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수다는 비즈니스다 - 당당하게 표현하는 여성들의 처세 노하우
국수경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어느 문화권이건 여자들의 수다는 유명하다. 여자들이 집안에 갇혀 기를 못펼 것같은 이슬람권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유대교 경전인 구약을 공유하는 이슬람권에 이런 조크가 있다. 신이 아담을 만들고 이브를 만들기 위해 갈비뼈를 빼놨는데 이걸 개가 물고 도망갔다. 신이 개를 쫓아 갔지만 개가 뼈를 먹어버렸기 때문에 결국 개꼬리를 잘라 여자를 만들었다. 그래서 여자들의 혀가 개꼬리처럼 살랑살랑거려 말이 많은 것이다. 다분히 여성을 비하하는 농담이지만 어느 문화에서건 여자들의 수다는 공통이란 것을 보여준다.

내용

이책에선 여자들의 수다를 생존을 위한 전술무기로 본다.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스몰토크란 말로 인간관계에서 수다, 잡담이 얼마나 중요한 경쟁력인지를 말하는 책들이 많다. 여자들의 수다를 무시하지 말고 남자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책에선 직장에서, 비즈니스 상담에서 연애에서 그리고 동창, 이웃, 동호회에서 여성이 인맥을 쌓기 위해 어떤 식으로 자신의 수다 레퍼토리를 관리해야하는지를 다룬다.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원칙 중 하나를 예로 들면 험담은 관계를 가까워지게 하는 촉매이며 양념이지만 양날의 무기이다. 내 입에서 나간 험담이 돌고 돌아 당사자에게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이 필요없다. 험담도 전략이 필요하다. 적당한 수준으로 치명적인 것은 하지 말며 적당히 20% 정도는 칭찬도 섞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가 풀어놓은 험담은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당신이 가벼운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이책이 다루는 수다의 기술은 그리 다양하지는 않다. 어디로 튈지 당사자도 모르는 것이 수다이고 임기응변의 기술인 것이 수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수다에 공통인 것이 있고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것이 있다. 이책이 다루는 것은 그런 기본과 변주이며 상황에 어떻게 처세할 것인가이다.

평가

이상이 이책이 다루는 내용이다. 이책의 문체는 다루는 주제에 걸맞게 톡톡 튄다. 단문으로 끝나는 말들을 이어 짧게 내용을 끝내고 그 짧은 내용이 이어 다른 내용이 연이어 이어진다. 대부분의 책들의 문체가 현악사중주같은 조화와 안정을 내세우는 문체라면 이책의 문체는 빠른 템포의 댄스뮤직같은 문체이다. 읽다보면 글의 템포에 끌려가면서 재미있게 읽게 된다. 그러나 재미가 있는 문체의 구성은 약점이 되기도 한다. 컬러 일러스트로 장식된 화려하고 경쾌한 문체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은 깊이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꼭 그것이 단점은 아니다. 내용의 깊이는 부족하더라도 폭은 넓기 때문이며 깊이는 사실 다른 책들에서 커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책이 다루는 수많은 상황들을 깊이있게 다루려면 엄청난 부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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