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체험 (을유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 을유세계문학전집 22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안녕,

블로그

너는 변함없이 나를 기다려 주고, 받아 주는 구나.고마워.

대학원을 졸업한 후였는지, 아니면 직장을 다닐 때였는지,아니면 그 남자와 연애할 때였는지, 그 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튼, 블로그야

나는 이 사람의 작품을 개인적인 체험으로 시작했어.

아 맞다..내 후배가 언론사 시험문제로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 어쩌고 하는 문항을 보았다며 말하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아마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던 시기였지 않나 싶다.

그때 이 책을 뒹굴뒹굴하면서 읽었어. 재미있었어. 소설로 녹여낸 그의 가정사는 그냥 부차적인 문제였던 모양인지, 나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하고, 이후 오에 겐자부로를 마음속에 새겨넣었지


인생의 친척은 절판이 되어서 구하지 못했다가 알라딘에서인지 예스24에서인지에서 중고로 구입했지. 박완서 선생이 인생의 친척을 어딘가에서 언급하셨고, 나는 그래서 더욱 읽고 싶어했지.

결국 인생의 친척은 냄새나는 헌책으로 내 책꽂이 어딘가에 꽂혀있어, 읽지 않은 채로 말이야. 이상하게도 중고를 싫어하는 나는 책에서 세균을 만날 수도 있다는 공포 아닌 공포에 사로잡혀 있지. 

그래도 언젠가 읽게 될 거야.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의 나의 나무아래서...오에겐자부로 단편선은 읽었지.


그래서 새삼스럽다.

오늘 출근길에 읽은 기억의 과학은, 기억은 그것을 소환하는 순간 현재에서 새롭게 구성된다고 하니,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오에겐자부로는 현재의 내 조건이 새롭게 구성하는 기억일 터이다.


다시 개인적 체험을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리커버판이라고 하는데, 새롭게 표지디자인을 구성한 의도는 무엇일까? 표지는 내용과 한몸을 이룬다는데...나의 감각은 아직 잘 모르겠다.

블로그야,

혹시 다시 개인적 체험을 읽으면, 그 옛날 한순간, 혹했던 나의 어떤 부분이 오롯이 그때처럼 재구성된다는 기대를 가져도 되는 걸까?


남미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하던 주인공이 끝내 떠날 수 없는 생의 조건, 인생의 조건...나 역시 지도를 품고 살고 있으나..떠날 수 없는 내 생의 조건을 다시, 상기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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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7-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네요. 우리 식구들은 중고책을 잘 사 보는데 저는 중고를 싫어해요.
책장을 넘길 때 누군가가 침을 묻혀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이런 얘기를 해 본 적이 없지만
테레사 님도 그렇다니까 제가 말하게 되네요.
그런데 필요한 책은 도서관에서 읽어 보기도 했죠. 하지만 소장한다면 새 책으로 사고 싶어요.

블로그는 오랜만에 들어가도 그대로 있어서 늘 우리를 기다려 주는 걸로 생각돼요.
한 친구는 몇 년만에 자기 블로그에 들어가 봤더니 그대로 글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대요.
사라지고 없을 줄 알았대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