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참 난감한 상황,

이랄까?


이 작품을 읽고 나니, 너무 암울하고 음울해진다.

오늘 날씨, 또한 웨더링 하이츠 그곳처럼 음산, 하다.


이런 느낌을 무어라 해야 하나..

당혹스럽다.

슬픔도 아니고, 비애도 아니고, 뭐 이런 이상한 사랑이 있나...싶은,

그러다가도, 이것이야말로 리얼리티가 아닐까,

하는.

한 인간이 이토록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한가지에 몰입하고 그것에 매몰되어 있을 수 있다는, 그것이 만약 사랑이라면. 선택받지 못한(실은 오해였지만) 사랑이었다면,

그런 리얼리티 말이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사랑이 있을 것이다.

A의 사랑은,B의 그것과 같지 않고, C의 사랑 역시 다를 것이다. 각자는 각자의 양만큼, 질만큼의 사랑이 있을 터이다. 

그것들의 차이는 마치 우리들 수만큼의 차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화할 수 있는 정량 또는 정성의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리얼리티라기보다는 관념화된 사랑, 개념화된 사랑,

일까?


머리가 복잡해지네....아악.


그런데 말이지,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히스클리프는 맞는데,캐서린은?


굳이 분류하자면 연애 이야기라기보다는, 복수에 초점이 맞춰진 드라마가 맞지 않을까?

아무튼 기묘한 느낌의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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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0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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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하고 상큼한 향수 냄새가 난다. 여인이다.내 주변엔 바로 왼쪽 남자만 빼고 앞에 앉아 졸고 있는 사람도, 옆에 서 있는 사람도 그리고 뒤에 등을 맞대고 서 있을 사람도 모두, 여인이다.


이 지구의 반이 여자라지만, 내게 오늘 아침 주변의 모든 여인들은, 제인이다.


어제밤에, 2권의 3분의 1이상을 읽었다. 제인과 로체스트가 결혼하는 바로 그날, 2명의 방문객이 제기한 이의 때문에 결혼이 중단된 바로 그 숨이 멎을 듯한 순간이라니!


그리고, 이어지던 비밀의 정체.

신뢰의 배신이라고 표현했던가? 로체스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선언하고 제인을 잡았을 때,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나는 좀 울었다. 아니 좀이 아니라 제법 울었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겠다.

하지만, 난...제인이 떠나기로 결심한 마음을 이해 못하겠다. 그부분에서 아,안돼 제인, 가엾은 로체스터를 두고 떠나면 안돼..안된다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그리고...(옆방에서는 아버지께서 안철수-문재인의 토론를 보고 계신다는.....하지만..나..나는....ㅠㅠ)


도저히 참지 못하고, 맨 뒤를 넘겨보았다. 버스가 파업한다니 좀더 일찍 일어나야 하고, 걸어서 전철까지 가야하고, 아침 일찍 방문객을 사무실에서 맞아야 하고,...수면장애가 있으므로 적어도 잠들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2시간을 고려해야 하고.등등의 이유로, 절대로 더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임에도, 어쩔 수 없이, 결말을 넘겨볼 밖에.


(나, 이 책 사춘기때 읽은 거 맞어?)


결과도 슬프긴 매한가지, 하지만, 찬란한 슬픔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아침 출근길 여인들, 모두가 제인이라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이유는 모르겠다.....제인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제인인 내가, 생각한다..

나였다면, 나라면, 그렇게 된 로체스터를 변함없이 사랑할까? 다시 돌아갈까? 그럴까? 그리고.....



 "그럼요"라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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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니,

좀, 냉정해지는 듯하다.

 

서사에 매몰되어, 정신을 못차리던 때에서,이제 좀 벗어난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에어는 참, 잘 쓴 작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섬세한 어린 여인의 마음을 잘 따라잡고 있고, 표현력도 참으로 뛰어나다.

주말내내,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어 보았다.

이런 되풀이읽기는, 나로서는 그리 흔치 않는 일이다.

사랑,

그 모든 것을 제껴두고, 오로지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내가 어떤 나이의 여인이든, 설레고, 가슴떨리고, 울린다는. 그런 확인인가?

 

그나저나,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그만두기로 했다. 책의 감동과 내맘대로의 상상력이, 영화로 고정되는 것이 싫다.

로체스터가 이기적이고 비열한 면이 없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가 충분히 심판을 받았고, 제인이 용서했으므로, 나도 그에 따르기로 한다.

헌데 리암니슨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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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9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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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의 업그레이드 버전, 아름다운 문장, 섬세한 감정묘사, 굳건한 여인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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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너와 나 지금 행복했을까?"


어제, 두 권의 책을 받았다.

한 권의 저자이고,.....

또 한권의 세 장 중 한 장을 쓴 이는,........


EBS다큐멘터리 5부작 자본주의 중 소비 편을 열심히 보았더랬다.

우리가, 인간이 얼마나 무의식적이며 감정적인지에 대해, 놀랄 지경이었다.


통계적으로 소비를 하는 때는 불안할 때,우울할 때, 슬플 때라고 한다.

그것은 감정의 영역이며, 사후 이성은 그래 그건 꼭 필요했던거야..하고 합리화할 뿐이라고.


어제, 나는 

스웨터를 두 벌 샀다.

그리고 오늘 아침, 원피스를 한 벌 샀다.


내게는 스웨터가 있고, 원피스도 제법 많다.

그런데 또, 니트 스커트가 너무 사고 싶다.



불안, 우울, 슬픔.....이런 것들 때문이란 말인가?

단지...이런 감정들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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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11-19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뭘 사고싶다가도 막상 사려면 에이 뭐 그닥 없어도 충분해 이러며 놓게돼요, 요즘요. 제목이 아련한걸요. 그나저나 겨울에 원피스라니 저도 급 사고싶어지네요. 그치만 원피스 살일은 없을거같고.ㅎㅎ 불안, 우울, 슬픔은 일시적 감정상태일거라 믿어요. 테레사님 이름 그러고보니 쿤데라 할아버지가 지어준 거군요.^^

테레사 2012-11-19 17:26   좋아요 0 | URL
앗, 프레이야님...은 제법 이성이 튼튼한 분 같아요. 저는 전혀...감정의 노예...ㅠㅠ 네, 쿤데라 할아버지의 아이들 이름이에요. 20년도 더 된 1987년 세계의 문학에 실렸던 번역본을 처음 읽고, 반했던 이후 이 이름이 참,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2012-11-21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어쨌든 니트 스커트를 사야 하는 거지요..ㅎㅎ

테레사 2012-11-22 17:24   좋아요 0 | URL
샀어요....
 



여인의 이야기는 늘 매혹적이다.

특히 그 여인의 어떤 것에 절대적 공감을 느낄 때,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되고 능력이 되면 그런 여인들만 모아놓고 품평회를 하고 싶다.


당신은 이점이 놀랍고 이점은 좀 그래.

어, 당신은 말야...지독히 독선적이면서 그 독선이야말로 내 맘을 끌어.


그리고 당신은, 너무 멋져, 나무랄데가 없는데...왜 나는 당신처럼 못되는 거지?

라든가, 음...난 당신처럼 현재 살고 있어...따라하고 있단 말이지..등등


그렇다. 나는 기껏 품평회 정도, 평론이나 비평은 능력이 딸리고.


투란도트란 그 여인이 그 중 1명이라고 해서 , 새삼스럽진 않을 것이다.


나를 매혹시킨 것은, 투란의 딸이 자신에게 반한 남자들에게 세가지 수수께끼를 내 맞추지 못하면 죽여버리는 이유가, 남자와 결혼하지 않게 된 숨은 이유가 바로 자신의 할머니 공주가 타타르족 왕자(?)에게 겁탈당한 후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것에 대한 복수라는 것이다.

아, 이 복수는 얼마나 통쾌한가! 나야말로 이런 류의 남자들에게 가장 쓰라린 복수를 해 주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투란도트에게 무한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사랑의 발견과 화해다.


전형적인 동화같다..

하지만,


나는 어떤 지점에서 투란도트가 되고 싶다. 그녀를 따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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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9-11-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의 나는 좀 괜찮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