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텐의 엘레오노르 - 중세 유럽을 지배한 매혹적인 여인
앨리슨 위어 지음, 곽재은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이책은 12세기 남프랑스에서 태어난 어느 여인의 일대기이다. 여인의 지위가 한없이 낮았던 중세유럽에서 이 여인의 지위는 범상치 않았다. 프랑스의 1/4에 달하는 남프랑스 대영지의
유일한 상속녀로서 프랑스의 왕비가 되었고 다시 영국의 왕비가 되어 플랜태저닛 왕조의 시작을 알렸던 여인. 이 책이 다루는 것은 평범할 수 없었던 여인의 삶이다.

거의 500 페이지에 육박하는 이책은 그러나 평전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는 엘레오노르라는 여인을 중심에 놓고 그녀를 중심으로 일어낫던 12세기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역사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저자가 계속 푸념하는 것처럼 엘레오노르란 여인에 대한 기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시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천년 가까이 지난 시간의 간극을 메울만큼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 부족분은 저자의 상상력으로 메워야 한다. 그러나 그 불충분함을 견디면서 이 두꺼운 책을 쓸 이유는 충분하다.

우선 12세기는 프랑스로선 카페왕조, 영국으로선 플랜태저닛 왕조가 시작된 시기이고 엘레오노르는 왕비로서 두 왕조가 시작되는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결혼으로 남서 프랑스와 북서 프랑스가 결합되어 프랑스의 절반이 영국왕실의 소유가 되면서 영국세력을 프랑스에서 몰아내는 것이 카페왕조의 사명이 되면서 두 왕조의 갈등의 원인이 되었고 이후 중세를 끝장낸 백년전쟁의 서전이 되엇다.

이책은 중세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12세기를 한 여인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이후 프랑스와 영국 왕정의 뿌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후 두 나라의 뿌리깊은 반목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제목에서 기대되는 것처럼 엘레오노르라는 한 여인의 내면을 안다든가 중세를 살아간 귀부인의 내밀한 삶을 아는데는 그리 큰 장점이 없는 책이다. 그보다는 남프랑스 아키텐 궁정과 파리 궁정, 런던의 궁정을 아는데는, 그리고 그 세 궁정의 관계가 어떻게 이후 양국의 역사를 만들었는가를 아는데는 쓸모가 많은 책이다.

그외에 이책에서 얻을 수 잇는 것은 플랜태저닛 왕조의 개창자이며 엘리오노르의 남편인 헨리 2세와 그 두 아들인 사자왕 리처드, 존왕의 초기 플랜태저닛 왕조의 세 왕의 연대기로도 꽤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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