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꽃보다 목련은 무게감이 있어 뵌다. 좀 양가집 규수같다고나 할까.
거기에 비해 벗꽃은 발랄하고 귀엽다.
물론 둘 다 너무너무 예쁘다.
이세상 모든 꽃들은 다 예쁘다...고 말하려다 보니, 몇 안 예쁜 꽃들도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그 배추같이 생긴, 주로 도로변에 무슨 거대한 쟁반같이 생긴 화분(?)에 심어 놓은 건, 꽃인가 아닌가 늘 보면서 의아했다. 당혹스럽다고나 할까.
봄이 되니 사방에 꽃이다.
나도 꽃이 되고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워~
꽃은 사람보다 늘, 겸손하고 과묵하고, 천박하지 않다.
물론 자연인 이상, 번식과 생존의 법칙을 피해 갈 순 없지만, 그럼에도 숭고한 느낌이 든다. 인간에 비해서 말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꽃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은, 부끄럽다. 따지고 보면, 아는 식물 자체가 별로 많지 않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쓰다듬어 주고, 격려해 주고싶은데, 이름을 모르다니...
오늘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벗꽃길을 걸었다.
화사하게 앙증맞은 꽃잎이, 눈속에 박힌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격.
꽃은,
잠시나마, 이상한 사람들을 잊게 하고, 일을 잊게 하고, 의무를 잊게 하고, 우울도 잊게 하고.....나를 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