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의 치 - 위대한 정치의 시대
멍셴스 지음, 김인지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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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책은 중국 CCTV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백가강단의 강의들이 그렇듯이 이책 역시 대상은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대중을 위한 것으로 교양서라 할 수 있다.

백가강단의 다른 강의들이 그렇듯이 이책의 저자 역시 해당 분야의 권위자로서 나이 지긋한 학자이다. 그리고 그런만큼 이책에는 자신의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연륜이 느껴진다. 그리고 연륜 있는 학자가 쓴 책이 그렇듯이 깊이가 느껴진다.

그러면 이책의 깊이는 무엇인가? 이책이 대상인 당태종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책의 저자는 왜 당태종의 정관지치가 중국역사상 최고의 통치라 불리게 되었는가를 당태종의 개인적 동기와 그 시대에서 찾는다.

정관지치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위지치이다. 수나라가 망한 것, 그리고 당태종이 반란을 일으켜 당을 세우게 된 것은 수양제의 무리한 토목공사와 정복사업 때문이었다. 그러한 有爲, 억지로 무엇을 하려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 無爲之治이다.

무위지치라 불리는 시기는 정관지치와 함께 역시 최고의 치세 중 하나로 꼽히는 한나라 초 경덕지치 역시 그랬다. 진나라의 무리한 통일전쟁과 폭정에 시달리고 이후 항우와 유방의 전쟁으로 시달린 백성들을 내버려두고 토목사업이나 전쟁과 같은 무리를 하지 않은 시기이다. 정관지치를 규정하는 것은 바로 그런 전란 후의 피폐한 나라사정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란 이후에는 무위지치가 가장 현명한 방향으로 생각된 것이다. 그 반대로 간 경우가 광해군이다. 임진왜란으로 피폐한 나라사정은 무시하고 광해군은 무리하게 토목공사를 일으켜 전쟁전보다 10배 이상으로 궁전의 규모를 확장했다. 무리한 공사를 일으키면서 세금을 쥐어짜냈고 전쟁후유증으로 힘든 민생을 더욱 어렵게 했다. 광해군을 폭군으로 부르게 된 것은 당연했다.

저자는 그런 시대상황은 정관지치의 조건일 뿐이었다고 말한다. 정관지치가 가능했던 것은 당태종의 의지때문이었다고 말한다. 당태종은 형과 동생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태자 자리를 강제로 취한 후 아버지를 유폐시키면서 황제 자리에 올랐다.

형제의 피를 보고 올랐고 뒤에서 지켜보는 아버지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던 당태종은 자신이 황제가 된 것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의지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유능하기도 했던 당태종은 무위지치의 노선을 채택했다. 바로 자신이 황제가 될 수 있던 배경인 수양제의 폭정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제 혼자 국가를 다스릴 수는 없다. 당태종의 치세가 위대한 시대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신하들 역시 그를 도왔기 때문이었다. 정관시절 수많은 명신들 역시 얼마 지나지 않은 수양제 시절을 똑똑히 보았던 사람들이며 그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잇었다. 뜻이 같은 황제와 신하들이 같이 노력한 결과가 정관지치였던 것이다.

이상이 이책의 대략이다. 물론 이책에는 이외에도 많은 내용이 있다. 그러나 그 내용들은 위에서 요약한 줄기에 살을 붙이는 디테일들이라 생각하면 된다.

위에서 요약한 것처럼 이책은 당태종 개인을 이해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목적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역사적 사실들은 많은 부분이 생략되며 건성으로 넘어간다.

이책은 당태종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아는데는 좋은 책이다. 그러나 당시 역사를 더 자세히 아는데는 맞는 책이 아니다. 당시 역사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제왕 중의 제왕 당태종 이세민’이란 책을 같이 보는 것이 좋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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