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 - 강희 原典
둥예쥔 지음, 허유영 옮김 / 시아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61년간 황제로서 중국을 통치한 강희황제는 중국역사상 그 어느 황제보다 더 긴 세월동안 재위에 있었다. 그가 통치한 기간동안 명에서 청으로 왕조가 교체되면서 혼란했던 중국은 안정되었고 영토는 중국의 전성기엿던 한나라와 당나라보다 넓어졌으며 정치가 안정되면서 인구가 늘고 경제가 발전했으며 문화도 번성했다. 중국역사상 흔치 않았던 태평성대였다.

내용

이책은 강희황제가 어떻게 그런 태평성대가 이룰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강희황제가 즉위했을 때 청나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었다. 만주족이란 소수민족정권이란 태생적 한계때문에 청왕조는 정당성을 확립하지 않은 상태였다. 강남의 남명 정권들이 진압된지도 얼마 안된 시점에서 반청복명운동은 아직도 진행중이었으며 정권의 지지기반을 위해 명나라 관리들을 받아들이면서 명나라 말기의 극심했던 부패도 같이 물려받은 상태에서 만주족 귀족들의 착취와 부패가 겹쳐 민심은 불안했다. 전란과 반란이 반복되면서 농토가 황폐해졌고 국가의 재정도 불안햇다. 몽고족과 티벳의 외침도 끓이지 않았다.

허약한 정권을 물려받은 강희황제는 나라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려면 민생을 안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실천했다. 그러기 위해선 반란을 진압하고 외침을 잠재우며 관리들의 부패를 없애 농민들이 안심하고 땅을 경작할 수 있게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강력한 왕권을 확립하는 일이었다. 먼저 왕이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왕권을 확립한 후 강희황제는 반란을 진압하고 몽고족과 티벳을 영향권하에 두었으며 러시아의 침입을 막았다. 그리고 관리들의 부패를 제어하고 붕당을 만드는 것을 봉쇄했으며 환곡제도와 세제를 개혁했다.

이책은 강희황제의 정책이 어떤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가에 따라 그러한 강희황제의 정책들을 기술하고 있다. 목차의 제목들은 그러한 원칙들이다. 그러한 원칙들만 보면 단순한 나열로 보인다.

일견 보면 너무 많은 잡다한 원칙들이 나열된 것으로 보이며 언뜻 모순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원칙들을 관통하는 대원칙은 중용으로 생각된다. 가령 강희황제는 관리가 청렴한 것을 으뜸으로 생각햇다. 그러나 청렴하면서 타인에게 각박하게 원칙만 내세우는 사람은 실격이다. 중용이 없기 때문이다. 청렴하면서 백성들을 배려하는 따뜻함도 있어야 좋은 관리였다. 그리고 강희제는 아마도 역대 중국 황제들 중에서 가장 너그러운 황제중 한명이다. 그러나 강희제는 너그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엄격함도 같이 지니고 잇었다. 중용을 실천한 것이다. 이책이 제시하는 강희제의 원칙들은 중용의 대원칙을 전제로 하는 것들이다.


평가


이상이 이책의 아웃라인이다. 이책은 상당히 드라이하게 쓰여진 책이다. 강희제의 정책들과 그의 원칙들이 건조한 필체로 서술되기만 한다. 강희제가 그런 정책을 내놓았던 사정들과 강희제 자신의 말들이 제시되기는 하지만 강희제 자신의 내면이 읽히지는 않는다. 드라이한 학술서적을 보는 느낌이다. 과히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다. 그러나 읽고 나면 개인으로서 강희제의 이미지가 그려진다. 뛰어난 리더의 생각과 내면을 느껴보고 싶다면 작은 글씨로 두껍게 쓰여진 이책을 읽는데 시간을 들일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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