제는 결혼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강박관념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다 소방훈련을 위해 문을 두드리던 댄이라는 남자와의 결혼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화학작용 덕분이었다. 그와 함께 문을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댄을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후회를 시작한다. 평생 그녀가 꿈꿔왔던 이상형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며 헌신하듯 대하는 남편에게 말을 할 수가 없다. 이 때 보게된 외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결혼 레서피. 이제 이야기는 흔들리는 트레사의 결혼과 완벽한 듯 보였던 외할머니의 결혼생활을 오가며 결혼에 대한 레시피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우리의 과거에는 첫날밤에야 얼굴을 볼 수 있는 결혼이 있었다. 결혼이라는 것이 사랑으로 시작된 것이 아닌 혼기찬 자식들을 짝지워주는 것이 부모의 의무라 생각했고 때론 집안과 집안의 이익을 위한 행사가 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70년 80년 회로하며 아들 딸 낳고 잘 사셨다. 요즘은 결혼도 이혼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내가 인생에 있어서 결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 것은 친구의 이혼과 함께 였다. 죽도록 사랑할 듯했던 그들의 결혼은 3년만에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에 이르렀고 그들의 다툼속에 사랑과 결혼은 별개의 문제로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 듯하다.
책은 가벼운 듯 보이지만 결혼 생활에 대한 많은 것을 설명해 준다. 이상적이고 달콤한 맛만을 보여줄 듯 보였지만 외할머니의 레시피 속에서 할머니가 너무 늦게 깨달아 버린 사랑의 감정을 현실속에서 이기고 지켜나가야 하는 하는 몇가지 소재들을 통해 교훈을 얻게 한다. 타협이나 희생, 함께 하는 기쁨, 인내, 존경, 수용, 충성, 신회, 헌신, 지혜 등의 짧막짧막한 글귀들은 어쩜 너무나 소중한 결혼생활의 조건이 아닐까 싶다. 결혼을 환상속에서만 그리고 있다면 이 얼마나 허황된 일인지 트레사와 할머니가 겪는 에피소드등을 통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하나의 매력은 각 장마다 등장하는 구스베리 잼,루바브 타르트, 허니 케이크, 꼬마 카스텔라, 빵, 포터 케이크, 벅스티 팬케이크, 클로브 햄, 폽스, 아이리시스튜와 같은 이름도 생소한 맛난 음식들의 레시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